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정다희 기자] KB증권은 중국동방항공이 해외기업으로는 최초로 국내에서 원화 3000억원의 QIB(Qualified Institutional Buyers, 적격기관투자자대상증권)채권 발행에 성공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발행은 KB증권이 단독 주관해 인수했다.

채권은 만기 3년에 발행금리 2.40%로 중국동방항공의 100% 자회사인 동항해외유한공사가 발행하고 중국동방항공이 원리금 전액을 적시 보증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이번 발행으로 조달하는 자금은 해외채무 상환과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중국동방항공은 지난 2017년 싱가폴에서 3년 만기 싱가폴달러표시채권 5억 싱가폴달러(약 4300억원)를, 지난해 일본에서는 엔화표시채권 500억엔(약 5500억원)을 발행한 바 있다. 올해 한국에서는 아리랑본드(외국 기업이 한국에서 발행한 원화 채권)를 발행했다.

중국동방항공은 중국 국무원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이하국자위) 소속 중앙 공기업으로 에어차이나(중국국제항공), 중국남방항공과 함께 중국 3대 국적 항공사다. 또한 1997년 상하이, 홍콩, 뉴욕 증권거래소에 동시 상장된 최초의 중국항공사로 한국에서는 서울지사가 영업 중이다.

중국동방항공은 지난 2016년 9월에 만기 3년의 1750억원 규모 아리랑본드를 발행해 올해 9월 28일 전액 상환했다. 당시 발행된 1750억원 중 1200억원은 KDB 산업은행 보증을 통해 AAA등급으로 발행했다. 이번 발행은 개선된 국내 인지도를 바탕으로 국내금융기관 보증 없이 자체신용으로만 이뤄졌다. 발행규모 확대와 함께 국고 대비 스프레드(발행일 전일 기준)도 2016년 대비 154.3bp에서 98bp으로 낮추는 등 발행조건을 크게 개선했다. 이번 신용평가는 한국신용평가에서 진행했으며 AA- Stable등급을 받았다.

KB증권은 이번 발행을 위해 국내외 유수의 법무법인 5개사가 중첩적 법률지원을 맡고 국내법을 준거법으로 해 분쟁시 대항력을 높이는 한편 한국예탁결제원 등록발행, 국민은행을 수탁은행으로 지정하는 등 국내기업의 채권방식을 구현해 투자 접근성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또한 국내 최초로 QIB제도를 활용해 거래 유동성을 강화했다. QIB채권은 적격기관투자자 대상으로만 거래되고 사모와 달리 권종이나 투자자수의 제한 없이 자유로운 매매가 가능한 준공모 성격의 채권이다.

주태영 KB증권 기업금융1본부장은 "많은 해외기업이 국내자본시장에서의 조달에 관심이 많으며 기대 또한 크다"면서 "앞으로도 해외 현지법인과의 협업을 통해 국내 1위의 채권명가에 걸맞는 해외기업의 국내자금조달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