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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하다 돌연 잠적…‘SNS 거래 사기’ 근절 어렵나통신판매업·통신판매중개업자의 사기 예방 책임은 미미…소비자 스스로 주의해야
   
▲ 네이버 중고물품 거래 카페 중고나라에 SNS 마켓 사기 사건 피해를 호소한 글이 게재된 모습. 출처= 중고나라 온라인 카페 캡처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 12월 9일 중고물품 거래가 주로 이뤄지는 온라인 카페 ‘중고나라’에는 김○○라는 이름을 거론한 게시물이 꾸준히 게재됐다. 김모씨가 소비자들에게 분유, 기저귀 등 영·유아용품을 시중 대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다 이달 초 잠적했기 때문이다. 피해 당사자들이 김씨로부터 받은 피해 규모를 추산한 결과 300여명이 수억원대의 돈을 떼였다. 구매한 물건을 재판매하려는 업자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직접 사용하려는 어머니 고객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지인으로부터 소개받거나 카페 등에 게재된 기존 고객 후기만 보고선 메시지·전화 등 방식을 통해 김씨와 거래를 진행하다 사달이 났다.

소비자들이 SNS, 지인 소개 등 경로를 통해 상품을 구매하려다 사기당하고 있다. 문제는 유사 사건들이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들이 거래를 진행하기 전 심사숙고하고, 당국은 사건이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는 등 원론적 해결책만 업계에 제시되고 있는 실정이다.

10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6~2018년 3년 간 SNS마켓 관련 소비자 불만 사례는 각각 1135건, 1319건, 1479건으로 집계됐다.

SNS 마켓은 기존 인터넷 쇼핑몰이나 G마켓, 11번가 같은 오픈 마켓이 아닌 SNS에서 상품 거래가 이뤄지는 시장을 의미한다. 블로그, 온라인 카페, 인스타그램 등이 주요 거래 장(場)으로 꼽힌다. 소비자원은 쇼핑 플랫폼으로서 SNS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어날수록 피해 사례도 자연스럽게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SNS 마켓 불만 사례 가운데 사기 피해의 경우 SNS 외 경로에서도 동일한 가해자로부터 피해 입는 사례를 만들어낼 소지가 있다. 가해자들이 정상 거래를 일정 기간 실시해 소비자들에게 안전한 판매자라는 인식을 심으면, SNS나 입소문을 통해 더 많은 잠재 고객들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해자는 환심을 산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사기 행각을 자행한다.

이달 초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불거진 김씨 분유·기저귀 거래 사기 사건에서도 SNS 마켓의 전형적 수법이 드러났다. 가해자는 육아에 급하게 필요한 용품들을 저렴하게 구매하고 싶어 하는 고객 니즈를 노렸다.

경기 부천시에 거주하는 김씨 사기 피해자 박모씨는 “가해자 김씨가 신분증, 연락처 등을 공개하며 품질 좋은 분유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길래 믿고 거래했다”며 “기존 고객가운데 지난 1년 간 꾸준히 김씨와 거래한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된 점도 김씨에 대한 신뢰감을 느낀 부분”이라고 말했다.

현행법상 SNS 마켓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기 피해는 소비자 스스로 의심 사례를 피하도록 유도 하는데만 집중돼 있다. 반면 SNS 마켓에서 물건을 판매하는 ‘통신판매사업자’나 거래 플랫폼을 제공하는 ‘통신판매중개업자’에 부여된 안전 거래 책임은 다소 미미하다.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전자상거래법) 제13조에 따르면 통신판매업자는 거래 관련 표시·광고를 할 때 상호, 주소, 전화번호, 전자우편주소 등 정보를 담아야 한다. 하지만 통신판매업 신고 면제 기준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고시 제2조에 따르면 ‘최근 6개월 동안 통신판매의 거래횟수가 20회 미만’이거나 같은 기간 ‘통신판매 거래 규모가 1200만원 미만인 경우’는 통신판매업 신고를 면제받는다.

사기 혐의자 김씨의 경우 거래 규모가 점차 확대되고 있는 동안 판매업자로서 신분을 공개할 책임을 면제받은 셈이다. 이후 거래 규모가 확대하는 동안에도 본인의 통신판매업 신고 여부를 공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고나라, 맘스홀릭베이비 등에 앞서 게재됐던 김씨 게시물은 10일 현재 모두 삭제된 상태다.

소비자들, SNS마켓 피해 예방법 잘 몰라…효율적인 홍보법 고민해야

김씨 관련 피해자들이 주로 거래 관련 게시물을 접했던 카페는 통신판매중개업자에 해당된다. 이들 카페의 운영 측은 이번 사건에 대한 책임에서 비켜간 모양새다. 전자상거래법 제20조의 2에 따르면 통신판매중개자는 거래 관련 허위 정보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한 경우 연대 배상할 책임을 지닌다. 다만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상당한 주의를 기울인 경우’ 책임에서 벗어난다.

   
▲ 중고나라 운영 측이 통신판매중개업자인 사실을 공지한 배너. 출처= 중고나라 온라인 카페 캡처

통신판매중개자인 중고나라의 경우 공지사항 게시판에 등록한 글 ‘중고나라 이용규정’을 통해 거래 사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내용을 안내하고 있다. 또 현직 경찰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회원이 게재한 ‘사기 거래 예방팁’을 별도 공지하고 있다. 해당 공지문들이 전자상거래법에서 명시한 대로 ‘상당한 주의’를 기울인 것인지에 대해서는 법적 다툼의 소지가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현재 피해자들이 중고나라 등 통신판매중개업자에 책임을 묻는 분위기는 조성되지 않고 있다. 다만 일부 소비자들은 SNS 마켓 사기를 당하지 않도록 관련 팁을 중개업자 등 외부에서 적극 알려주길 원하고 있다.

김씨 사기 사건의 또 다른 피해자 박모씨는 “(사기를 당하지 않기 위해) 우리(소비자)가 잘 확인해야 하는게 맞다고 본다”면서도 “보이스피싱 사기가 공공연히 알려져 있듯 SNS 마켓 사기를 막기 위한 권장 사항 등을 잘 알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관련 당국에서는 캠페인 등 홍보활동을 통해 SNS 마켓 사기를 방지하고 나선 상황이다. 하지만 소비자 접점은 다소 약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소비자원과 공정위는 오는 14일까지 ‘올바른 SNS 마켓 만들기’ 캠페인을 전개한다. 판매자 필수 준수사항, 소비자 구매 전 유의사항 등을 카드뉴스 등 콘텐츠로 제작해 네이버, 카카오 등 포털사이트의 메인 화면·공식 계정 등을 통해 게재하고 있다. 다만 SNS 마켓 피해 사례가 더욱 늘어나고 있는 점은 캠페인 같은 홍보활동의 실효성을 의심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당국에서도 소비자들 스스로 피해 예방 방안을 숙지할 수 있도록 할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최재희 소비자원 거래조사팀장은 “통신판매중개업자들은 소비자의 SNS 마켓 사기 피해를 막기 위해 사업 과정에서 전자상거래법을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며 “통신판매중개업자들이 전자상거래법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사업을 전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당국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소비자들이 제품의 저렴한 가격에 혹하지 말고 안전 거래를 예상할 수 있는지 여부를 철저히 확인할 것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판매자가 제공한 전화번호, 사업자 등록번호 등을 입력해 사기 이력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더치트’ 사이트를 활용하는 방법이 거론된다. 판매자에게 물건의 현재 상태를 사진 등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적극 요청하고 가능한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방안도 제안되고 있다.

정영란 녹색소비자연대 팀장은 “소비자가 SNS마켓 사기를 예방할 수 있는 지식을 확보하려면 직접 나서서 각종 기관·단체 등에서 실시하는 교육에 참여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소비자들은 관련 규정과 피해 구제 방법을 사전에 숙지한 뒤 거래를 시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동훈 기자  |  cdhz@econovill.com  |  승인 2019.12.10  11: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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