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CJ CGV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2’가 지난 7일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올해 다섯 번째 천 만 영화로 등극했다. 겨울왕국2는 극한직업(2월), 어벤져스: 엔드게임(4월), 알라딘(5월), 기생충(6월)에 이은 올해 다섯 번째 1000만 관객 영화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영화 역사 100주년인 올해는 역사상 최초로 1000만 관객 영화가 다섯 편이 탄생한 해로 기록됐다. 

이에 멀티플렉스 CJ CGV의 트렌드 분석기관인 CGV 리서치센터는 올해 국내 관객들의 영화 관람 유형 분석을 통해 2019년 영화산업 트렌드를 설명하는 3대 키워드로 ‘탈공식’, ‘20대’, ‘키즈패밀리’를 선정했다.   

탈(脫)공식, 성·비수기 경계의 붕괴            

CGV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19년 영화시장은 상하반기가 극명하게 반대 양상을 보였던 드라마틱한 한 해였다. 

상반기는 ‘극한직업’부터 ‘기생충’까지 연이은 흥행작들로 전년대비 13% 이상 전국 관람객이 성장했다. 특별관 N차 관람, 중장년층 관객 확대의 영향으로 상반기에만 1000만 관객 영화가 네 편이나 나왔다. 이로 인해 CGV 관객 기준으로 신규 고객이 약 24% 증가했다. 이에 힘입어 올 한해 전체 누적 관객수가 2억4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기대되고 있었다.      

그러나 하반기 영화관의 전통적 성수기에 들어서며 이러한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여름방학 성수기가 흔들리고 9월 시장 역시 부진이 지속됐다. 지난 8월 전국 관람객은 전년 대비 82% 수준인 약 2500만명으로, 8월 관람객 수로는 201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추석 기간 일 평균 관람객 역시 128만명에 머물며 지난해 대비 3% 이상 감소했다. 11월 ‘겨울왕국2’ 흥행과 연말 한국영화 대작들의 영향으로, 2013년 연간 관람객 첫 2억 명 돌파 이후 깨지지 않았던 관객 수 2억명을 넘어서는 2억2000만명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시장 상황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특징은 바로 전통적인 시장 지형 변화다. 비수기 개봉 영화가 크게 성공하고, 반면 성수기 대작들이 기대에 못 미치며 성·비수기 경계가 모호해지는 탈(脫)공식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20대 관객이 가장 중요하다   

지난 5년간의 전국 관람객 규모로만 보면, 연간 2억명이 넘는 전국 관람객과 매년 등장하는 1000만 영화로 시장에 큰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올 한해만 들여다봐도 주당 10편 안팎의 개봉작과 58%까지 치솟는 개봉 첫 주말 누적 관람객 비중으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CGV 리서치센터는 이렇게 급변하는 영화 시장 상황에서 최종 관람객과 가장 상관관계가 높은 것은 20대의 관람 의향이라고 분석했다.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대 관람 의향과 최종 관람객 상관계수는 0.634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 영화 '알라딘' 스틸컷. 출처=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이를 반증하는 대표적 예시는 영화 ‘알라딘’이었다. ‘알라딘’은 개봉 첫날 관람객이 7만3000명에 불과했다. 천만 영화 중 개봉일 성적이 10만 명 미만인 것은 ‘알라딘’이 유일하다. 그러다 20대 관객 중심으로 입소문이 강하게 퍼지면서 전 연령대로 확산되었을 뿐 아니라, 4DX N차 관람을 주도하면서 1000만 관객 돌파의 원동력이 되었다.  

참고로 2019년 CGV 영화소비행태 조사 기준, 2024 세대는 개봉 당일 또는 개봉 직후 관람 비중이 34.8%를 차지하고, 2529세대는 영화 관람 후 22%가 관람평을 남겨 모두 전 연령대 대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키즈패밀리들의 달라진 영향력      
    
CGV 리서치센터는 어린 자녀를 동반한 3549 세대 관객의 영향력에도 집중했다. CGV 회원 티켓수 기준으로 올해 3549 세대의 관람 인구 비중은 과거 대비 줄었으나, 인구수 대비 티켓 수는 오히려 늘었다. 이는 어린 자녀의 발권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2019년 11월 기준 3549 세대 발권 중 27%가 자녀 발권으로, 2017년 대비 3%p 늘어났다. 청소년 발권 비중도 동기간 1.4%p 높아져 17.5%를 기록했다.

▲ 안녕 티라노, 영원히 함께 스틸컷. 출처= 네이버 영화

CGV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아이가 스스로 동영상 프로그램을 선택해 시청하기 시작하는 나이가 만 3세 이하가 상당수라 한다. 지난 8월에 개봉한 ‘안녕, 티라노’의 경우, CGV 관객 기준 19세 이하 관람 비중이 51%를, 자녀의 관람 결정 비율이 68%를 넘었다.

CGV 리서치센터 오영준 부장은 “최근 3년간 500만 이상 관객이 관람한 작품들을 보면 부모와 동반해 영화를 관람하는 키즈패밀리 비중이 상당히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심지어 주말 사전 예매는 40대 관객이 가장 높다”면서 “부모와 아이의 영화관 경험은 미래의 영화 시장을 위해 필수적인 만큼 키즈패밀리, 특히 아이들 대상으로 보다 많은 관심을 집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