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N 산하 책임투자원칙(PRI) 기구가 기후변화 정책으로 글로벌 주식 지수에 등록된 기업 주식에서 최대 23조 달러, 또는 총 가치의 4.5%가 사라져 버릴 수도 있다고 보고했다.    출처= Harvard Business Review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정책 기후 변화와 싸우기 위해 고안된 정책들이 전세계 주식 가치를 2조 3000억 달러(2750조원)나 깎아 먹을 수 있다고 CNN이 최근 보도했다.

이 분석은 내연기관 엔진 금지 같은 ‘불가피한’ 정책들이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검토한 UN 산하 책임투자원칙(PRI) 기구의 새 보고서에 따른 것이다.

PRI의 보고서는, 기후변화 정책으로 인해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의 글로벌 주식 지수에 등록된 기업 주식에서 최대 2조 3000억 달러, 또는 총 가치의 4.5%가 사라져 버릴 수도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이 보고서는 컨설팅업체 비비드이코노믹스(Vivid Economics)와 에너지 전환 자문단(Energy Transition Advisers)이 공동 작성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에게 기회도 있다. PRI에 따르면, 정책 변화에 잘 적응하는 기업들의 주가는 수천억 달러 상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PRI는 총 86조 달러의 자산을 관리하는 2600명의 자산 소유자 및 투자자들이 후원하는 단체다.

전 세계의 투자자들은 기업들에게 그들의 사업이 극단적인 기후 변화에 얼마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지에 대해 보다 투명할 것을 요구하며 기후 변화에 대한 압박을 높이고 있다.

많은 기후 변화 전문가들이 12월 3일부터 13일까지 마드리드에서 열리고 있는 제2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5)에 참석하기 위해 모였다. 안토니오 구테레스 UN 사무총장은 지난 8일, 이번 회의가 기후 변화에 대해 세계가 ‘더 이상 뒤로 물러설 수 없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자동차 기업 타격 가장 커

PRI의 보고서는 만일 2025년까지 기후 정책이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주식 가치가 얼마나 영향을 받을 것인지 전망했다. 보고서 저자들이 경고한 바와 같이, 정책은 언제든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기후 정책이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에너지 기업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며 그 다음으로 자동차와 전력회사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우선 2025년까지 내연기관 엔진의 생산 금지, 탄소 가격 부과, 석탄 발전의 점차적 소멸을 보게 될 것이다. 원자력 에너지와 재생 에너지 같은 저탄소원으로부터의 전력 생산이 이 늘어날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에너지 회사들은 기업 가치의 거의 33%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세계10대 석유 및 가스 회사들은 시가총액에서 5000억 달러를 잃게 될 것이다.

지금은 성장하고 있지만 에너지 업종에 종사하는 화석 연료 채굴 업체들은 이런 타격을 감내할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탄광 회사의 경우, 기업 가치가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

새로운 기회도

그러나 전기차로 빠르게 전환하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나 보다 환경 친화적 대안 전략을 가지고 있는 전력회사들은 기업 가치를 두 배 이상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PRI의 피오나 레이놀드 CEO는 강조했다.

마찬가지로, 태양광 및 풍력 에너지 장비 제조사들도 수요 증가에 힘입어 가치가 상승할 것이다.

보고서는 투자자들이 공공 정책의 갑작스러운 변화에 따라 자신들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또한 보다 친환경적인 자산으로 어떻게 전환할 것인지에 대해 올바른 판단을 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BNP 파리바 자산운용(BNP Paribas Asset Management)의 글로벌 친환경 지속가능팀장은 "투자자들은 기후 변화가 경제와 시장의 가치를 심각하게 재평가할 수 있음을 예상하고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