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 COMPANY > 포커스
[大파란, 이커머스] 쿠팡 “우리에게는 다 '계획'이 있다”  2020년 이커머스 혈전(血戰) 예고, 이합집산 경우의 수는
   
▲ 쿠팡 덕평 물류센터.출처= 쿠팡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2010년 티몬과 위메프에 이어 소셜커머스(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활용한 전자상거래) 후발 주자로 온라인 유통업에 뛰어든 쿠팡은 2019년 현재 국내 이커머스 업계를 대표하는 이커머스 기업으로 성장했다. 쿠팡은 지난 5년간 유통 최저가 경쟁, 물류 시스템 강화 경쟁의 신호탄을 쏴 올리면서 온-오프라인 유통업체 전체의 변화를 이끌었다. 그러나 외형 확장에 대한 집중은 급기야 1조원 규모의 큰 영업손실로 이어져 쿠팡에 대한 평가에는 매년 ‘내년이 고비’라는 꼬리표가 붙고 있다. 그런 쿠팡에게서 최근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듯한 변화들이 감지되고 있다. 

소프트뱅크 위기론

쿠팡의 현재를 이야기하려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기업이 있다. 바로 일본에 근간을 둔 글로벌 IT 시스템 운영 및 투자기업인 소프트뱅크다. 쿠팡은 소프트뱅크(2015년 6월, 10억달러) 그리고 소프트뱅크가 전 세계 첨단 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를 위해 사우디 공공투자펀드와 함께 조성한 소프트뱅크 비전펀드(2018년 11월, 20억달러)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30억달러(약 3조5000억원)를 투자받았다. 이러한 투자가 이뤄지는 동안 쿠팡은 물류 인프라와 고객 서비스를 개선하는 등으로 수익성보다는 ‘성장’에 초점을 맞춰왔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쿠팡은 2018년 매출 4조4227억원을 기록함으로 확실한 외형적 성장을 이뤄냈다. 그러나 문제는 수익성이었다. 쿠팡의 영업손실은 2016년 5600억원, 2017년 6388억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급기야 어지간한 기업의 연간 총 매출액 수준인 1조원 대(1조970억원)까지 늘어났다. 만약 소프트뱅크와 비전펀드로부터의 투자가 없었다면 쿠팡은 적어도 지난해 쯤 도산했거나 자본력을 가진 글로벌 기업에게 완전히 매각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과 손을 맞잡고 있는 쿠팡 김범석 대표이사. 출처= 쿠팡

문제는 이제껏 매년 그 존속이 의문에 부쳐졌던 쿠팡을 ‘살려왔던’ 소프트뱅크의 입지가 이전과 달라졌다는 점이다. 소프트뱅크와 비전펀드가 미래 가치를 내다보고 많은 돈을 투자한 글로벌 공유오피스 기업 위워크(Wework), 차량 공유 서비스 우버(Uber) 그리고 중국의 차량 공유 서비스 디디추싱(滴滴出行)이 모두 기대 이하의 가치로 평가받거나 수익을 내지 못하면서 일련의 투자를 이끈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의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월 30일 증시 상장이 철회되면서 470억달러(약 60조원) 수준으로 평가받던 위워크의 기업 가치는 순식간에 100억달러(약 11조9000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약 1000억달러(약 119조원)의 가치로 평가받던 우버의 기업가치는 약 824억달러(약 98조1960억원) 까지 떨어졌다. 디디추싱 역시 수익성 악화로 기업가치가 점점 떨어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소프트뱅크의 실적에도 반영됐다. 지난 11월 6일 발표된 공시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올해 상반기 156억엔(약 165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여기에 우버·위워크 등의 투자 가치 하락으로 같은 기간 비전펀드와 델타펀드의 영업손실은 5726억 엔(약 6조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대해 투자 전문가들은 쿠팡 역시 우버, 위워크, 디디추싱 등 글로벌 기업들과 같은 맥락으로 많은 기대를 받아왔던 업체였기에, 현재 상황을 감안하면 이후 쿠팡이 소프트뱅크(혹은 비전펀드)로부터 추가 투자를 받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최악’ 배제한 2가지 경우의 수 

최근 3년 쿠팡의 누적 영업손실은 약 3조원에 이르렀다. 올해 다양한 서비스의 확장으로 성장에 초점을 맞춘 쿠팡의 움직임을 고려하면 내년 4월에 발표될 올해의 영업 손실은 지난해의 규모를 뛰어넘을 가능성이 높다. 손실을 감당하지 못해 끝내 도산하고, 결국 평가 절하된 가치로 글로벌 기업에게 매각되는, 쿠팡에게 있어 최악의 시나리오를 일단 배제한다면 앞으로 쿠팡에게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은 크게 2가지로 예측해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지난해 쿠팡이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0억달러를 투자받았을 때부터 이미 추가 투자가 예정돼있었고 올해 말 혹은 내년에 그 추가 투자액을 받는 것이다. 소프트뱅크가 쿠팡에게 기대한 것은 단기간에 드러나는 수익이 아니었다는 것은 지난 2015년, 2018년 이뤄진 두 차례의 투자유치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렇기에 현재 쿠팡의 방향성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소프트뱅크가 고작 ‘1년’을 버티라고 쿠팡에 대한 투자를 진행했다는 것은 설득력이 다소 부족하다. 물론 지난해와 현재 소프트뱅크의 입지가 확연하게 달라진 것을 고려하면 그 투자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겠는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정리하면, 추가 투자를 받아 적어도 2021년까지 쿠팡은 현재와 같은 성장을 중시한 경영 방침을 유지하는 것이다. 

   
▲ 지난해 올해 쿠팡에 합류한 글로벌 인력들.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더글라스 이나미네 수석부사장(SVP), 제이 조르겐센(Jay Jorgensen) 최고윤리경영책임자, 알베르토 포나로(Alberto Fornaro) 최고재무관리자, 케빈 워시(Kevin Maxwell Warsh) 쿠팡LLC 이사회 이사. 출처= 쿠팡

두 번째는 나스닥 상장이다. 최근 쿠팡이 새롭게 영입한 외부 인력들의 공통점은 광범위한 글로벌 네트워크 역량을 보유한 인물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쿠팡은 2018년 9월 영국 상장사 자이라텍스 최고인사 책임자 출신 더글라스 이나미네 수석부사장(SVP), 올해 3월 월마트 출신 법률 전문가 제이 조르겐센(Jay Jorgensen) 최고윤리경영책임자(Chief Compliance Officer)를 영입했고 10월에는 前 미국 연방준비위원회 이사 출신 케빈 워시(Kevin Maxwell Warsh)를 쿠팡의 미국 본사인 쿠팡LLC 이사회의 일원으로 영입했다. 여기에 쿠팡은 지난 5일 CNH 글로벌, 페루자 저축은행 재무담당 임원 출신 알베르토 포나로(Alberto Fornaro)를 최고재무관리자(CFO, Chief Finance Officer)의 자리에 앉혔다. 

현재 쿠팡의 주력인 이커머스나 물류로는 국내 시장을 벗어나는 게 어렵다는 한계를 감안하면, 일련의 인재 영입은 글로벌 투자 네트워크를 넓혀 미국 나스닥(NASDAQ)에 상장하는 시나리오를 위한 준비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쿠팡 김범석 대표는 2011년 공식 석상에서 “우리는 향후에 나스닥에 상장할 것”이라고 분명하게 말한 적이 있다. 이 계획이 순조롭게 이뤄지면 쿠팡은 전 세계 글로벌 투자자들에게서 안정적으로 투자금을 모을 수 있다. 

박정훈 기자  |  pjh5701@econovill.com  |  승인 2019.12.11  14:00:54
박정훈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태그]

#이코노믹리뷰, #박정훈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SPONSORED
여백
여백
전문가 칼럼
동영상
PREV NEXT
여백
포토뉴스
여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