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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사업 강화하는 백화점 업계, 왜?자체 브랜드 한섬·신세계인터 성공이어 글로벌 브랜드 판권 경쟁

[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패션산업의 전반적인 불황에도 백화점 업계가 패션 부문을 주력사업으로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백화점은 패션 사업이 매출 성장을 견인하며 주요 성장 동력 중 하나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그 연장선에서 고가의 프리미엄 라인으로 자체브랜드(PB) 출시에 힘쓰거나 글로벌 브랜드 판권을 가져오기에 나서는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 갤러리아백화점이 최근 국내 판권을 획득한 스웨덴 브랜드 ‘간트’ 제품. 출처=갤러리아백화점

갤러리아백화점은 트래디셔널 캐주얼 브랜드 ‘간트’의 판권을 획득해 내년 2월 광교점부터 시작해 서울 상권을 중심으로 최대 7개 매장을 열 계획이다. 갤러리아는 지난해 3년 동안 공들인 프랑스 명품 브랜드 ‘포레르빠쥬’ 판권 획득에 이어 간트까지 추가하면서 글로벌 브랜드 판권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30~40대 남성 비즈니스 캐주얼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복안이다.

기존 해외 판권 브랜드 유통망을 늘려 매출 증대도 노리고 있다. 갤러이라는 12월 중순 이탈리아 명품 정장 브랜드 ‘스테파노리치’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에 2호점을 연다. ‘스테파노리치’는 갤러리아백화점 압구정동 명품관에서만 운영됐으나 중국 VIP 고객 등 외국인 매출 비중이 40% 이상인 점을 감안해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롯데백화점 본점에 새 매장을 열기로 한 것이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지난 3월 글로벌 패션사업부를 신설해 본격적인 브랜드 사업 기반을 구축했다”면서 “스테파노리치 추가 출점과 간트 브랜드 사업 전개로 갤러리아 패션사업부문의 경쟁력과 매출이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타미힐피거 가로수길 직영점. 출처=현대백화점그룹

현대백화점그룹도 계열사 패션전문기업 한섬을 내세워 패션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한섬은 지난 2012년 현대백화점그룹에 편입된 후 첫해 매출이 5000억원에도 못 미쳤지만, 지난해 1조 3000억원까지 성장했다. 타임·마임 등 고가 브랜드의 성장과 함께 온라인 유통 채널을 강화한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온라인몰에서 강세를 보였다. 2015년 론칭한 ‘더한섬닷컴’은 4년 만에 올해 목표를 달성했다. 또한 무신사, W컨셉 등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판매 채널로 유통도 확대한 점도 한몫했다. 이에 한섬 여성복 브랜드 SJSJ는 지난 7월부터 현재까지 상하이에 2개 매장을 열고 내년부터는 중국 내 주요 도시의 고급 백화점을 중심으로 매년 10여개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오픈 목표로 온라인 의류 편집숍 플랫폼 오픈을 검토 중이다. 백화점 중심이었던 판매 채널을 온라인·모바일로 확대하며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기 위함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온라인 전용 상품에 최신 트렌드와 고객 니즈를 반영하기 위해 제품 개발 초기 단계부터 온라인 기획팀, 디자이너, 생산 소재 담당자가 함께 논의해 결정하는 ‘집단 기획 방식’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 유러피안 럭셔리 브랜드 바이레도(BYREDO)가 브랜드 최초로 선보인 스니커즈 프라이미벌. 출처=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백화점도 신세계인터내셔날을 필두로 국내 패션 PB브랜드 해외 진출을 본격적으로 추진을 계획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내 패션부문을 신설하고 별도 부문 대표 체제를 갖춘 상태다. 신규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사업기획본부를 신설하고 사업기획본부장에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의 남편인 문성욱 부사장을 선임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온라인 몰 ‘에스아이빌리지(S.I.VILLAGE)'가 올해 11월 최초로 월 매출 100억 원을 돌파했다, 2016년 9월 론칭 이후 3년 만에 거둔 성과다. 자사는 올해 '에스아이빌리지'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90% 이상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스아이빌리지가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이유는 신세계인터내셔날 자체 브랜드의 약진과 입점 브랜드 다양화에 있다. 올해 남성 라인을 새롭게 론칭하며 남녀 토탈 패션 브랜드로 변신한 ‘스튜디오 톰보이’와 여성복 브랜드 ‘보브’는 11월 온라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배 이상 증가했다. 자체 남성 편집숍 ‘맨온더분’도 11월 한 달간 온라인 매출이 전년 대비 3배 올랐다. 수입 패션에서는 럭셔리 패딩 브랜드 에르노가 전년 동기 대비 80% 매출 증가율 보였다.

▲ 신세계인터내셔날 공식 온라인몰 에스아이빌리지. 출처=신세계인터내셔날

뷰티와 리빙상품 매출에도 호조를 보였다. 자체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와 ‘연작’을 비롯해 딥티크, 바이레도, 산타 마리아 노벨라, 아워글래스 등이 큰 인기를 끌면서 화장품 부문의 온라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JAJU)’도 패션, 생활용품 뿐만 아니라 헬스케어, 소형 가전 제품군을 강화하며 전년 대비 매출이 2배 증가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온라인몰은 진입장벽이 낮은 사업 영역인 만큼 경쟁이 매우 치열하기 때문에 차별화와 독자적 경쟁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고가의 상품을 믿고 살 수 있고 다양한 브랜드를 좋은 서비스로 구입할 수 있는 온라인몰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백화점 업계는 지난 몇 년 동안 글로벌 패션 브랜드 판권을 늘리거나 아예 자체 제작 브랜드를 확장해나가고 있다. 명품과 패션 사업이 백화점 매출 증대로 이어지면서 서로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패션 부문은 백화점 업계의 주요 성장 동력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패션사업이 주성장동력으로 밀고 있는 이유는 인사 효과도 있다. 최근 김형종 전 한섬 대표이사가 현대백화점 대표이사로, 차정호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이사가 신세계백화점 대표이사로 선임됐기 때문이다. 유통그룹에서 변방으로 치부됐던 패션 계열사 대표들이 그룹의 핵심인 백화점 수장으로 발탁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인사배치로 백화점업계에서 패션 부문에 대한 입지가 단단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패션·뷰티업계도 패션 계열사 수장들의 잇따른 선전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패션·뷰티업계가 불황을 겪는 상황에서도 성과를 냈다는 것은 경영자의 능력이 그만큼 탁월했다는 증명”이라면서 “유통그룹들도 패션·뷰티 산업의 경쟁력과 성장 가능성을 인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패션 업계는 현재 내수침체의 영향으로 브랜드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이 절실한 상황으로, 얼마나 특색 있는 브랜드를 다양하게 보유하고 있는지가 중요해지는 만큼 백화점 업계의 패션 사업 강화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자연 기자  |  nature@econovill.com  |  승인 2019.12.10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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