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식에 대한 관심이 커짐에 따라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지식이 요구된다. 사진은 한 박람회에서 어린이들 대상으로 건강 식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아이들 먹을거리는 부모들의 가장 큰 관심거리다. 맛있으면서도 건강한 식품을 먹이고 싶은 건 어느 부모나 마찬가지. 식품 업계들이 한 때 칼슘, 비타민 등을 ‘강화’하는데 주력했다면 이제는 ‘줄이기’에 힘쓰기 시작했다. 식품 첨가물 ‘제로’를 외치는 기업들이 건강한 음식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편 아이들의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교육 캠페인을 펼치는 기업도 있어 주목된다.

최근에는 ‘나트륨’을 낮추는 게 식품 업계의 대세다. 나트륨을 많이 섭취하면 성장기 어린이에게 필수적인 칼슘이 몸에서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대체 식품을 활용해 유해한 원료를 빼는 경우도 많다. 화학조미료 대신 유기농 원료나 천연감미료를 맛내기에 쓰는 것이다.

유아식의 경우는 대부분 유기농을 이용한다. 거기에 설탕, 과당, 향료는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설탕을 뺀 요구르트도 있다. 대신 아카시아 식이섬유와 아가베 시럽으로 맛을 낸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햄의 경우에도 색소, 아질산나트륨 등 7가지 성분을 넣지 않은 제품이 출시됐다.

요즘 같은 한파에는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식품 또한 반응이 좋다. 사먹기는 쉽지만 일일이 만들기는 번거로운 호떡, 어묵, 찐빵 등이 바로 그것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길거리 음식을 집에서 만들어먹는다는 발상인데 아이들이 흥미로워 한다”면서 “직접 만들어 먹이기 때문에 주부들 또한 위생에 대한 믿음을 가진다”고 전했다.

첨가물 제로 자연닮은 식품을 만든다
키즈푸드페스티벌 임영진 집행위원장은 “엄마들은 자연그대로의 식품을 아이들에게 먹이길 원한다”이라고 설명하고 “보조제 등 첨가물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식품업계 전반적인 흐름”이라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이에 따라 최근에는 유기농 및 프리미엄 식품군이 관심을 끌고 있다”면서 “유기농을 콘셉트로 한 식품업계의 마케팅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식품이 쏟아져 나와도 무엇이 몸에 좋고, 나쁜지 모르면 선별적인 구매를 할 수 없다. 이런 경우를 위해 마련된 페스티벌이나 캠페인도 있어 눈길을 끈다. 한 예로 ‘키즈푸드페스티벌(Kids Food Festival)’을 들 수 있다.

키즈푸드페스티벌은 어린이에게 옳은 식생활습관을 심어주고 학부모에게도 아이들을 교육할 수 있게 하는 전시회다. 연단위로 개최되며 오는 10월, 3회째 페스티벌이 막을 올릴 예정이다. 어린이 식품을 출시하고 있는 유명 식품기업이 참가하며 체험관 위주로 운영될 계획이라 업계인들의 관심이 크다.

풀무원의 움직임도 눈에 띈다. 아이들에게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데 아이들이 직접 안전한 식품을 구매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한 캠페인이다. 5대 영양소가 골고루 함유돼 있는지, 몸에 해로운 화학첨가물은 얼마나 들어있는지, 유통기한은 얼마나 남아있는지 등을 내용으로 한다. ‘교육’을 마케팅에 적용한 예로서 풀무원의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다.

인터뷰 | 이효율 풀무원식품 대표
“아이들이 직접 안전한 음식 고를 수 있는 습관 키울 것”

‘어린이 식품군’을 형성하고 있다. 키즈 마케팅 활동이 남다른데?
‘우리아이’ 제품이 바로 시발점이다. 2009년 7월 처음 선보인 ‘우리아이’는 국내 최초 어린이 전용식 통합 브랜드다. 모든 제품이 대한민국 어린이의 영양섭취 실태와 생애 주기 특성을 고려한 맞춤 설계여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밖에 나트륨 및 첨가물을 줄인 ‘올바른 핫도그’, 면을 기름에 튀기지 않은 건조면으로 칼로리를 줄인 ‘자연은 맛있다’ 등이 출시됐다. 올해 또한 어린이 타깃 제품인 주먹밥대장, 꼬마김밥세트, 뮤즐리 어린이용, 냉동간식 등 지속적으로 제품군을 확장할 계획이다. 풀무원의 어린이 식품군이 꾸준히 인기 있는 이유는 제품을 개발할 때 맛과 영양의 균형을 이루는 데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어린이 바른 먹거리 캠페인’ 시행 배경이 궁금하다.
웰빙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매김했다. 좋은 먹을거리들은 늘어나고 있지만 올바른 식생활 문화는 정착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자극적인 입맛과 습관 때문이다. 건강한 먹을거리에 대한 인식과 정보 부족이 불량식품이나 패스트푸드에 노출시켜 자극적인 입맛을 길들이는 것이다. 스스로 먹을거리를 선택하기 시작하는 무렵부터 바른 먹을거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식품 선택에 대한 조기 교육으로 식품표시 확인을 습관화할 수 있도록 도와줌으로써 올바른 식생활 문화 확립 기초를 마련하는데 목적이 있다.

현재까지 아이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주입식 암기 교육이 아닌 체험을 통한 생활 변화를 이끌어 내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커리큘럼은 카나페나 컵 케이크 만들기 등 실습 위주다. 그러다보니 수업에 다녀간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반응도 좋다. 지인의 소개를 받고 참여하기도 하고, 한번 참석했던 학생과 학부모가 재방문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있다.

교육에 따른 가시적인 성과는 무엇이며 향후 계획이 있다면?
서울시 내 초등학교 25곳 외 전국 5대 광역시 및 수도권에서 작년 한 해 동안 교육 참여자는 약 1만3000명. 일선 초등학교뿐 아니라 유치원, 어린이도서관, 복지관, 지역아동센터, 방과 후 교실, 학원, 태권도체육관 등에서도 교육을 신청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어린이들의 식생활습관 변화도 고무적이다. 식품표시에 대해 잘 모르던 아이들이 마트에 가서 식품의 표시를 살펴보고 성분에 대해 질문해 오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교육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강원, 제주, 경남 등 전국 곳곳에서 많은 교육신청이 몰렸다. 평균 6.5대1의 경쟁률을 보이는 등 교육 수요를 감당할 수 없었다. 올해부터는 보다 많은 소비자들이 혜택을 입을 수 있도록 교육을 대폭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박지현 기자 jh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