[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넥슨의 대표 레이싱 게임 지식재산권(IP) ‘카트라이더’가 글로벌 진출에 한 발짝 다가섰다. 후속작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통해서다. 넥슨은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에 원작 요소를 계승하는 한편, 크로스 플레이와 글로벌 매칭 등 핵심 요소를 도입해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지난 12월 6일부터 9일까지 사흘간 첫 번째 비공개시범테스트(CBT)를 진행하며 시험대에 올랐다.

▲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주행 모습. 출처=넥슨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첫인상은 간결함이었다. 실행부터 시작까지 복잡한 절차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넥슨 개발진은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세컨드 게임’으로 포지셔닝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의지가 반영된 듯 했다.

원작과 비교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진화된 그래픽이다. 언리얼 엔진4로 만든 3D 그래픽은 원작의 개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발전했다.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고 익숙한 느낌이다. 동시에 생동감은 높아졌다. 신규·기존 유저 모두 만족할만한 수준이다.

게임 모드는 스피드전과 아이템전으로 양분된 건 동일하지만, 세부 팀 대전에서 2대2(듀오) 모드가 추가됐다. 개인전, 2대2, 4대4 중 원하는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다만 이번 CBT에선 개인전을 설정해도 팀전으로 매칭되는 경우도 많았다. 제한된 인원으로 진행하는 CBT인 만큼 원활한 매칭을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 게임 모드를 선택하고 자동 매칭을 할 수 있다. 출처=넥슨
▲ 커스텀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출처=넥슨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에 도입된 매칭 시스템은 만족스러웠다. 로비에서 원하는 모드를 정하고 매칭을 잡으면 대체로 30초에서 1분안에 게임에 입장할 수 있었다. 원작엔 없던 요소다. 본래 방을 만들고 인원이 모이면 준비를 누르고 게임을 시작하는 커스텀 모드를 활용해야했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에서는 매칭 시스템과 커스텀 모드를 모두 사용할 수 있다. 로비로 친구를 초대해 매칭 팀을 구성할 수도 있다.

맵은 원작 콘텐츠를 상당히 많이 채용했으며, 세세한 부분에서 약간의 변화를 주기도 했다. 빌리지, 아이스, 포레스트, 공동묘지 등 원작에서 등장한 콘셉트 맵이 등장했다. 때문에 원작 유저들은 신작 게임임에도 능숙하게 최적화된 길로 주행했다.

후속작의 주요 특징인 크로스 플레이도 경험할 수 있었다. 엑스박스 유저와 PC 유저가 섞여서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즐겼다. 매칭이 완료되면 대전에 참여한 유저들의 아이디와 플랫폼이 화면에 표시된다.

체감상 CBT 기간 동안 PC 유저를 압도적으로 많이 만났다. 이는 엑스박스 보급률이 높은 서구권의 경우 아직 카트라이더 IP의 인지도가 국내 만큼 높지 않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아이디로 짐작했을 때 엑스박스 유저들은 대부분 해외 유저로 보였다. 

크로스 플레이의 관건인 플랫폼 간 실력 차이를 객관적으로 비교하긴 힘들었다. 대체로 PC 유저가 상위권 성적을 거두었지만, 애초에 PC 플랫폼의 비중이 높았고, 국내와 해외 지역 간 기본적인 실력 차이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다만 카트라이더 개발진에 따르면 콘솔용 패드로도 PC에서 구현하는 기술을 모두 구현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하니 향후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주행 모습. 출처=넥슨

글로벌 매칭 시스템을 구현했지만 서버 지연 현상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또한 1차 CBT 버전에선 대전 상대방의 국가를 확인할 수는 없었다. 국가 표시가 된다면 글로벌 경쟁의 즐거움이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대전이 끝나면 경기 내용이 공개되는 점도 눈에 띈다. 경기 성과를 좀더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경기중 최고 순위, 추월 횟수, 트랙 충돌 횟수, 부스트 사용, 드리프트 사용, 순간 부스트, 드래프트 발동, 팀 부스트 기여도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카트 바디는 크게 스피드형과 아이템형으로 나뉘어서 등장했다. 스피드, 코너링, 드리프트, 부스터를 기준으로 점수가 부여된다. 카트 바디의 프론트, 사이드, 리어, 휠, 부스터 등 세세한 커스터마이징도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빠른 카트 전환을 가능하게 하는 프리셋이 있는 것도 확인됐다. 예고된 대로 페이투윈 요소는 발견하지 못했다.

▲ 카트의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 출처=넥슨

카트라이더 개발진은 이번 CBT의 첫 번째 목표로 ‘주행감 확인’을 꼽았다. 주행감은 원작과 거의 유사했다. 기본적으로 조작키가 동일했고, 원작에서 활용되는 드리프트 기술이 대부분 가능했다. 사운드에서도 드리프트 소리나 부스터 소리도 거의 그대로 계승해 원작과 이질감이 없었다. 다만 충돌 시에 캐릭터가 아파하는 소리를 내는 등 소소한 변화는 생겼다.

게임은 대체로 안정적이었지만 우려되는 점도 있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원작과 달리 크로스 플레이와 글로벌 매칭이 핵심이다. 그런데 PC 카트라이더가 서비스 된 약 15년 동안 국내를 비롯한 아시아 지역 유저들의 실력은 상향 평준화됐다. 이는 CBT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낮은 레벨의 매칭에서도 유저들의 실력이 대부분 수준급이라 스피전에선 따라가기가 벅찼다. 신규 유저들의 진입 장벽 문제가 잘 극복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