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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부능선’ 넘은 아시아나항공 매각, 기싸움에 연기설 ‘솔솔’손해배상한도·금호터미널 헐값 매각 의혹 등 복병으로
   
▲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 로비에 전시된 모형 항공기. 출처=뉴시스

[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배타적 협상 기한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금호아시아나그룹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입장차를 줄이지 못하고 있다. 손해배상한도, 금호터미널 헐값 매각 의혹 등이 변수로 등장한데 따른 것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하 HDC현산 컨소시엄)은 오는 6일까지 계약서 조건 협상을 마치고 12일 정식으로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하기로 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이뤄진 지난달 12일부터 약 1개월간은 HDC현산 컨소시엄이 단독으로 협상을 진행할 수 있는 협상 기한인 셈이다. 
 
앞서 예비 실사에 7주가량이 소요된 데다가, 양측 모두가 연내 매각을 목표로 내걸면서 인수·합병(M&A)은 속도감 있게 진행됐다. 이에 따라 본실사도 생략됐다. 통상 M&A 추진시 한 달 정도 본실사가 진행된다는 점에 비추어볼 경우 그만큼 시간을 단축한 셈이다. 구주 가격과 경영권 프리미엄 등도 HDC현산 컨소시엄 뜻대로 정해지며 일단락됐다. 현산은 구주가치로 3200억원 가량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우발 채무 등에 따른 손해배상한도, 금호터미널 헐값 매각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양측은 여전히 팽팽한 입장차를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협상 진행이 지지부진해지면서 최근 HDC현산 컨소시엄은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를 통해 금호그룹에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내용 증명을 보내기도 했다.

일단 가격조정한도는 논의 끝에 5%로 하기로 양측이 대략 합의한 상태다. 문제는 손해배상한도에 관한 부분이다. HDC현산 컨소시엄은 기내식 사건 등의 향후 여파를 고려해 특별손해배상한도를 10%로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이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아시아나항공이 기내식 사업과 관련, 계열사를 부당 지원한 혐의를 확인하고 제재를 추진함에 따라 이후 과징금 등의 유탄을 맞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게 HDC현산 컨소시엄의 주장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두 달 넘게 기내식 공급에 차질을 빚으며 무더기 지연 사태를 일으킨 바 있다. 당시 금호타이어 인수에 나섰던 금호그룹이 자금 마련을 위해 기내식 공급 업체를 바꾼 게 발단이 됐다. 기존 공급업체인 LSG스카이셰프코리아에 금호고속 투자를 요구했다 거절당하자 새 기내식 업체인 ‘게이트고메코리아’를 만들었는데, 제대로 공급되지 않은 것이다. 

새 기내식 업체의 대주주인 ‘중국 하이난그룹’은 사업권을 받는 대신 금호고속에 1500억원을 투자했다. 공정위는 이를 부당한 내부거래로 판단하고,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등을 검찰에 고발키로 잠정 결론 낸 상황이다. 

또한, HDC현산 컨소시엄은 박삼구 전 회장이 금호산업을 재인수할 때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금호터미널을 지주사로 싸게 넘겼다는 의혹도 손해배상한도에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신주 인수 대금이 아시아나항공 재개에 쓰이는 반면 구주 매입 대금은 금호산업, 금호고속 등 그룹사 재건에 드는 비용인 만큼 양쪽이 팽팽히 맞설 수밖에 없다.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일각에서는 오는 12일로 예정된 SPA 체결이 연말로 늦춰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협상 자체가 깨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재계의 안팎의 공통적인 시각이다. 양측 모두 협상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어 결국엔 마무리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만약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무산될 경우 매각 주도권은 모회사인 금호산업에서 채권단인 산업은행에 넘어가게 된다. 채권단은 높은 신주금액을 원하는 만큼 금호그룹은 구주금액에선 양보를 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금호로서는 결코 원하지 않는 상황이다. HDC현대산업개발 역시 아시아나항공 인수준비단을 설치하고 정몽규 HDC 회장이 나서서 인수 의지를 강하게 보인만큼 합의점이 시급한 상황이다. 

HDC현산 컨소시엄이 연내 SPA 체결을 마무리할 경우 내년 1월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유상증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구주 매입과 산업은행 차입금 상환까지 마치면 약 1조4000억원이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구조 개선에 투입될 예정이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장·단기 차입금과 사채 규모가 1조원 수준임을 고려하면 급한 불을 끄기엔 충분한 금액이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정상화가 본궤도에 오르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이 마무리되면 취항하고 있는 국가들의 허가를 다시 받아야 한다. 이 과정만 짧게는 3개월에서 6개월까지 걸린다. 여기에 로고나 사명, 유니폼 역시 변경하는 데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HDC현산 입장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을 둘러싼 각종 리스크를 예상하지 않고 매각에 참여한 것은 아닐 것”이라며 “알고 있었겠지만 이를 가격을 낮추기 위한 지렛대로 활용하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아시아나항공 측에서 현산의 전략을 탐탁지 않아 할 경우 매각이 엎어질 수도 있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며 “양측 다 사면초가에 몰린 만큼 막판까지 흥정이 오가다가 극적으로 아시아나항공이 현산쪽 요구에 맞추면서 매각이 성사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이가영 기자  |  young@econovill.com  |  승인 2019.12.05  20: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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