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을 하는 기차안에서 고령자를 위한 주택을 임대한다는 광고를 봤는데 고령자 주택(Senior HOusing)이라는 표현이 무색하게 입주 연령 제한이 55세 이상이라고 표기되어 있었다.

요즘에 55세를 고령자로 이야기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는가 싶었는데 미국인들이 설명하는 것을 들으니 실제로는 대부분 60세 이상 70대와 80대의 입주자들이 많다고 한다.

미국인 친구도 70대 초반인 어머니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 머물던 집을 팔고 55세 이상 고령자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고령자 주택을 구매해서 입주하셨다고 한다.

한국의 고급 실버타운을 생각하면서 음식이 제공되거나 의료진이 상주하냐고 물었더니 일반 아파트와 동일하고 단지 입주민들이 고령자들이며 이들을 위한 다양한 행사가 제공된다는 것이 차이점이라고 한다.

사진을 즐기거나 요리를 좋아하는 등의 다양한 취미를 가진 입주민들을 위한 동호회 활동이 제공되며 외부에서 초청을 해서 공연이나 강연 등도 단지내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한다.

각 고령자 아파트별로 제공하는 동호회나 공연 및 강연도 다양한데 친구의 어머니는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에 비해서 어머니 친구가 살고 있는 고령자 아파트가 좀더 다양한 이벤트를 제공한다고 무척 부러워하면서 이사도 고려 중이라고 한다.

한국의 고령층을 위한 주택은 고소득자를 위한 실버타운과 저소득자를 위한 공공임대주택이 사실상 전부인 상황이지만 미국의 경우 다양한 형태의 고령자 주택이 존재한다.

친구의 어머니처럼 아직까지 거동에 전혀 문제가 없고 건강에 이상이 없는 고령자의 경우 의료진이나 의료서비스는 제공되지 않는 임대용 아파트나 구매용 아파트가 있다.

이들 아파트는 주로 연령별로 입주자를 제한하는데 55세 이상 입주가능 아파트와 62세 이상 입주가능 아파트 2종류가 대부분이다.

건강한 고령층을 입주민으로 하면서 일반 아파트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들을 즐길 수 있도록 해서 단지내에 헬스클럽이나 포켓볼 등의 오락시설, 강연이나 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 라운지 시설 등이 구성되어 있다.

운전을 원치않는 입주민들을 위한 교통시설이나 세탁이나 청소, 음식 제공 서비스 등을 추가 비용 부담으로 제공하기도 한다.

비슷한 시설이 제공되지만 아파트에 살기를 원치않는 사람들을 위한 고령층 단독주택 단지도 있다.

이들 고령층 대상 주택은 일반 주택과 거의 다를바가 없어서 가격도 유사한 수준이며 대도시 인근에 위치해서 젊은 시절에 즐기던 모든 편의 시설을 가까이서 즐길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거동이 편치않지만 심각한 병이 있지는 않은 고령층을 위한 서비스 주택의 경우 각기 개별적으로 자신의 주택에 거주하면서 식사나 목욕, 약 복용 등을 도와주는 사람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만일 치매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우라면 아파트나 단지내에 의료시설이 설치되어 있고 간호사 등의 의료전문인력이 상시 거주하면서 입주민들을 도와주는 요양 주택이 있다.

또 지속적 요양 은퇴 주택은 건강하게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을 때 입주해서 편의시설을 이용하면서 살다가 더 나이가 들어 일상생활에 도움이 필요하면 요양 서비스를 받고 이후에 의료지원이 꾸준히 필요하게 되면 해당 서비스를 받으면서 은퇴 후부터 사망시까지 노년을 모두 한곳에서 보낼 수 있도록 하는 주택이다.

미국에 이렇게 다양한 고령층 주택이 있는 것은 고령층 인구가 크게 증가하기 때문인데 2차대전 이후 태어난 베이비부머들은 2011년에 첫세대가 65세가 된 이후 2029년에는 마지막 베이비 부머가 65세가 되면서 현재 65세 이상 고령자가 미국내에 5000만 명이 된다.

이 숫자는 2050년이 되면 8800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18세 이하 연령층보다 65세 이상의 인구가 더 많아진다.

이때문에 고령층 주택의 수요도 늘면서 고령층 주택에 투자하는 것이 일반 주택 투자보다도 수익률이 좋아 이분야의 투자도 늘고 있다.

부동산 투자회사인 CBRE 그룹의 데이터에 따르면 고령층 주택의 과거 1년간 투자 수익률은 9.09%인 반면 일반 다가구 주택의 투자 수익률은 6.61%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