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셀’코리아를 넘어 ‘엑시트’코리아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속에 외국인 매도세가 정점을 지나 외국인 순매도 강도는 점차 약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셀’코리아에서도 외국인은 일부 종목을 매수하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달 7일부터 이달 5일까지 21거래일 연속 순매도했다. 이 기간 순매도 금액은 총 5조706억원이다. 외국인의 ‘팔자’ 행진으로 이 기간 코스피는 3.89% 하락했다. 지난 6일 순매도를 이어가던 외국인은 22거래일 만에 ‘사자’로 돌아서며 427억원 규모를 순매수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 매도세는 정점은 지났다. 외국인 순매도 강도는 점차 약화될 것”이라며 “12월을 기점으로 외국인 수급이 개선돼 4~5개월간 이어질 것을 기대한다”고 판단했다.

이 기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카카오로 197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뒤이어 삼성전기 1011억원, 스튜디오드래곤 943억원, F&F 703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 589억원, 엠씨넥스 559억원, LG이노텍 405억원, 삼성엔지니어링 371억원, LG전자 364억원 등이 외국인 순매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한 달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 상위 10개는 모두 성장성이 실적 개선으로 가시화되고 있어 내년 영업이익 시장 전망치가 개선됐거나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매력이 높아진 주식들이었다.

김동희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특히 한 달간 가장 많은 순매수액을 기록한 카카오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지난해보다 170.37% 급증한 1971억원, 매출은 27.15% 증가한 3조733억원으로 추정된다”면서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올해 추정치보다 103.75% 늘어난 4016억원, 매출도 21.64% 증가한 3조7383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카카오는 3400만의 월활성이용자수(MAU)를 보유한 국민 메시저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벌이고 있는 기업간거래(B2B) 광고 사업인 ‘톡보드(카카오톡 채팅목록 상단 광고)’가 올해 크게 성장했다. 카카오의 B2B사업은 그동안 기업·소비자간 거래(B2C) 사업에서 수익 창출에 약점을 보이던 자사에 안정적인 캐시카우를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돼 외국인 매수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내년에는 광고 매출 성장세에 더해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를 통한 신규 비즈니스까지 수익 창출을 본격화할 것”이라며 “카카오 자회사인 카카오페이지가 내년 상반기 중 기업공개 기대를 받고 있는 만큼 주가 상승의 추가 동력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은 삼성전기, LG이노텍 등 스마트폰 관련주도 순매수했다. 내년 5G(5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어서 실적 반등이 예고돼 있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기는 내년 패키지기판 호황과 5G 확산의 수혜를 입을 것”이라면서 “삼성전기의 내년 매출액은 올해 대비 14% 늘어난 9조4967억원, 영업이익은 16% 증가한 814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MLCC는 과거 2년여 전 대비 31% 상승한 혼합평균판매단가(blended ASP) 기반으로 가동률이 올라가면 예상보다 양호한 수익성 시현이 기대된다"면서 ”모듈은 신규 아이템 ‘mmWave’ 안테나 공급이 결정되면 하반기부터 유의미한 실적 기여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LG이노텍도 내년 1분기 353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부진했던 올 1분기(영업손실 114억원) 대비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내년 연간 영업이익은 4443억원으로 올해보다 25.9%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주요 고객사인 애플이 아이폰에 탑재하는 카메라모듈을 늘리면서 내년 상반기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1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