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는 CJ푸드월드의 성공으로 CGV청담씨네시티, CJ가로수타운 등 복합공간 사업을 가속화하고 있다.


최근 통통 튀는 브랜드 컬러와 독특한 기업문화로 유통가에서 이름을 날리는 ‘3사’가 있다. 회사의 개성을 대표하는 동시에 경쟁력의 원천이 되기도 하는 이들의 ‘3색(色)’ 스토리를 들여다보자.

음식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꿈꿔볼 만한 새로운 복합 식문화 공간 ‘CJ푸드월드’. 맥도날드나 피자헛 같은 글로벌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 중국 진출에 성공한 몇 안 되는 식품 브랜드로 꼽히는 ‘파리바게뜨’. 990원이라는 ‘착한 가격’의 커피와 수제 머핀으로 입맛을 끌고 있는 ‘마노핀’.

각자 개성과 스타일에 관한 사연이 있는 이들이 모여 통통 튀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기존 틀에 박힌 ‘유니폼’을 자신들만의 스타일로 바꿔 입고는 고정관념을 비웃어 버린다.

CJ푸드월드 | 신개념 외식·쇼핑 공간에 ‘서프라이즈’
오는 4~5월 무렵, 서울 광화문에 CJ푸드월드 2호점이 문을 연다는 소식이 들린다. 지난 7월 서울 중구 쌍림동에 오픈한 1호점의 폭발적 인기에 힘입어 나온 후속작이다. 복합 공간이란 콘셉트 자체가 이색적이고 차별성이 뛰어나 수출 의뢰가 줄을 잇고 있다.

CJ푸드월드는 CJ그룹의 식품 계열사들을 한자리에 모은 신개념 외식·쇼핑 공간이다. CJ그룹 본사 지하 1층과 지상 1층 등 2개 층에 비비고, 빕스, 제일제면소, 뚜레쥬르, 행복한콩, 삼호어묵, 백설관, 프레시안, 올리브영 등 CJ의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는, 이를테면 푸드편집숍인 셈이다. 365일 연중 무휴 개방 공간인 이곳이 원래 고객을 위한, 고객에게 열린 공간은 아니었단다.

처음엔 그저 지하에 직원 구내식당을 작게 만들어보자는 의도로 출발했다. 회사 주변에 마땅히 식사할 만한 데가 없어서였다. 다만, 건강한 식문화를 이끌어가는 기업으로서 앞서가는 식문화를 창출하기 위해 공간을 재미있게 만들어보자는 직원들의 의기투합은 있었다. 내부 고객인 직원들의 복지를 중요하게 여기는 기업문화가 이러한 아이디어로 나오게 된 배경이다.

CJ푸드월드는 CJ그룹 노희영 브랜드전략고문이 진두지휘, 총괄한 작품이다. 푸드컨설턴트로서 호면당, 느리게걷기, 갤러리아백화점 푸드코트 등 다수의 레스토랑을 컨설팅했으며 웰빙 퓨전 레스토랑&프리미엄 제과 ‘마켓오’를 총괄 기획했다. 업계에서는 뛰어난 아이디어와 지칠 줄 모르는 열정으로 유명하다.

현재 CJ로 옮겨 비비고, 뚜레쥬르 등의 외식 브랜드와 백설, 프레시안, 행복한콩 등 식품 브랜드를 비롯해 그룹 전체의 브랜드&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총괄하고 있다. 20여명의 ‘노희영 사단’의 솜씨가 발휘된 독특한 공간이었다.

직원들만의 공간으로 만들었기에 외부에 개방할 생각은 없었다가 자연스레 공개가 된 사례다. 그런데 웬걸. 문을 연 지 두 달 사이 100여개 업체가 다녀갔다. 벤치마킹 및 투어 등의 요청이 끊이지 않았다. 심지어 외국인 관광코스 프로그램도 껴있었다.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린 것이었다. 계열 브랜드들의 매출도 늘었다.

직원들은 의아해했다. 도대체 뭐가 그렇게 인기가 있을까. 결국 단순한 매장이 아니라 소비자의 다채로운 기호를 반영하고 지역에 밀착된 새로운 공간을 창조해 볼거리와 먹을거리, 흥미, 즐거움 등을 추구한 게 통했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CJ푸드월드는 단순히 직원들이 먹고 마실 수 있는 공간이 아니다. 직원들이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창출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푸드월드에 들어와 있는 행복한콩에서는 두부가 나오는 시간이 있다. 그 두부로 콩비지찌개, 된장찌개 등 매일 다른 메뉴를 선보이는데 직원들의 아이디어가 반영되거나 이를 통해 되레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는 전언이다. 일반 소비자도 ‘이렇게 응용할 수 있겠구나’ 정보를 얻어갈 수 있다.

계열사들의 화합도 한몫했다. 따로 떨어져 있던 백설관, 삼호어묵, 행복한콩을 한 공간에 모았더니 아이디어들이 더 많이, 더 깊이, 더 다채롭게 창출되는 시너지효과를 냈다. 또 마케팅 프로모션 등을 바로 테스트 해보고 반영 여부도 고려할 수 있다.

삼호어묵의 경우 삶은 어묵, 튀김 어묵 제품이 대부분인데 기름기를 빼 수분감이 살아있는 구운 어묵을 판매해 봤다. 인기가 너무 좋아 당장 ‘더 건강한 구운 어묵’이란 제품으로 만들어 출시했다. 아이디어를 내고 테스트해서 반영, 제품을 출시하기까지 한 달도 채 안 걸렸다. 제품 출시 사이클은 한 달 넘게 걸리는 것이 보통이다.

오히려 직원들이 자사 제품에 대해 ‘우리 것인데 왜 이래?“하며 날카로운 시선으로 보기 때문에 평가도 훨씬 냉철하고 정확하게 할 수 있단다. 푸드월드가 잘 나가자, 외식업체 두 곳에서 이를 벤치마킹해 유사 콘셉트의 복합공간을 선보였다.

푸드월드의 성공으로 지난해 10월 CGV청담씨네시티, 11월 CJ가로수타운을 여는 등 CJ는 복합공간 사업을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특히 강남의 랜드마크이자 문화아이콘이 될 CGV청담씨네시티는 ‘부티끄 시네마’를 콘셉트로 고급스러우면서도 개성 강한 점이 특징이다.

미국 뉴욕 빈티지 디자인과 다른 상영관에서 만나 볼 수 없는 놀라운 사운드 시스템, 고객이 스스로 원하는 콘셉트에 맞춰 모든 것을 재구성할 수 있는 공간 등을 갖췄는데 하드웨어적인 진화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조만간 또 다른 차원의 깜짝 놀랄 만한 색다른 복합공간이 기다리고 있으니 기대해도 좋다는 귀띔이다.

파리바게뜨 | 중국인이 홀딱 반한 ‘케이크 교실’
2004년 어느 날, 중국 도심에서 ‘케이크 교실’ 행사가 열렸다. 현지 언론인들이 초대됐다. 참석자들은 한국 유명 베이커리 브랜드의 빵을 입에 넣었다. 점포를 오픈하기 전,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제품 시식회였다.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그 뒤, 이 베이커리 회사는 아예 인근 지역 고객들을 섭외해 정기적으로 케이크교실을 열었다.

SPC그룹은 중국 상하이의 파리바게뜨를 시작으로 베이징, 텐진 등에 70여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기업 및 단체 모임을 섭외해 가족들이 직접 케이크를 만들 수 있도록 꾸몄다. 빵이 세팅돼 있는 기본틀을 제공하면 고객이 직접 시트 위에 생크림을 바르고 과일을 꽂아 케이크를 완성하는 것이었다. 중국인들은 이런 체험을 해볼 기회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신기해하고 재미있어 했다. 케이크교실은 지금까지 500회 이상 진행됐으며, 파리바게뜨의 대중 친화적 이미지를 높여주는 독특한 문화활동으로 자리잡았다.

다른 경쟁업체들이 앞다퉈 모방할 정도로 히트를 친 사례였다. 덕분에 현지에서 인지도가 전무했던 이 베이커리 브랜드는 입소문을 타고 큰 홍보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SPC그룹이 운영하는 파리바게뜨. 케이크교실이 브랜드 홍보에 큰 역할을 한 건 사실이지만 아직 고무되기엔 일렀다. 우리와 너무 다른 중국인과 중국문화를 유심히 좀 더 관찰해야 했다. 중국인들은 한국인과 달리 베이커리 구매 패턴에서 차이가 났다. 더 기름지고 내용물이 많이 들어간 조리빵을 좋아하는 거였다.

크림이 풍부하게 들어간 도넛을 비롯해 식빵류도 곡물이 다량 들어간 제품을 주로 찾았다. 그래서 고안했다. 파리바게뜨 본래의 주력 제품인 유럽식 패스트리 코너 외에 현지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조리빵 코너를 강화하고 갓 구운 조리빵을 따뜻한 상태로 진열해 판매했다.

매장에서 갓 구워 판매하는 ‘베이크 오프(bake-off) 시스템’도 중국의 베이커리 매장에선 찾아볼 수 없는 이색 시스템. 베이크오프 시스템은 1988년 파리바게뜨가 국내 업계 최초로 도입, 매장에서 직접 구워 신선한 제품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국내와 마찬가지로 당시 중국 베이커리 업계도 완제품을 진열·판매하는 형태였다.

파리바게뜨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 빵 굽는 냄새가 고객의 후각을 자극하고, 갓 구워 나온 뜨거운 빵이 식감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신선도의 차별화에서 기존 베이커리 매장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문화적으로도 크게 어필했다. 2004년 진출 당시 중국 베이커리 시장은 한국의 1980년대 초반 업계 분위기와 비슷했다. 대부분 작은 매장에 완제품을 진열·판매하는 수준이었다. 파리바게뜨는 ‘베이커리 카페’라는 콘셉트로 베이커리 제품과 카페라는 공간을 접목시켰다. 제품 종류도 200여 가지를 넘게 갖췄다. 단순히 빵만 파는 공간에서 벗어나 케이크, 샌드위치, 선물, 음료 등 다양한 제품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다가갔다.

이는 2030 젊은 화이트칼라 세대를 대변하는 문화코드로 인정받고 있다. 중국인들의 반응은 이렇다. 스타벅스가 프리미엄 커피의 대표 브랜드라면, 파리바게뜨는 프리미엄 베이커리의 대표 브랜드로 꼽는다.

유럽과 한국 스타일뿐 아니라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제품까지 300여종이 넘는 다채로운 상품 구성도 눈여겨 볼만하다. 대부분의 현지 베이커리에서는 케이크 판매율이 좋지 않아 실제 제품을 진열하지 못하고 모형을 만들어 예약 주문을 받고 판다.

파리바게뜨는 한국과 같이 생크림, 버터, 초코 케이크를 실물 제품으로 만들어 쇼케이스에 가득 진열해 놓고 판매했다. 더욱이 주로 생일에만 케이크를 구매하는 현지인들에게 각종 기념일에도 케이크를 구매하도록 유도했다.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함으로써 케이크 판매율을 이전보다 3배 이상 높였다. 거의 국내 수준과 맞먹는 25%에 이른다.

샌드위치의 경우 거의 블루오션이었다. 현지에서 존재감을 찾기 어려웠다. 채소를 데쳐 먹는 식문화로 인해 생채소가 들어간 샌드위치 제품을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파리바게뜨는 우수한 샌드위치 제품을 강점으로 시장을 키웠다. 현재 판매점유율은 8% 수준으로 상승했다.

베이징의 중심지이며 유명 쇼핑몰이자 관광지인 ‘더 플레이스’에 가면 쇼핑몰 중심지에 위치한 파리바게뜨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서울의 명동과 같은 베이징 유명 상권인 왕푸징과 텐진(화북), 상하이, 항저우, 쿤산(화동), 난징(南京)등에서도 파리바게뜨를 쉽게 만날 수 있다. SPC그룹은 2004년 9월 중국 상하이의 파리바게뜨 진출을 시작으로 2012년 1월 현재 중국 베이징, 텐진 등에 70여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국내 베이커리 업계 최초로 난징(南京)에 진출, 이를 필두로 2012년에는 다롄(大連), 충칭(重慶)등에 진출해 동북3성, 사천성까지 신규 거점을 확대할 예정이다. 국내 대표 베이커리에서 중국 대륙의 가장 경쟁력 있는 고급 베이커리 브랜드로 파리바게뜨의 위상이 하루가 다르게 높아갔다.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구축되면서 2009년 텐진의 하이신(海信) 백화점에서 입점을 요청해 오기도 했다. 당시 백화점 측은 임대료 2년 면제, 인테리어 비용 제공 등의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중국의 벽을 뚫으려고 국내 업체들이 거센 도전을 하고 있지만 외국과 비교할 때 파리바게뜨가 승승장구하는 건 의미가 깊다. 파리바게뜨의 선전은 ▶사업 시작 전에 충분한 현지 시장 조사와 진출 전략을 세웠다는 것 ▶브랜드 빌딩(Brand Building)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을 했다는 것 ▶현지화 전략, 즉 유연한 변화와 대응 등 3박자가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본다.

우선 1990년대 중반부터 중국 현지에 직원들을 파견해 수년 동안 식음료와 외식 시장은 물론 상권에 대한 철저한 조사 및 분석을 진행, 사전에 치밀한 진출 전략을 마련했던 게 주효했다.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라서 눈을 돌린 게 아니었다. 글로벌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한 과정 중 하나였다. 아울러 해외 사업 성공의 가장 큰 요소인 중국 전문가 인재 양성에도 아낌없이 투자했다. 소위 ‘중국사업의 수업료’라는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하고 빠른 시간 내에 안착했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브랜드 빌딩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했다. 파리바게뜨는 브랜드를 하이 포지셔닝에서 시작했다. 중국 상위층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브랜드로 인식되다보니 자연스레 중상층 소비자까지 끌어올리는 효과를 봤다.

중국의 1인당 국민소득과 소비력을 짐작해 중저가 브랜드로 자리하다보면 상위층, 중상층 실제 소비자까지 놓칠 수 있는 우려가 있었던 것. 파리바게뜨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만큼 더 많은 점포 개점을 위해서는 낮고 넓은 대중적 브랜드로서의 친숙감을 배가하는 노력이 필요했다.

중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사업 초기부터 다양하고 효과있는 마케팅과 이벤트 활동을 진행한 점도 한몫했다. 케이크교실을 비롯해 HSBC국제골프대회, F-1경기대회 등 대형행사의 파트너로 참여해 지속적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애썼다. 특히 베이징올림픽 정식공급상, 그리고 AAA(신뢰·품질·서비스 우수 기업) 브랜드 수상은 파리바게뜨가 현지인들의 믿음과 신뢰를 얻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셋째는 현지화 전략, 즉 유연한 변화와 대응이었다. 현지화 전략은 많은 한국 기업들이 중국시장에서 취약한 부분이다. 파리바게뜨는 현지인들의 기호와 선호도를 치밀하게 분석해 현지화된 제품을 출시했다. 더불어 독특한 마케팅 기법을 펼쳐 보임으로써 가장 효과적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고 있다.

특히 중국인들의 입맛에 맞춘 메뉴 개발에 주력했다. 고기를 좋아하는 중국인의 식성을 반영해 빵 위에 쇠고기 가루를 가득 얹은 육송빵을 비롯해 국내보다 기름진 내용물이 많이 들어간 제품을 선보였다.

파리바게뜨에 대한 높은 평가와 위상은 현지 베이커리 업계 종사자들의 선진 베이커리 연수지역이 바뀌게 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유럽이나 일본에서 한국으로 변경됐으니 말이다.

2008년부터 중국베이커리공회와 중국베이커리협회 회원들이 중국 베이커리의 미래 모습을 한국의 SPC와 파리바게뜨에서 찾고 있다. 중국베이커리공회와 베이커리협회는 10만 개가 넘는 중국 베이커리 관련 업계 종사자들이 속해 있을 정도로 권위있는 단체다.

중국시장에서 해외 베이커리 브랜드가 성공하는 예를 찾아보긴 쉽지 않다. 그만큼 중국 소비자들의 식습관을 이해한 현지화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프랑스의 가장 유명한 브랜드인 ‘폴’과 ‘포숑’도 각각 상하이와 베이징에서 의욕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가 수년만에 문을 닫고 철수한 바 있다. '세계 제빵 기업‘은 SPC그룹의 커다란 비전이다. 누군가 그랬다. 파리바게뜨가 유럽 베이커리 문화의 프랑스 ‘파리’에도 곧 진출해 돌풍을 일으킬 것 같다고.

마노핀 | 990원 지하철역 커피 ‘기발한 발상’
많은 인파로 항상 북적거리는 지하철 2호선 신촌역. 역사 안을 걷다가 눈에 확 들어온 곳이 있다. 10평 내외의 공간에 자리한 ‘마노핀’이라는 작은 커피 전문점이다. 왜냐고? 아메리카노 1잔(스몰 사이즈 기준) 가격이 990원이란다. 아무리 저렴해도 1000원인데. 900원대로 내걸어 판매하는 걸 보니 차별성이 있었다.

‘990원’의 착한 가격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수제 머핀 커피전문점 ‘마노핀’.


카페라테, 카푸치노, 카페모카 등(스몰 사이즈 기준) 다른 커피도 1000원 후반~2000원 초반대였다. ‘싼 값’에 이끌려 주문대 앞으로 다가갔다. 990원짜리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매장 앞에 디스플레이된 앙증맞은 머핀들. 색과 모양이 예뻐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1000원, 2000원대 가격으로 부담 없이 머핀도 함께 주문했다. ‘싼 게 비지떡’이란 말도 있는데 과연 맛있을까?

‘카페 천국’ ‘커피공화국’이란 말이 등장하고 엎어지면 코 닿을 데가 커피전문점이라고 하는데 포화된 국내 커피시장에서 승산은 있을까 싶었다. 마노핀은 미스터피자가 운영하는 수제머핀 커피전문점으로. 2008년 1호 이대점으로 시작한 신생 브랜드다. 근래 들어 지하철역 내에서 자주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11월, 역내에서만 ‘마노핀 익스프레스’라는 매장으로 20개점이 동시 오픈했으니 말이다. 두드러지는 성장세를 바탕으로 올해는 지난해보다 매장 출점이 두배 가량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올 3월부터는 익스프레스 매장을 대상으로 가맹 사업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인기 비결은 ‘착한 가격’과 ‘제품력’에 있었다. 990원이란 가격은 어떻게 책정됐을까. 저마진을 감수하고 가격 정책을 고민하던 시점에서 1000원샵 또는 미국의 99센트 샵 등의 가격 정책이 특히 숫자 9를 활용한 마케팅을 진행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이들 회사를 연구하면서 자연스럽게 ‘마노핀 익스프레스’의 아메리카노 가격을 990원으로 책정하게 된 것.

또 브라질, 콜롬비아 등에서 생산되는 최상급 생두만을 직수입해 직접 로스팅함으로써 거품을 뺐기 때문에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도 줄일 수 있었다는 얘기다. ‘프리미엄 커피의 대중화’를 위해 본사 마진을 줄이고 착한 가격 정책 원칙을 계속 고수하겠다는 게 마노핀의 입장이다.

하지만 ‘990원’이라는 가격에 대해 품질을 의심하는 시선은 마노핀이 풀어가야 할 숙제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회사 연구개발(R&D) 부문에서는 정기적인 시장 조사를 통해 매월 3~4종의 신제품 및 시즌 제품을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 품질경영팀 역시 분기별로 엄격한 자가품질 테스트를 실시해 고품질의 커피와 수제 머핀을 선보이고 매월 로스팅 업체와 커핑 테스트를 진행해 품질력을 유지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마노핀은 지하철역을 주요 상권으로 공략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한 국내 커피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든 불리함을 극복하고자 지하철 상권의 이점을 십분 활용하기 위해서란다. 지하철은 서울시민의 발이 되는 중요한 교통수단이다.

전통적으로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한 역세권은 최고의 상권 중 하나로 꼽혔으나 이제는 그 상권이 외부가 아닌 역 안으로 범위가 넓어지는 추세다. 계속되는 불황 때문에 개인 차량으로 이동하기 보다는 대중교통 선호하는 시민들이 늘면서 지하철은 가장 중요한 상권으로 떠올랐다.

아울러 프리미엄 커피를 대중화하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라고 판단했다. 지하철은 고객 확보를 하기 위한 홍보 활동에 대한 부담이 적고 ‘착한 가격, 착한 커피’ 제공이 가능하다는 것. 덧붙여 로드숍보다 날씨의 영향을 적게 받고 항상 많은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았다.

마노핀은 현재 지하철 내 익스프레스 27개 외에도 갤러리 6개, 백화점 5개 매장을 포함해 총 38개점이 운영되고 있다. 미스터피자의 매장은 전체 420개점에(국내 395개, 해외 25개) 달한다. 미스터피자의 세계화 가동에 맞춰 마노핀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했다. 이로써 명실상부한 외식그룹으로서의 자리를 굳히겠다는 포부다.

이색 공간 ‘CGV청담씨네시티’엔 이런 곳이…

기아자동차 콜래보레이션 : 디자인을 선도하는 기아자동차가 젊은 고객들을 위해 디자인한 신개념 엔터테인먼트 공간. 복층 구조로 설계된 상영관으로 5층은 180석, 6층은 20석으로 구성돼 있다. 상영관 내부의 의자부터 로비의 벽면까지 기아자동차만의 차별화된 감성을 담은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특히 사방에 스크린을 설치함으로써 특정 영상을 통해 객석에서 마치 자동차를 타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가상 브랜드 체험도 가능하다. 자동차를 타고 가면서 현장을 생생하게 보는 것같은 느낌으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4DX : CGV 4D플렉스의 결정판. 이름 역시 기존의 4D플렉스를 뛰어 넘는다는 ‘강력함’을 전달하고자 4DX로 명명했다. CGV 4DX는 의자의 모션 효과와 환경 효과를 업그레이드해 기존에 볼 수 없었던 강력한 재미를 선사한다.

특히 의자 모션에 변화를 줘서 상하-좌우-앞뒤로 이뤄졌던 3축 모션을 배를 타고 항해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좌우 수평 모션을 추가, 4축 모션을 구축함으로써 더 다이내믹하고 사실적인 모션을 구현하게 됐다. 의자 디자인도 기존의 4D 의자보다 더 크고 안락해졌다.

전희진 기자 hsm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