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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재·퇴직 직원 고소…진퇴양난에 빠진 화웨이13년간 근속한 화웨이 연구원, 퇴직 후 251일간 구속수사 받아
   
▲ 화웨이. 출처=뉴시스

[이코노믹리뷰=황대영 기자] 애국심에 호소하며 내수시장에서 승승장구를 달린 화웨이가 제동에 걸렸다. 화웨이에 13년간 근속한 직원이 퇴직한다고 하자 사법기관에 고소해 251일간 구속되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웨이보, 웨이신 등 중국 여론의 척도가 되는 SNS에서는 화웨이를 비판하는 글이 게재되고 있다.

화웨이, 13년 근속한 퇴직자 협박 혐의로 고소

   
▲ 리홍위안 구속 수사에 대한 화웨이 공식 입장. 출처=중국 신경보망 갈무리

4일 신경보, CCTV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화웨이에 13년간 근속한 리홍위안(Li Hongyuan)은 지난 12월 16일 공안국 소속 공안들에게 체포당했다. 이후로 약 8개월이 넘는 251일 간 기밀 유출, 공갈 등 혐의로 구속수사를 받았다.

공안은 리씨가 2018년 3월 회사 담당자들과 협의를 거쳐 약 38만 위안(약 6400만원)의 퇴직보상금을 받은 것을 문제삼아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들은 리씨와 퇴직금 협상 과정에서 회사 기밀을 유출하겠다는 협박을 받았다고 고소했다.

하지만 리씨가 공안조사에 이어 검찰조사 단계에서 제출한 음성 파일이 나오면서 달라졌다. 녹음 파일에는 리씨와 회사 담당자들이 원만한 분위기 속에서 협상을 진행한 정황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선전시 검찰은 공안이 제기한 혐의가 명확하지 않고 증거가 부족하다며 지난 8월 무혐의 처분을 내리고 리씨를 석방했다.

이어 검찰은 251일 간 구속수사를 받은 리씨에게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면서 10만 위안(약 1700만원)을 배상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리씨는 런정페이 화웨이 CEO(최고경영자)를 비롯한 회사 관계자들과 만나 사과를 받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런정페이 CEO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통해 "온라인에서 관심을 끌려는 의도가 아니다. 진실을 말하기 위한 나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화웨이, 애국 기업에서 착취 기업으로 '나락'

   
▲ 캐나다에서 구금된 멍완저우 화웨이 CFO 부회장. 출처=뉴시스

중국 ICT 기업들이 대부분 '996(주6일 오전9시부터 밤9시까지 근무)' 하는 근로 문화를 가지고 있다. 이번 사건은 근로 착취에 가까운 열악한 환경 속에서 근속한 직원에 대한 화웨이의 마지막 태도까지 비판을 받고 있다.

현재 화웨이는 중국 내에서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자국 기업에 대한 옹호적인 입장을 견지한 중국 매체들까지 앞다투어 보도하며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 정부의 입김이 가장 먼저 닿는 매체까지 보도하는 것을 미루어보아 이번 사태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반인들의 여론을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는 '985, 996, 035, 251, 404'라는 코드가 게재되고 있다. 이는 985개에 해당하는 최고의 대학을 졸업해,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주6일 근무하고, 35세에 해고되고, 251일간 구속된다, 옹졸하다는 뜻을 담고 있다.

지난 2일 화웨이가 발표한 대응은 더욱 화를 불러일으켰다. 화웨이는 "사실에 근거해 의심되는 위반을 사법 당국에 보고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라며 "공안, 검찰청 및 법원을 포함한 사법부의 결정을 존중한다. 리홍위안이 자신의 권리가 훼손됐다고 생각하는 경우 화웨이 고소를 포함해 법적 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지한다"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1년 전 캐나다에서 체포돼 구금된 멍완저우 화웨이 CFO(최고재무책임자) 부회장의 공개 서한 역시 비난을 받고 있다. 멍완저우 CFO는 체포된 지 1년을 맞아 동정 여론을 형성하려고 했지만, 이번 사건 탓에 반응이 싸늘하다.

멍완저우 CFO의 공개서한 아래에 중국 네티즌은 "리홍위안은 수십년 동안 열심히 일했으며 35세에 사직해야 했다. 그리고 251일 동안 감옥에 있는 사람의 고통은 어떻겠냐?"라고 답변했다. 또다른 중국 네티즌은 "화웨이는 하루종일 애국심을 표현하면서 노동자들을 교도소로 보낸다"라고 비판했다.

황대영 기자  |  hdy@econovill.com  |  승인 2019.12.04  00: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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