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제주항공은 창립 14년 만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1위로 올라선 저력을 가지고 있다. 도대체 무엇이 제주항공의 '비상'을 가능하게 만들었을까. 다양한 동력이 꼽히지만 회사의 성장 원동력에 직원들의 열정이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당연하지만, 회사가 행복한 직장 만들기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이석주 제주항공 대표도 과거 기자간담회를 통해 “직원들이 앞으로도 제주항공의 일원으로써 자부심을 갖고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지속 성장의 길이라 생각한다”며 사람 중심 경영의 중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특히, 객실 승무원 등 여성 직원이 많은 항공사 특성상 이들을 위한 다양한 복지제도를 마련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12월 현재 제주항공의 여성 임직원 수는 1529명으로 전체 직원의 46%에 달한다. 

 

‘제·주·여·행 프로젝트’로 여성과 가족이 행복한 회사 만든다

‘제·주·여·행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제·주·여·행’은 ‘제주항공 성과 가족이 복한 회사’의 줄임말이다. 일하기 좋은 조직풍토를 만들어 구성원과 회사가 함께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 마련됐다.

해당 프로젝트는 법정 제도의 철저한 준수를 기본으로 한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은 법정 제도와 사내 복지제도를 정리한 안내 책자를 만들어 전사에 배포했다. 당사자는 물론 관리자나 동료들의 무관심으로 소중한 권리를 놓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제주항공은 기본적으로 한 명의 자녀를 임신한 경우 90일, 한 번에 둘 이상의 자녀를 임신했을 때 120일의 산전후 휴가를 주고 있다. 출산 예정일이 정해졌을 때, 출산 44일전부터 출산당일까지 신청할 수 있다. 

배우자가 출산한 경우 남성직원들도 출산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 휴가 부여기간은 유급 10일
이며 출산일로부터 90일 이내에 사용해야 한다. 가용기간 내 1회 분할해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 제주항공의 가족의 날 행사. 출처=제주항공

아울러 만 8세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를 둔 모든 직원은 육아휴직을 신청할 수 있다. 육아휴직 개시 예정일 30일전에 신청해야 하며, 최대 1년까지 사용 가능하다. 자녀가 2명인 경우 각 자녀에 대해 1년씩 사용가능하며 1회에 한해 나눠 사용할 수 있다. 

부모의 손길이 필요한 어린 자녀를 위한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도 마련돼 있다. 만 8세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를 둔 모든 직원들은 최대 2년까지 근로시간을 주 15~35시간까지 줄여 근무할 수 있다. 단, 육아휴직으로 1년을 사용한 경우 단축근로기간은 1년으로 제한된다.

또한, 난임부부는 난임치료를 위해 연간 최대 3일의 법정휴가를 사용할수 있다. 첫 하루는 유급으로, 나머지 2일은 무급으로 인정된다. 장기치료를 요하는 경우 난임 무급휴가(1년)를 신청할수 있으며, 1달씩 최대 12회까지 분할 사용이 가능하다. 

‘임신 축하’하는 기업문화… 경력 단절 걱정 NO

이와 함께 자체적으로 만든 다양한 제도를 통해 모성을 보호하고,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을 막고자하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가족들에게 본인의 근무환경을 이해시키기 위한 노력, 모성보호를 위한 각종 제도에 대한 모든 구성원들이 이해하고 공감대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임신한 직원들에게는 축하선물과 임신부임을 알 수 있는 특별한 사원증을 선물해 동료들이 배려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임신 16주부터 30주 사이의 임신부는 제주항공의 장애인표준사업장인 ‘모두락’에서 월 4회 마사지를 받을 수 있으며, 출산전후 건강관리를 돕기 위해 정기적인 특강과 운동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기업문화팀 김수인(36)씨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여직원의 비중확대에 맞춰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회사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제주항공의 워킹맘 힐링시간. 출처=제주항공

지난 10월부터는 비행하는 워킹맘들을 위한 힐링 프로그램도 시작했다. 엄마 승무원을 대상으로 시작한 힐링 프로그램은 2세에서 6세 자녀를 둔 승무원들을 대상으로 신청자를 받아 워킹맘 감성코칭과 선후배 워킹맘 멘토-멘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워킹맘 감성코칭은 일과 가정이라는 서로 다른 두 환경을 경험해야 하는 이들에게 심리적 안정과 적응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워킹맘 멘토-멘티 프로그램은 월 1회 선후배 워킹맘이 함께  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육아 스트레스 등 서로의 고민을 나누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했다. 

객실본부 이유경(37) 승무원은 “비행하는 엄마 승무원들이 서로의 고민을 나눌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어 너무 좋았다. 일과 가정을 병행할 수 있도록 회사가 도와준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애사심을 표현했다. 

‘가족의 날’·‘아버지 교실’ 등 행사로 일과 가정의 양립 지켜

이 밖에 임직원 자녀 초청, 객실승무원 부모 초청 등을 통해 업무환경을 경험하고 제주항공의 미래를 설명하는 ‘가족의 날’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제주항공의 ‘가족의 날’ 행사는 ‘어린이가 있는 가족 초청’과 ‘부모님 초청’으로 나눠져 있다. 주요프로그램으로는 ▲승무원들이 비행 투입을 위해 반드시 이수해야 하는 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객실훈련센터 ▲모든 비행상황을 감시하는 운항통제본부 종합통제실 ▲항공안전체험 교실 ▲비행훈련장치 체험 등으로 진행된다. 

▲ 제주항공의 찾아가는 아버지 교실 행사. 출처=제주항공

김효진 승무원의 부모님은 “평소 방문하기 어려웠던 자녀의 일터를 둘러볼 수 있어 좋았다”며 “자녀가 회사 성장의 주역이라고 이야기해 주어 뿌듯했고 제주항공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가족에게 설명해 주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제주항공은 아버지의 자기 돌봄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과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한 ‘아버지 교실’을 운영하고, 소정근로시간 내에서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는 ‘시차 출퇴근제’ 운영 등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김정훈 제주항공 기업문화팀  팀장은 “‘더 큰 하늘을 위한 도전으로, 더 많은 사람들과 행복한 여행의 경험을 나눈다’는 미션을 정하고, 직원들이 즐겁게 일하면서 이를 고객과 나누는 조직풍토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실행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