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LG 및 SK, 현대차그룹 등 국내 주요 대기업의 연말인사가 차례로 진행된 가운데 삼성그룹의 인사가 발표되지 않아 업계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인사에 시선이 집중되는 가운데 복수의 삼성전자 관계자들 사이에서 “조만간 발표될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가 연말인사를 통해 현 체제를 최대한 유지하는 선으로 가닥을 잡는다는 말이 나오지만, 일각에서는 변화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발표 임박?

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의 연말인사는 당초 12월 초 단행될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예정된 시일을 넘기며 결국 인사발표는 이뤄지지 않았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파기환송심 상황에 따라 일정이 출렁이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근 삼성전자와 협력하고 있는 글로벌 파트너사의 대형 이벤트가 열렸고, 삼성전자가 해당 이벤트에 참여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올해는 불참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연말인사가 늦어지며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갈피를 못잡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당초 이 부회장 파기환송심은 이르면 올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증인신청 등이 추가되며 예상보다 길어지는 분위기다. 일각에서 결심과 선고 공판까지 고려하면 재판 일정은 내년 3월까지 늘어질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인사를 길게 끌지는 않을 것’이라는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때문에 연말인사가 늦어질 경우 외부에 ‘그릇된 신호’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11월 22일과 12월 6일 재판부의 공판 일정이 연이어 진행됐고 다음 재판이 내년 1월 17일로 잡힌 상황에서 삼성이 조만간 인사발표를 할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그룹 인사가 극단적으로 늦어질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지만, 일단은 수습 차원에서 인사 발표를 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삼성전자 3K 체제는?

삼성그룹의 연말인사가 늦어지는 상황에서,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에 재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현 상황에서는 DS의 김기남 부회장, CE의 김현석 사장, IM의 고동진 사장의 유임이 점쳐진다. 미중 무역전쟁 및 한일 경제전쟁 등 외부의 경영 환경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의 재판 등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사장단 교체’라는 파격을 단행하기에는 리스크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고 사장의 경우 일각에서는 IM부문 사령탑에서 물러나 ‘경영이선’으로 물러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갤럭시 신화의 부활을 이끄는 있는 고 사장에 대한 회사의 신임은 여전히 크지만, 삼성전자 내외부에서는 고 사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퇴진 의사를 밝혔으나 회사측에서 만류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그러나 삼성전자 관계자는 “그런 상황은 벌어지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말을 아꼈다.

만약 고동진 사장이 교체된다면 후임은 노태문 IM부문 개발실장이라는 말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김 부회장의 경우 삼성전자 반도체 역량을 끌어올린 주역이기 때문에 일단은 유임에 무게가 쏠린다. 60세 이상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는 60세룰이 변수지만 김 부회장은 이미 지난해 60세룰을 이겨냈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는 유임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삼성전자 전체 연말 임원인사는 최소수준으로 단행될 가능성이 높지만,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경영 불확실성에 빠진 상황에서 강력한 동력 창출을 위해 오히려 많은 숫자의 임원 승진자를 배출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상무보 승진 대상자를 크게 늘리는 선에서 일종의 속도조절을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