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셀트리온이 개발한 세계 최초 항체 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램시마' 제품 모습. 출처=셀트리온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셀트리온이 ‘최초’라는 수식어를 이끌고 다니며 바이오의약품 복제약(바이오시밀러) 업계 퍼스트 무버에서 챔피언에 올라선 후 1인자 굳히기에 나서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 11월 전 세계에서 최초로 임플릭시맙 성분 바이오의약품 피하주사(SC) 제형 개발에 성공, 유럽에서 ‘램시마SC’ 시판허가를 획득했다. 지난 2013년 5월 세계 최초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에 대해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시판허가를 획득하며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셀트리온의 바이오의약품 개발 역량이 주목된다.

램시마부터 램시마SC까지

의약품 산업은 제약바이오 기업이 공공성과 시장성을 모두 확보할 수 있는 산업으로 꼽힌다. 바이오시밀러는 질 좋은 약을 적절한 가격에 환자들에게 공급하면서도 각 국가의 보건의료비용도 낮출 수 있는 의약품이다. 셀트리온은 지난 2012년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존슨(J&J)의 ‘레미케이드(성분명 인플릭시맙)’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로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판매허가를 획득했다. 항체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개척한 것이다. 램시마는 2013년 5월 EMA로부터 판매허가를 받으면서 유럽 시장에 진출하게 된다.

램시마는 출시 이후에도 ‘최초’라는 타이틀을 지속해서 유지했다. 2014년께는 한국에서 생산되는 의약품 중 수출 실적 1위를 기록했다. 이전에는 글로벌 제약사 얀센백신이 한국에서 생산해 해외에 판매하는 인플루엔자 예방백신 ‘퀸박셈’이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2016년 10월에는 누적 수출액 1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한국 제약바이오 역사상 단일 품목으로는 처음으로 수출 실적 1조원을 넘어선 것이다.

▲ 셀트리온 보유 기록. 출처=셀트리온

램시마는 2017년 3분기부터 2018년 2분기 사이 전 세계에서 1조3000억원 이상 처방돼 연간 처방액 1조원을 최초로 돌파하기도 했다. 램시마는 이후 항체 바이오시밀러로는 처음으로 유럽에서 오리지널 의약품인 레미케이드의 시장 점유율을 넘어섰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송도 허허벌판에 셀트리온 공장만 우뚝 서 있었다”면서 “셀트리온은 한국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최초로 해낸 것이 많은 기업. 바이오 리더라고 충분히 부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셀트리온이 개발한 바이오의약품 개량신약 '램시마 피하주사(SC) 제형' 모습. 출처=셀트리온

셀트리온은 지난 11월 정맥주사(IV) 제형인 램시마를 개량해 신약에 준하는 절차를 밟아 세계 최초 인플릭시맙 성분 피하주사 바이오의약품 램시마SC를 개발, EMA로부터 판매허가를 획득했다. 이는 EMA에 시판허가를 신청한지 12개월 만에 승인을 받은 것으로 제형변경과 성능개선을 통한 바이오의약품 개량신약(바이오베터)으로 상품성과 기술력을 인정 받은 것이다. 램시마SC는 곧 세계 130여 개국에 특허출원이 완료될 예정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향후 20여 년 동안 인플릭시맙 피하주사 시장을 독점할 전망”이라면서 “램시마SC 승인을 통해 바이오시밀러 선도기업에서 한 단계 진화한 글로벌 신약개발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램시마IV와 SC를 활용하는 ‘듀얼 포뮬레이션’과 ‘프라임 시밀러’ 전략을 구사할 방침이다. 듀얼 포뮬레이션은 질환 초기 치료 효과가 높은 IV를 활용한 후 비교적 간편하게 투약 받을 수 있는 SC로 환자를 유도하는 것이다. 프라임 시밀러는 바이오베터라는 독점적 지위를 이용, 가격 측면에서 1차 치료제인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과 ‘엔브렐(성분명 에타너셉트)’, 레미케이드 등보다 더 높은 가격에 판매하는 전략이다.

프라임 시밀러 전략이 가능한 이유로는 1차 치료제인 TNF-α 억제제 의약품에 환자가 내성을 나타내면서 어쩔 수 없이 2차 치료제를 투약받아야 하는 환자들에게 램시마SC가 효과적인 치료제가 될 수 있는 점이 꼽힌다. 램시마SC는 1차 치료제 대비 가격을 높게 정할 수 있으면서 2차 치료제보다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1차 치료제로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들이 2차 치료제로 넘어가기 전에 투약받을 수 있는 의약품이 하나 더 생긴 것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글로벌 50조원 규모 TNF-α 억제제 시장에서 램시마 SC가 약 10조원 규모 시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직원 평균 나이 30대 초반… 성장‧혁신 이어진다

업계에서는 셀트리온이 2020년에 한번 더 도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한병화 애널리스트는 “셀트리온의 2020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5577억원, 5879억원으로 올해 실적 추정치 1조868억원, 3942억원 대비 43%, 49%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셀트리온의 성장은 지속형이다”고 분석했다.

신영증권은 셀트리온 2020년 매출액으로 1조4486억원, 영업이익 5718억원을 예상했다. 이는 각각 올해 실적 추정치 1조714억원, 4080억원 대비 35.2%, 40.2% 늘어난 수치다. 신영증권은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기업에서 어엿한 바이오 개발기업으로 한 단계 더 성장했다”면서 “바이오시밀러와 다른 가격 경쟁력과 특허 보호로 시장 확대에 대한 보장이 가능하고 투여 편이성으로 매출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 셀트리온 주요 파이프라인. 출처=셀트리온

셀트리온은 1공장과 2공장을 통해 19만리터 바이오의약품 생산역량을 확보했다. 론자 위탁생산(CMO)까지 더하면 총 27만리터다. 셀트리온은 이를 통해 주력 제품인 램시마, ‘허쥬마(성분명 트라스투주맙)’ ‘트룩시마(성분명 리툭시맙)’ 램시마SC를 생산할 방침이다.

글로벌 제약사 로슈가 개발한 ‘아바스틴(성분명 베바시주맙)’과 글로벌 매출 1위 의약품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도 글로벌 임상 3상이 진행되고 있다. 프로젝트 명은 각각 ‘CT-P16’ ‘CT-P17’이다. 바이오시밀러 업계에서는 시기에 따른 신제품 출시가 중요하다. 셀트리온은 파이프라인을 다각화해 혁신을 지속하고 있는 셈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임직원 평균 나이가 30대 초반으로 젊은 기업이다”면서 “램시마SC 출시가 제법 큰 일이었지만 할 일이 많이 남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