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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 좋아하는 트럼프...베조스와는 데면데면?국방부 협업 발표, 제다이 논란은 여전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제프 베조스 CEO가 이끄는 아마존이 미 국방부에 자사의 기술을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 국방부의 제다이(JEDI, Joint Enterprise Defense Infrastructure) 국방부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에 마이크로소프트(MS)가 선정된 상태에서 아마존은 AWS가 수주에서 떨어진 것을 두고 소송을 진행하는 중이다. 이 과정에서 국방부와의 협력을 통해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한다는 계획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막후 공격으로 제다이 프로젝트에서 떨어졌음을 성토하는 AWS 내부 문서가 공개되며 상황은 더욱 꼬이고 있다.

▲ 제프 베조스 CEO가 발언하고 있다. 출처=뉴시스

제다이부터 협력 제안, 내부문서까지
미 국방부가 지난해부터 합동 방어 인프라 사업 제다이 퍼블릭 클라우드 사업자 입찰을 시작했을 때, 업계에서는 AWS가 무난히 계약을 따낼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글로벌 최강의 클라우드 인프라를 보유한 상태에서 미 중앙정보국의 클라우드 계약을 따내며 최고보안등급도 받았기 때문이다.

당시 AWS는 경쟁자인 IBM보다 더 높은 입찰가를 냈으나 무난하게 승리했다.

미 국방성 클라우드 수주 경쟁에서도 오라클 및 IBM이 일찌감치 포기를 선언하며 AWS와 MS가 최종 각축전을 벌였고, 업계에서는 AWS의 승리를 점치는 분위기가 고조됐다. 다만 수주 경쟁 과정에서 미심쩍은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최초 경쟁 레이스에서 탈락한 오라클과 IBM이 단일 벤더가 위험하다는 소위 '물귀신 전략'을 펼치기도 했으며, 무엇보다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의 아들이 IBM에 근무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이해충돌과 관련된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논란의 롤러코스터를 거치며 최후의 승자는 AWS가 아닌, MS가 됐다. 클라우드 퍼스트를 성공적으로 끌어가고 있는 사티아 나델라의 '마법'이 통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MS 애저의 경우 아직 AWS과 점유율 격차는 크기 때문에 일부 불안요소는 있지만, 애저는 최근 실적 발표를 통해 전 분기 대비 59%나 수직 상승한 반면 AWS는 2년만에 처음으로 순이익이 감소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 연장선에서 MS의 애저가 AWS를 깜짝 압도한 셈이다.

▲ MS의 행보에 시선이 집중된다. 출처=뉴시스

제프 베조스 CEO의 아마존 입장에서는 체면을 크게 구겼다. 무엇보다 공공분야와의 클라우드 협력을 통해 자사 인프라의 강점을 확대하려던 로드맵에 제동이 걸렸다. 심지어 제프 베조스 CEO는 MS 창업주 빌 게이츠에게도 밀렸다. 지난 11월 16일 블룸버그의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빌 게이츠 창업주가 순자산 1100억달러를 기록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부를 가진 사람이 됐기 때문이다. 반면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는 1087억달러를 기록해 2위로 밀렸다. 두 사람의 순위가 바뀐 것은 2년 만이다.

아마존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제다이 프로젝트에 MS가 선정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해'가 있었기 때문이며, 당연히 MS 선정은 부당하다는 취지의 소송을 냈다. 미 연방청구법원(CFC)에 국방부를 상대로 이의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의 '분노'가 전혀 맥락이 없는 것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제프 베조스 CEO는 말 그대로 '악연'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제프 베조스 CEO는 지난 대선 시절 트럼프 당시 후보를 겨냥해 "그를 로켓에 태워 우주로 날려야 한다"고 비야냥거렸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와 함께 제프 베조스를 탐욕스럽고 위선적인 경영인으로 비판한 바 있다. 나아가 아마존이 미국 소매상권을 붕괴시키고 있으며 아마존 택배를 배달할 때마다 미국 우체국이 1.5달러씩 손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제프 베조스 CEO가 트럼프 대통령이 증오에 가까운 감정을 가진 주류 언론, 워싱턴포스트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중론이다.

▲ 구글 직원들은 텐서플로가 미 국방부에 사용되면 안된다는 입장이다. 출처=구글

아마존의 깜짝제안, 그리고 문서공개
AWS가 제다이 프로젝트에서 떨어진 후 소송전까지 벌어지는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제프 베조스 CEO의 악연까지 부각된 상태에서, 아마존은 8일(현지시간) 자사의 기술력을 미 국방부에 제동할 수 있다는 깜짝발표를 했다. 제프 베조스 CEO는 정부·방산·군사 관리들의 연례 모임인 레이건 국방포럼에서 "우리는 미 국방부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존의 깜짝발표는 전체 ICT 업계는 물론, 클라우드 시장에서도 경쟁하고 있는 구글과 관련이 있다.

구글은 2017년 4월부터 미 국방부와 함께 메이븐 프로젝트를 추진한 바 있다. 인공지능 무기 시스템의 일부다. 인공지능이 외부환경을 인지, 신속하게 자료를 제공해 정밀타격을 지원하는 개념이다. 사람의 얼굴이나 주변 패턴을 인지할 수 있기 때문에 테러리스트를 향한 공격에 특화됐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구글 내부의 반발이 심했다. 구글 직원들은 "구글이 전쟁 비즈니스를 할 수 없다"면서 "프로젝트 메이븐을 폐지하라"고 주장했다.

선다 피차이 CEO는 내부 토론회까지 열어 프로젝트 메이븐의 당위성을 설명하며 진화에 나섰다. 메이븐이 인공지능으로 적군을 학살하는 개념이 아니라 드론을 활용, 빅데이터 수렴에 따른 감지능력에 특화되어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머신러닝 기술 개발과 사용에 대한 정책 가이드 라인을 조속히 만들어 일각의 우려를 불식하겠다는 정책도 공개했다. 그러나 직원들은 가이드 라인의 실체가 불분명하고, 텐서플로 프로그래밍 키트가 국방부에 제공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반박했다. 이 과정에서 사표를 쓴 직원도 있었다.

결국 구글은 메이븐 프로젝트를 포기했다. 지난해 6월 선다 피차이 CEO는 "무기 개발에 인공지능 기술을 제공하지 않고 인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할 것이며 인공지능 자동화 단계에서 인종과 성, 정치적 차별이 개입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새로운 인공지능 윤리 지침을 발표하는 선에서 해프닝은 마무리 됐다.

이 지점에서, 구글이 미 국방부와 추진하던 메이븐 프로젝트를 포기한 가운데, 제다이 프로젝트에서 떨어진 아마존의 AWS가 덥석 미 국방부의 손을 잡은 셈이다. 아마존은 미 국방부에 기꺼이 자사의 기술을 제공할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첨단 기술 확보에 집중하는 중국을 견제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윤리문제로 메이븐 프로젝트를 포기한 구글과 달리 아마존은 '전혀 다른 길'을 택했다.

여기서 의미심장한 일이 또 하나 타졌다. CNBC는 9일 AWS의 내부문서를 입수해 보도하며 "AWS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대로 제다이 프로젝트 수주를 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AWS는 문서를 통해 "국방부의 심각하고 만연한 실책은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대통령의 '아마존 망해라'라는 단호한 결의의 반복적 표현과 분리해 판단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제다이 프로젝트를 두고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아마존이 미 국방부와 함께 '구글이 포기했던 길'을 제안한 상태에서, 이번에는 AWS의 본심이 여실히 묻어나는 문서가 발견된 셈이다.

▲ 팀 쿡 CEO와 트럼프 대통령이 나란히 서 있다. 출처=뉴시스

팀 쿡과 다른 분위기?
트럼프 대통령과 제프 베조스 CEO의 갈등, 나아가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애플의 팀 쿡 CEO와 트럼프 대통령의 관계에도 집중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조스 CEO와 달리 팀 쿡 CEO와는 '달달한 케미'를 자랑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애플 조립공장을 방문해 팀 쿡 CEO를 만났다. 그는 이 자리에서 애플에 대한 특별대우를 언급해 눈길을 끈다. 바로 관세면제다.

미중 무역전쟁이 벌어지며 중국산 제품을 수입해야 하는 애플의 관세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이를 '특별관리' 해야 한다는 논리다. 업계에서는 지난 8월 두 차례나 팀 쿡 CEO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고율관세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두고 유연하게 판단하겠다는 뜻을 밝힌 점에 주목하고 있다. 연장선에서 애플은 오스틴의 자사 조립공장을 중국으로 이전하는 계획을 철회하기도 했다. 내년 재선을 위해 경제적 성과를 유권자들에게 각인시켜야 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미중 무역전쟁의 유탄을 경계하고 있는 애플의 ‘니즈’가 딱 맞아 떨어진 결과다. 트럼프 대통령은 애플의 경쟁자인 삼성까지 거론하며 애플에 대한 사랑을 감추지 않고 있다.

지난 8월 21일 트럼프 대통령은 참전용사 단체 연설을 위해 켄터키주로 떠나기 전 백악관에서 애플 지원 방안을 시사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애플의 팀 쿡 CEO는 훌륭한 경영자며, 문제가 생기면 나에게 전화를 한다”면서 “문제는 (애플의) 경쟁자인 삼성은 (대중국 추가) 관세를 내지 않고, 쿡(애플)은 낼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제프 베조스 CEO, 팀 쿡 CEO에 대한 정반대의 사랑을 두고 업계에서는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미중 무역전쟁이 벌어지며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중국과 관련이 있는 애플은 '효용가치'가 있고, 중국에서 활동하지 않는 아마존은 상대적으로 효용가치가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제조 기반의 애플은 일자리 창출 등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방안에 큰 도움이 되지만 인터넷 플랫폼 사업자인 아마존은 그렇지 않다는 말도 있다. 이 과정에서 '아마존포비아'가 확산되며 미국 제조업체의 어려움이 커지는 것도 트럼프에게는 악재다.

물론 제프 베조스 CEO가 주류 언론인 워싱턴포스트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마음에 들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최진홍 기자  |  rgdsz@econovill.com  |  승인 2019.12.10  13:3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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