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이케아코리아(대표 프레드릭 요한손)가 줄곧 강조해온 사업 비전인 ‘많은 고객이 행복을 느끼는 집을 꾸민다’를 실현하기 위해 고객 접점을 강화하고 있다. 이케아 매장을 신규 출점하는 전략도 비전 달성을 위한 방안의 일환이다.

▲ 경기 용인시 기흥구에 위치한 이케아 기흥점 외부 전경. 출처= 이케아코리아

5일 용인시 기흥구 소재 이케아 기흥점을 찾았다. 일주일 뒤인 12일 정식 오픈을 앞둔 기흥점의 내부에선 직원들이 오픈을 위한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었다. 비어있는 수납 공간에 상품을 채워 넣거나 액자 등 인테리어 요소를 설치하고 있었다.

기흥점 실내는 기존 두 점포인 광명점, 고양점과 비교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수 많은 상품들이 넓은 이동 경로를 보기 좋게 둘러싸고 있었다. 곧 방문객들을 맞고 안내할 직원들의 표정은 밝았고 움직임도 경쾌했다.

이케아가 기흥점의 차별성으로 강조하는 부분은 디지털 서비스·영유아 고객 솔루션·수도권 남부 입지 등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기흥점 내부에는 기존 두 매장에 없는 각종 디지털 서비스들이 갖춰져 있었다. 이케아가 작년 8월 온라인쇼핑 수요를 고려해 온라인몰 ‘이케아몰’을 본격적으로 운영한 데 이어 디지털 솔루션의 역량을 강화하려는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매장 곳곳에 터치 기능이 도입된 모니터가 자리잡고 있었다. 고객들은 모니터를 통해 이케아 멤버십 서비스 ‘이케아 패밀리’에 가입할 수 있다. 긴 세로 형태의 디지털 사이니지에는 상품·매장 정보 등을 제공받을 수 있는 QR코드가 표시되고 있었다. 고양이 그래픽이 영사기를 통해 내벽에 투영돼, 실물 제품 위치를 따라 움직이기도 했다.

이케아는 국내 시장에서 5만㎡ 대규모의 창고형 매장이라는 오프라인 강점을 앞세워 왔다. 디지털 솔루션은 이케아의 온라인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오프라인 매장의 장점을 더욱 부각시키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 1층 홀에 조성된 반응형 투영 콘텐츠. 흑백 그림을 밟으면 색상이 덧칠된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이케아는 기흥점의 주요 공략층인 ‘영·유아 자녀를 둔 가정’의 니즈를 충족시키는데도 디지털 솔루션을 활용하고 있었다. 매장 입구에서 안쪽으로 10m 가량 들어가니 홀 바닥에 흑백 그림이 영사기를 통해 투영되고 있었다. 어린이 고객들이 그림을 밟으면 해당 지점에만 색상이 칠해진다. 이밖에 화면에 얼굴을 비추면 각종 애니메이션 효과가 나타나는 콘텐츠도 제공된다.

▲ 어린이 고객을 위한 소형 카트.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이케아는 어린이 고객의 취향을 만족시켜주기 위해 다양한 솔루션을 기흥점에 도입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상품 위치다. 이케아에 따르면 광명점·고양점 두 점포의 전시장 초입에는 조리 도구 등 주방용품이 비치돼 있다. 반면 기흥점의 같은 위치에는 일상용품을 분류하거나 보관할 수 있는 각종 수납용품들이 자리잡고 있다.

이케아 기흥점은 매장 설립을 기획하고 구축하는 기간 동안 인근 주민들을 직접 찾아갔다. 기흥점의 잠재고객인 주민들로부터 일상적인 고충을 들었다. 당시 이케아 구성원들이 만난 주민들 가운데 영·유아 자녀를 둔 가정이 많았다.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산업집적단지(클러스터)를 설립하고 용인에 수도권 관역 급행철도(GTA-X)가 구축됨에 따른 현상이다.

잠재 고객들은 어린 자녀들을 키우는 데 필요한 용품을 가까운 곳에서 쉽게 구하길 원했다. 이케아 기흥점은 주민들의 수요를 겨냥해 육아에 필요한 정리·수납 솔루션을 구축하는 데 공들이고 있었다.

▲ 지하 1층에 자리잡고 있는 상품 진열 창고. 기흥점은 차별화를 도모하면서도 기존 두 매장과 공통적인 구성 요소들을 많이 갖추고 있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기흥점이 특정 타깃을 두고 있지만 상품 구성까지 타 점포와 차별화한 것은 아니었다. 기흥점은 기존 매장과 같은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다만 상품 진열 위치를 비롯해 쇼룸 등 공간 솔루션에 있어 차별점을 뒀다.

이케아 기흥점은 용인 시내 주민들의 니즈를 매장 구성 방식에 적극 반영했지만 수도권 남부 지역을 전반적으로 공략한다. 기흥점에서 차량으로 한 시간 안에 도달할 수 있는 반경 50㎞ 내 권역은 대부분 경기도 지역이다. 기흥점이 더 많은 고객들에게 방문할 명분을 제공할 수 있다면 충북 지역이나 강원 남부 지역의 주민들도 끌어들일 수 있을 만한 위치다.

▲ 쇼룸 테마를 안내하는 조명 안내판.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창고형 매장이라는 특장점을 토대로 차별적 감성을 내세우는 전략은 더 많은 고객들을 끌어들이기에 유효해 보인다. 전세계 이케아 매장에서는 최초로 인테리어 솔루션이나 아이디어를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직원 ‘홈퍼니싱 코치’를 배치한 점도 주목받을 만하다.

이케아는 2014년 국내 진출한지 5년 째 된 올해까지 세 개 매장을 내는 데 그쳤다. 하지만 작년 기준 매출액 5000억원을 돌파하며 국내 인테리어 솔루션 업계 3위 기업에 올랐다. 핵심 상권에서 동떨어진 지역에 거대한 매장을 세우고 가성비를 앞세운 제품을 판매하며 세운 기록이다.

그동안 많은 우리나라 고객들이 이케아 마니아가 됐으며 지금도 새 집을 꾸밀 때 이케아 제품을 주요 선택지로 꼽고 있다. 이케아는 한국 진출 당시 앞세운 목표인 ‘많은 사람들을 위한 더 좋은 생활을 만드는 일’을 차근차근 달성하고 있다.

이케아는 기흥점을 국내 사업의 ‘이정표(마일스톤)’로 치켜세우고 있다. 빈말이 아니라는 점을 기흥점의 차별적 장점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더 많은 고객들에게 만족감을 선사하고 시장에도 긍정적인 자극을 줄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