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 INSIDE > 전문가 칼럼
[김영학의 직장에서 살아남기] 충성해야 할 것은 사람도, 조직도 아니다. 그냥 비즈니스다

세상은 비즈니스로 둘러 쌓여있다. 시장이 아닌 곳이 없고, 거래 불가능한 제품과 서비스가 없으며, 특히 IT를 포함 관련 기술의 발전으로 이제 불가능한 거래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상호간에 내거는 조건 등에 의해 얼마든지 거래 가능하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비즈니스의 수많은 파생을 몰고왔다. 사람 수만큼의 셀 수 없는 비즈니스의 개수는 다양한 형태를 띈 조직을 만들었고, 그 안에 여러 사람을 담아냈다. 경제 규모는 날이 갈수록 커졌고, 생산과 수요의 불균형을 만들어냈다.

이러한 수요의 불균형 극복을 위해 조직은 끊임없이 변화를 거듭한다. 조직의 구조, 과정, 흐름, 요소 등등 가장 큰 단위부터 작은 단위까지 수시로 바꾸면서 생존해간다. 물론 성장을 담보한 움직임이다.

그 결과 대부분 표준화의 길을 걷는다. 그것이 가장 효율적인 결정이기 때문이다. 커져버린 경제 규모를 감당하기 위해, 시장의 전체적인 흐름에 따라야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시장을 주무를 수 있는 기업은 몇 안되기 때문이다. 대부분 대세를 따른다.

이러한 큰 흐름은 재미있게도 직장에 들어가기만 하면 잊는다. 직장에서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바쁘게 만들어 잊게 만드는 것인지, 아님 어렵고 복잡하기 때문에 잊는 것인지, 아님 원래부터 생각하지 않았던지, 아님 나의 문제와는 동떨어져 있기 때문인지 등등의 이유 때문에 말이다.

직장에 들어가기 전에는 분명 비즈니스부터 따졌다. 내가 들어갈 회사, 들어가서 내가 해야 하는 일, 그동안 회사가 걸어온 길, 누구와 경쟁관계 이고, 요즘 시장의 평판은 어떠하고 등등 여러 눈에 보이는 지표를 활용하여 종합적인 판단을 하려고 애쓴다.

신입이면 귀동냥으로 들은 이야기, 그 회사의 네임 벨류에 속기 쉽다. 그런데, 경력도 마찬가지다. 매회 직장을 다니면서 사람과 조직에 대해서 알았지만, 비즈니스에 대해서는 판단 범주의 최초 기준이었지, 결정의 기준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또한, 비즈니스를 보고 운용하는 힘을 키우기 보다는 사람과 조직에 충성하는 듯한 모습이 대부분이다.

그렇다. 대부분 사람과 조직에 대한 경험은 조금씩 있다. 하지만, 비즈니스에 대한 경험, 책임지고이를 운용해보는 것은 거의 전무하다. 비즈니스가 무엇이고, 그걸 왜 사람들이 하는지, 돈을 벌고 쓰기 위해 필요한 것은 분명한데, 그의 주체가 된다는 것은 어떤 책임과 사명이 따르는지 알 수 없다.

그래서, 직장 생활 시작 또는 사회 경험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비즈니스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생각하라고 조언한다. 쉽게 보면 ‘거래’라고 작게 볼 수 있지만, 그 거래가 왜 있어야 하고, 그 안에서 나는 어떤 가치를 제공 중에 있으며, 혹시 그 가치를 나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닌지, 그렇지 않다면 이를 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하는지 조금 더 거시적 관점에서 살피라고 말이다.

하지만, 막상 직장생활 중이라면 위 조언이 잘 들어오지 않는다. 지금 하는 일도 어차피 돈을 벌기 위해 하는 일이고, 그 이상의 가치는 두지 않기 때문이다. 설사 다른 가치를 적용한다고 해도, 큰 영역 속 너무나 작은 부분을 담당하고 있어 이를 토대로 나만의 비즈니스를 하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이렇게 된 것의 책임에 9할은 회사에 있다고 본다. 조직이 개인을 옴짝달싹 하지 못하게 큰 조직에 가두고, 그 안에서 꼭 해야하는 일과 그 일의 완성도를 함께 요구함으로써, 그 이상의 생각을 하지 못하게 통제하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 사람, 여러 사람이 속한 조직(Organization) 또는 조직이 일하는 법(Law)이 있다. 회사에 들어가면 입사 전과는 다르게 ‘사람’부터 보인다. 내 자리가 있고, 그 주변을 함께 일하는 사람들로 채워진다. 앞, 뒤, 옆자리 그리고 건너편 등등으로 한 팀이 구성된다. 이제 내 생각은 그들과 어떻게 하면 발을 맞춰 일을 할 지, 이를 위해 내가 해야할 일(Task & Work)은 무엇인지에 한정된다.

이렇게 회사의 비즈니스로부터 점차 멀어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게 된다. 당장 눈 앞에 떨어진 일을 제대로 처내는 것으로도 벅차기 때문이다. 분명 이전에 경험했던 일임에도 불구하고, 사람과 조직이 바뀌었다는 것 때문에 합을 맞추기도 어렵고, 더욱이 나만의 리듬을 찾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게 된다.

여기에 조직 특유의 일하는 문화도 걸림돌로 작용한다. 여기에 익혀야 하는 관습과 관행 등도 있기에 도무지 종잡을 수 없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내가 맡아야 하는 책임인지 명문화 되어 있지 않는 것도 있다.

그럼에도 베테랑은 서서히 감을 잡는다. 그리고 조직을 보기 시작한다. 이것도 사람 또는 하는 일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인접한 팀 또는 소속된 본부의 일(Business unit) 정도가 보인다. 이정도만 볼 수 있어도 다행이다. 적어도 그들이 바라지 않는 딴짓을 할 가능성은 없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이 기간을 3년을 둔다. 사람과 조직에 대한 적응과 조직이 개인에게 원하는 일이 어떤 모양인지의 감을 찾기까지 말이다. 해마다 어떤 방향으로 흐르는 지에 대하여 미리 알고 실행하는 성공률을 높이는 길은 더 많은 시도가 아니다. 조직이 시키는 데로 정확하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다들 “3년 정도만 버텨라.”고 둘러 대듯이 이야기 한다. 과연 자신의 업무 또는 소속된 본부를 위주로 하는 생각으로 하는 업무상 경험만으로 조직 안팎의 구조와 흐름을 알 수 있는 눈을 가질 수 있을까? 혹은 우리 비즈니스가 무엇이라고 일목요연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 의문이다.

그래서, 사람, 조직 등의 작은 요소와 조직이 성장해온 단계 및 추이, 앞으로 추구하는 전략과 목표와 방향 등을 한번에 볼 수 있는 종합적인 눈을 기르는데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더 높은 시선에서 우리 비즈니스를 보고, 말이다. 이는 조직에 들어가기 전부터 가져야 할 관점이다. 그동안 해왔던 일 중에 현재의 상태를 볼 때, 앞으로도 발전시켜가며, 사람과 조직이 나아지는 것 보다 우리 비즈니스의 성장을 위한 나의 선택이 무엇이 될 때 가장 높은 가치를 지니는지 가늠해보는 것이다.

사회 초년생부터 이를 연습하지 않으면 나에게 더 큰 책임을 갖고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는 주어지기 어렵다. 쉽게 말해, 조직 내의 성장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점차 Top과 Low의 간격이 좁아지고, 역할 형태로 조직이 재편되는 일이 많아지면서 생각지도 못한 기회가 빠르게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조직은 조직의 성장에 직간접적 기여를 하지 못한 이들과의 손쉬운 이별과 우리 조직에 필요한 이들을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는 만남의 자율성이 보장될 가능성이 높다. 이합집산(離合集散)이라고 해도 좋다. 적어도 이러한 전략이라도 해야, 생존할 수 있을 만큼 시장이 어려워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생각지도 못하는 결정이 비즈니스(대의-大儀)를 위해 나타날 것이 분명하다. 조직의 핵심과 주변을 구분하여, 이를 당연히 더 큰 일을 해낼 가능성이 높은 이들에게 우선적으로 배분하는 것이다. 경력에 의해 보상처럼 선사하기 보다는 말이다.

최근 삼성과 LG 계열사의 30대 임원의 등장도 이 때문이다. 적어도 이들은 사람과 조직에 충성하기 보다는 그들이 하는 비즈니스에 최선을 다했을 것이다. 혹은 그에 대한 더 큰 기대가 있기 때문에 내린 결정일 가능성이 높다. 비즈니스를 성장시켜, 현재 또는 미래의 사람과 조직을 지키려고 했을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는 사람과 조직에 충성하지 않아야 한다. 그 보다는 우리 비즈니스에 충성해야 한다. 우리 비즈니스가 속한 시장, 그 속의 주요 고객, 그 모든 것이 그 동안 어떤 변화를 겪어왔고, 그때마다 우리는 어떤 조치들로 인해 위기와 기회 등을 슬기롭게 넘겼는지 알아야 한다.

그게 우선이다. 개인은 그저 조직에서 시키는 일만 하는 존재였지만, 이제는 그 시장도 바뀌었다. 시장은 이미 우리에게 신호를 보내고 있다. 여러 경로 및 채널을 통해 말이다. 계속해서 나몰라라 하게 되면 내 앞으로의 직장 생활도 보장할 수 없다.

내가 성장하기 싫어도, 내 경험 연차가 쌓일수록 조직은 나에게 더 큰 기대를 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그 기대는 내 앞가림을 하는 것뿐 아니라, 주변에 도움을 제공하는 것, 나아가 우리 비즈니스를 개선하는 것에 초점을 맞출 수 밖에 없다. 그게 싫으면, 그렇지 않은 조직에 가면 되는데… 대한민국에 과연 그런 조직이 있을까 싶다. 성장을 싫어하는 조직은 이미 조직의 요건에서부터 멀어졌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김영학 이직스쿨 대표  |  careerstyling@gmail.com  |  승인 2019.12.12  08:05:53
김영학 이직스쿨 대표의 다른기사 보기

[태그]

#이코노믹리뷰, #김영학 이직스쿨 대표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여백
여백
전문가 칼럼
동영상
PREV NEXT
여백
포토뉴스
여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