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출처=한국거래소

[이코노믹리뷰=정다희 기자] 내년에는 코스닥 시장 진입 요건이 단순해질 예정이다. 한국거래소는 세분화된 진입요건 체계를 미래 성장가치를 중심으로 재정비하겠다는 계획이다.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10일 송년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코스닥 시장을 모험자금 공급의 장으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정지원 이사장은 올해 거래소의 주요 성과를 짚어보고 내년 주요 추진 사업에 대한 발표를 진행했다.

정 이사장은 올해 주요 성과로 장개시전 시장 운영시간을 기존 대비 30분 단축하고 시장조성 종목을 대폭 확대하는 등 주식시장 매매서비스 개선을 들었다. 또한 혁신기업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을 강화하고 4차산업(혁신성, 기술성) · 바이오(기술갱쟁력, 신약개발가능성, 지적재산 보유) 등 미래기술기업의 업종 특성을 반영한 상장심사기준을 마련해 특례상장을 활성화한 점을 성과로 꼽았다.

이 외에도 코스피시장의 대규모 법인 대상 기업지배구조 공시 의무화와 리츠인프라지수 등 시장수요에 맞는 신규 지수를 개발한 사례 등이 올해 거래소의 주요 성과로 소개됐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2020년에 코스닥시장 진입요건체계를 미래 성장가치에 대한 평가 중심으로 단순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코스닥시장의 진입요건체계는 일반기업 네 가지, 이익미실현기업 다섯 가지, 기술성장기업 두 가지 등 현재 총 열 한가지 유형으로 세분화 돼 있다. 어떤 기준으로 미래 성장가치를 판단하냐는 질문에는 시가총액을 중요요소로 고려하고 있지만 확정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알고리즘 매매기법 등 다양한 투자형태를 수용해 해당 거래자에 대한 사전 등록 의무를 부과하는 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주문오류 등 시장혼란 방지를 위한 위험관리 시스템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ETN, ELW 등 상품별로 구분돼 있는 구조화증권 시장도 투자자들에게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개편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16일 발표 예정인 리츠인프라 지수처럼 증권상품의 기초가 되는 지수 또한 적극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다양한 유형의 투자상품 상장을 추진해 해외 투자로 눈길을 돌린 국내 투자자들을 다시 되돌리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최근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리츠의 경우, 우선주만 상장해달라는 시장의 요구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정 이사장은 "우선주의 경우 보통주에 대한 종속성을 고려해야 하고 타 종목과의 형평성 문제도 있다"면서 "해외사례 등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정보 확대를 위한 방안으로는 외국인 투자비중이 높은 기업에 대한 영문공시 번역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위원회인 ESG 정보공개 사업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파생상품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주식옵션 중심으로 시장조성을 하는 신규 시장조성자를 도입하거나 변동성지수선물 거래를 촉진하고 변동성 ETN 등 투자상품 출시를 유도하기 위해서도 적극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정 이사장은 "총선을 앞두고 정치 테마주를 관리하고 기업사냥형 불공정 거래와 불법 공매도 등에 대한 감시를 적극적으로 수행하는 등 시장감시 활동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