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마윈 중국 알리바바 공동창업자가 6일 도쿄대에서 열린 도쿄포럼에 참석해 대담을 하고 있다. 출처=SK

# 우린 둘 다 조금 미쳤습니다. - 마윈을 보면서 손정의의 발언
# 우리는 미쳤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바보가 아닙니다. - 손정의의 발언에 마윈의 대답

[이코노믹리뷰=황대영 기자] 아시아 ICT 경제를 이끄는 두 거장이 6일(현지시간) 만났다. 바로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손정의 회장과 중국 알리바바그룹 마윈 공동창업자다. 그들은 최종현학술원과 도쿄대가 공동 개최한 도쿄포럼에서 이 같은 대화를 나눴다.

ICT 업계 두 거장의 만남은 19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0년 중국에서 투자 사업을 진행한 손정의 회장은 유일하게 돈을 요구하지 않았고, 사업계획 조차 없는 사람이 바로 마윈이라고 설명했다. 손 회장은 단지 10분 만남 후 2000만달러를 투자하게 된 배경에 대해 "전투적인 정신"이라고 말했다.

당시 손 회장은 먼저 20만달러를 투자하고 추가적으로 5000만달러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마윈은 거액의 금액을 거절하고 2000만달러만 투자 받았다.

손 회장은 투자금으로 알리바바의 지분 32%을 확보했다. 소프트뱅크는 2014년 알리바바가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될 때 지분 일부를 판매해 8억6000만달러를 회수했으며, 아직 남은 약 26%의 지분 가치는 약 1300억달러에 달한다.

손 회장은 마윈의 첫 만남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손 회장은 "중국에서 만난 다른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열정과 진정한 믿음이 있지 않았다"라면서 "(마윈의 투자 결정은) 순전히 감으로 진행됐다"라고 말했다.

물론 이런 감으로 진행되는 손 회장의 투자 방식이 성공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공유오피스 위워크의 투자금 46억달러를 상각한 것은 대표적인 실패 사례다. 또 우버와 슬랙 역시 고점 대비 주가가 하락해 손 회장에게 영업손실을 안겨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 회장은 투자 스타일을 바꾸지 않을 계획이다. 손 회장은 퇴임 후에도 소프트뱅크가 지속되기를 원하며, 이를 보장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수백개의 회사와 기술이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손 회장의 투자 스타일에 대해 마윈은 찬사를 보냈다. 마윈은 "그는 아마도 전세계에서 투자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용기를 가지고 있다. 아마도 전세계에서 그와 같은 용기를 가진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손 회장은 "하지만 가끔 너무 많은 돈을 잃는다"라고 답했다. 이어 "(마윈에게 투자한 것에 대해) 나는 그에게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단지 몇 분만에 마윈이 수십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며 "우리 둘 다 조금 미쳤다"라고 말했다.

마윈은 "그렇다. 사람들은 우리가 미쳤다고 말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바보가 아닙니다. 우리는 미쳤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바보가 되어서는 안됩니다"라고 답했다.

한편 지난달 알리바바는 홍콩에서 2차 상장을 진행 중이다. 이 상장은 올해 사우디 아람코, 우버에 앞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주가로 130억 달러를 끌어모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