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한국의 경기선행지수(CLI)가 10월 98.88로 전달 대비 0.03포인트 올랐다. 이는 2017년 5월 이후 29개월 만에 반등으로 경기 바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당분간 대형주 중심의 상승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1일 보고서에서 “한국 OECD 선행지수의 상승폭은 0.03포인트에 불과하지만 9월 지표와 비교했을 때 세부지표가 전반적으로 상향 조정됐다”면서 “비교대상으로 볼 수 있는 통계청 선행종합지수도 2개월 연속 개선됐기 때문에 경기 바닥 기대감은 더욱 강해질 개연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 출처=한국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세부지표 가운데서 제조업 기업 경기전망을 제외한 나머지 5개 지표(코스피·장단기금리차·순교역조건·자본재재고·재고순환지표)가 모두 개선됐다. 박 연구원은 “장단기 금리차와 코스피가 포함된 금융지표도 지속적인 호조를 보이고 있다”면서 “자본재 재고는 하락세가 이어졌지만 낙폭이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제조업 기업 경기전망이 유일하게 악화됐는데 11월 말 발표된 기업 경기전망과 산업 경기 동향에서 경제심리지수가 개선됐다”면서 “다음 지표에서는 플러스로 돌아설 것”으로 판단했다.

10월 한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국가들의 OECD 선행지수가 일제히 반등에 성공한 점도 긍정적으로 봤다. 박 연구원은 "중국 선행지수의 상승세가 확대되고 있으며 미국과 독일도 반등했다"면서 "이에 따라 대표지수라 할 수 있는 글로벌 선행지수(OECD+신흥국 6개국)도 상승 반전했다“고 말했다. 또한 ”중앙은행들의 통화 완화, 미중 무역협상 낙관론으로 금융지표와 심리지표가 크게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 출처=한국투자증권

당분간은 대형주 중심의 시장 성장이 두드러질 수 있다는 게 박 연구원의 판단이다. 박 연구원은 “경기가 바닥을 치고 올라갈 때 주식시장은 여러 형태를 보이는데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재고순환지표 개선이 전체 선행지수 개선을 이끌고 있다는 것이 독특하다”면서 “통상 재고순환은 물량 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이것은 경기에 민감한 대형주 전반의 성과 개선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2011년 당시엔 경기가 바닥을 치고 올라갔음에도 재고순환이 약하다보니 제약·바이오, 음식료, 화장품 등 소비재와 중소형주 중심의 사이클로 이어졌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박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이 과연 1차 무역합의안에 서명을 할지는 불확실하나 중국의 통화완화 등 부양가능성, 선진국 중앙은행 금융완화 등의 변수는 변함이 없다”며 “당분간 대형주 중심의 시장 스타일이 좀 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박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 특히 15일 관세 시행 여부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재차 높아질 수 있지만 독일 등 유로존을 중심으로 한 Non-US 경기의 반등 신호가 확인되고 있음은 긍정적인 현상”이라면서 “만약 미국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를 시행하더라도 일련의 글로벌 경기 흐름은 추가 관세 충격을 일정 부분 상쇄시켜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국내 경기 역시 저점을 통과하는 지표들이 잇따라 확인되고 있다는 점에서 수출 회복 시그널이 본격화된다면 경기 반등 흐름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