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껌 시장이 줄어들면서 껌 회사들은 기능성 껌으로 반전을 노리고 있다.   출처= US Trade Media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껌 회사들이 고객들에게 한 통의 껌이라도 더 팔기 위해 비타민에서부터 캔디까지 모든 것을 껌 레시피에 혼합시키고 있다.

껌 회사들과 시장조사회사들은 오늘날 씹는 껌의 수요가 감소한 것은 박하사탕에 상당한 시장을 내준 데다, 사람들이 무료하다고 느낄 때 껌보다는 피젯 스피너(fidget spinners, 손가락으로 돌리며 스트레스를 푸는 장난감)나 스마트폰 같은 기기에 더 신경을 더 쓰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또는 껌을 씹는 것이 촌스러워 보이거나 턱 통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Euromonitor)에 따르면 껌 판매량은 2010년에서 2018년 사이에 전 세계적으로 4%, 미국에서는 23%나 감소했다.

글로벌 껌 브랜드 트라이던트(Trident)와 덴타인(Dentyne)을 만드는 몬델레즈 인터내셔널(Mondelez International Inc.)의 더크 반 드 푸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인터뷰에서 "껌을 씹는 것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몬델레즈를 비롯한 껌 제조사들은 껌에 추가적인 혜택(기능)을 첨가하는 제조 방식을 선보이고 있다. 예를 들면, 잠을 잘 들지 못한다면 그것을 돕는 껌이 있다. 그 외 활력을 돋우고 두통을 완화시키며 심지어 체중 감소에 도움을 주는 껌도 있다.

반 드 푸트 CEO는 "요즘 소비자들은 식품의 기능성 측면에 훨씬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며 “그런 측면에서 껌은 매우 흥미 있는 매개체”라고 덧붙였다.

몬델레즈는 활력을 돋우기 위한 껌이나, 많은 소비자들과 식품 제조사들이 건강에 좋다고 믿고 있는 믿는 대마 성분 화합물인 카나비디올(CBD)을 함유한 껌들이 앞으로 시장을 반전시킬 효자 품목으로 보고 있다. 오레오 쿠키, 리츠 크래커 같은 인기 과자류를 만드는 몬델레즈는 유럽에서 판매하고 있는, 기침을 멎게 해주거나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기능성 캔디 브랜드 홀스(Halls)에 입 냄새를 제거하는 기능의 껌을 추가했다. 몬델레즈는 미국 시장에도 구강관리 같은 잇몸 치료에 효과가 있는 껌을 출시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지금까지 몬델레즈, 마스(Mars), 허쉬(Hershey), 페르페띠(Perfetti Van Melle Group B.V.) 같은 제과대기업들이 전세계 껌 시장을 장악해 왔지만 점차 시장 점유율을 잃고 있다. 최근 중소 기업들이 소위 기능성 껌을 시장에 내놓으면서 껌을 단지 씹는 것 이상의 제품으로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덴버(Denver)에 있는 아폴로 브랜드(Apollo Brands LLC)라는 스타트업은 카페인과 비타민 B를 함유한 ‘플라이 껌’(Fly Gum)을 내 놓았다. 회사는 플라이 껌이 잦은 여행자들과 조종사들의 시차 적응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이 회사는 또 골퍼들이 활력과 집중력을 유지하도록 돕는 ‘골프 껌’(Golf Gum)도 판매한다. 로스앤젤레스에 본사를 둔 뉴로껌(NeuroGum)이라는 회사도 카페인이 많이 함유된 껌을 만들고 있으며 플라이 껌과 동일한 효과가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스낵 레스(Snack Less)라는 회사도, 많은 건강 전문가들과 소비자들이 배고픔을 억제한다고 믿는 (비록 의료 전문가들은 이 주장에 동의하지 않고 있지만) 식물인 후디아(Hoodia) 섬잣나무에서 추출한 성분을 함유한 껌을 만든다. 심플리 껌(Simply Gum LLC)이라는 회사도 대부분의 껌에 사용되는 합성고무 대신 건강에 좋고 생분해 가능한 완전 천연 성분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시장조사기관 민텔(Mintel)에 따르면, 이 같은 기능성을 껌의 판매 규모가 아직은 작지만 빠르게 성장하며 전체 껌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민텔의 조사는 소비자들이 비타민을 함유하고 있거나 소화를 돕거나 기타 기능성 있는 껌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사람들이 건강 문제, 활력 저하, 불면증을 해결할 더 자연스러운 방법을 찾으면서 기능성 제품들은 더 인기를 끌고 있다. 일단 소비자에게 그런 인식을 심어주는데 성공하는 제품들은 프리미엄이 붙는다. 시장조사기관 닐슨(Nielson)에 따르면, 그런 제품들이 미국에서 껌의 판매가 양적으로 7%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금액으로는 1.3% 증가하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미국 식품의약안전청(FDA)은 기업들이 새로운 첨가물을 함유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보고서들을 검토는 하지만 기업들이 광고하는 효과가 완전히 나타나는지 까지는 평가하지 않는다.

껌 제조사들은 껌을 씹는 것은 삼키는 약처럼 효과가 나타나는 데 30분이나 걸리지도 않고, 혈류로 빠르게 흡수되기 때문에, 카페인이나 카나비디올 같은 보충 성분을 몸 안에 전달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 수면을 돕는 껌, 활력을 북돋아 주는 껌, 두통을 완화시키는 껌, 심지어 체중 감소에 도움을 주는 껌 등 다양한 기능성 껌이 판매되고 있다.    출처= Drug Store News

그러나 기능성 껌을 신뢰하지 않는 고객들도 있다. 노르웨이 크루즈에서 일하는 짐 파켓은 입 냄새를 없애기 위해 껌보다는 민트 캔디를 사용한다.

"껌을 씹으면서 어떻게 30분 동안 앉아 있는단 말입니까? 그렇게 할 시간이 없습니다.”

사실 의료용 껌은 이미 1920년대 발명가 프랭크 딜라드가 아스피린을 넣은 애스퍼껌(Aspergum)을 소개하면서 시작됐다. 최근 리트로브랜드(RetroBrands USA LLC)라는 회사가 애스퍼껌의 상표권을 인수하면서 애스퍼껌의 재출시를 시도하고 있다.

리트로브랜드의 제프 카플란 대표는 "껌 시장은 수 년간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기능성 껌이 시장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껌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거인들의 기능성 다목적 껌에 대한 시도는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다.  

19세기에 생긴 전통 있는 껌 회사 리글리(Wrigley)(현재는 마스가 소유)는 2013년에 활력을 북돋아준다는 앨러트 에너지 카페인 껌(Alert Energy Caffeine Gum)을 선보였는데, 껌 한 개당 40밀리그램의 카페인 함량이 어린이들에게 너무 많은 카페인을 조장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오래가지 못했다. 마스는 2017년에 높은 카페인 함량을 명확하게 표시한 라벨을 붙여 다시 출시했지만 여전히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허쉬도 2015년에 몇 분 동안 씹으면 녹아버리는 아이스 브레이커스 쿨 블래스트(Ice Breakers Cool Blasts)라는 껌을 출시했지만 판매 부진을 이유로 생산을 중단했다. 허쉬의 제과담당 부사장 척 라웁은, 그 실패 이후 회사는 씹는 것 이상의 기능성 신제품을 약속하기 보다는 기존의 껌 브랜드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다른 회사들은 여전히 껌과 사탕을 섞은 신제품으로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껌 제조사들에게 재료를 공급하는 웨커 케미(Wacker Chemie AG)는 껌에 과일 주스와 코코아 같은 쫄깃쫄깃한 캔디와 자연 성분을 가미한 껌 제조 공정을 개발했다.

페르페띠도 2017년부터 작은 에어헤드 캔디(Airheads Candy) 조각이 들어있는 껌을 팔기 시작했다. 이 이탈리아 제과업체의 마케팅 책임자(CMO) 얀 힐링은 체리, 수박, 블루 라스베리 향의 껌이 젊은층 사탕 팬들에게 인기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더 이상 아이들에게 껌이 단지 씹는 것에 불과하다고 가르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