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덕호 기자] 허창수 GS 회장, GS그룹을 지난 15년간 이끌었던 허창수 회장, 재계에서는 그를 '외유내강의 경영자', '재계의 신사' '혁신 전도사'라고 평가한다. 성과와 인성 모두에서 그만큼 좋은 평가를 받은 그룹 총수는 많지 않다.

그런 그가 경영 일선을 떠난다. 그간 매출액 68조원, 자산 63조원, 계열사 64개(2018년 기준)의 규모로 그룹을 키워놓은 만큼 성과는 충분하다. 앞으로는 GS이사회 의장직에서도 손을 떼고, GS건설 회장으로서만 경영에 전념할 계획이다.

▲ 허창수 전 GS그룹 회장.사진=GS

◆ 허창수 회장은 누구?

허창수 GS 전 회장은 그룹 내 허씨 가문을 대표하는 경영인으로 꼽힌다. 고(故) 허준구 명예회장(2002년 작고)의 장남인 그는 1948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났다.

LG그룹 기획조정실 인사과장으로 입사(1977년)한 이래 LG상사, LG화학 등 계열사 현장에서 인사, 기획, 해외 영업·관리 업무 등을 경험했고, 이후 LG전선 회장, LG건설(현 GS건설)의 회장을 역임했다.

허준구 GS 명예회장과 구인회 LG 창업회장이 57년간 다져온 창업 동반체제를 이어오는 동안, 그는 무역업과 제조업 계열사 현장에서 인사, 기획, 해외 영업·관리 등 직무를 배웠다. 그리고 그의 다양하고 풍부한 실무 경험은 허씨 가문을 대표하는 경영인으로 성장케 했다.

LG시절의 허 회장은 고(故) 구본무 회장과 함께 LG그룹을 원만하게 이끌었던 경영자로 평가 받았다. 전면에 드러나지 않았지만 충실하게 소임을 수행했고, 현장에서 익힌 국제적 감각과 지식을 바탕으로 LG가 글로벌 기업으로 올라 설 수 있도록 이끌었다.

◆ GS그룹 성장 본격화…매출·자산·계열사 3배 이상 성장

허창수 회장은 2005년 3월, GS그룹의 초대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래 ‘Value No.1 GS’의 비전을 선포하고 100년 기업 토대 마련에 착수했다. 재임기간 동안 과 자산, 계열사 규모를 3배 이상 성장시키는 업적을 달성, 100년 기업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사회를 통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이사회 중심의 자율경영’ ‘전문경영인 중심의 책임경영’체제를 마련했고, 그 결과 공격적 M&A,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 확충 등이 탄력을 받았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은 컸다. 출범 당시 매출액 23조원, 자산 18조원, 계열사 15개 규모였던 GS그룹은 2018년 말 기준 매출액 68조원, 자산 63조원, 계열사 64개 규모로 성장했다. 대부문의 외형이 3배 이상 확장되며 대한민국 대표기업으로 두각을 보였다.

◆ 선택과 집중…‘에너지' '유통' '건설' 3개 핵심 사업 일궈

그의 가장 큰 성과는 그룹의 성장을 책임질 사업으로 ‘에너지·유통서비스·건설’의 3대 핵심 사업군을 확정하고, 집중 육성한 것이다.

GS그룹의 에너지 중심 사업형 지주회사인 GS에너지를 2012년 출범시켰고, 에너지사업 부문 책임경영체제 강화, 신성장동력 발굴을 통해 신규 성장사업을 육성했다. 또한 이를 통해 에너지 및 석유화학사업 다각화, 그룹 포트폴리오의 균형성장을 이뤄냈다.

재임 기간 중 전략적 해외 사업진출, 신에너지 사업 육성, 유전 및 전략 광물 등 자원 확보를 위한 개발 등도 적극 추진됐다.

대표적인 사업은 ▲미국 네마하 유전개발(2012년) ▲보령 LNG터미널 상업가동(2017년) ▲인도네시아 석탄광 지분 투자(2017년) 등이다. 올해는 UAE 할리바 유전에서 총 2억3000만 배럴에 이르는 원유를 탐사, 상업 생산에 나서는 성과를 냈다. 

유통 사업 부문에서는 ‘선택과 집중’이 돋보였다. 특히 2009년 글로벌금융위기 당시 이뤄진 ‘개혁’이 돋보인다.

그는 GS리테일 백화점과 마트 부문을 매각하고 편의점과 슈퍼마켓의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결단을 내렸다. 또한 GS홈쇼핑의 해외 6개국 진출(인도, 중국, 태국 등) 등을 통해 전문화와 현지화에 나섰고, 이 복안이 성공하면서 유통 사업은 안정화 궤도에 오른다.

이를 바탕으로 GS리테일은 국내외 유망 스타트업과 유망 투자펀드에 직·간접적으로 투자, 신성장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건설 사업에서는 GS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자이(Xi)’의 브랜딩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환기형 공기청정시스템 ‘시스클라인’ ▲아마존 AI 탑재 스마트 홈서비스를 선보이며 4차 산업 혁명에 맞춘 행보다.

◆ 선 굵은 경영 행보…내실 다지고 공격적 투자

허창수 회장의 가장 큰 업적은 ‘위기는 곧 기회다’라는 판단을 통한 공격적 경영이다. 내실 경영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쌓고, 내재된 역량을 외부로 펼치는 방식의 경영에 그 누구보다 능했다.

가장 큰 업적은 ㈜쌍용 지분 인수, STX에너지 인수를 들 수 있다. 지난 2009년 인수한 ㈜쌍용은 현재 GS글로벌로 거듭났고, 이를 발판으로 GS는 해외 Network 및 Trading역량을 확장, 해외사업에서 높은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

그룹의 발전사업 포트폴리오 확대·강화 차원에서 이뤄진 STX에너지 인수(2012년)도 그의 성과다. 이를 통해 GS그룹은 풍력 발전 및 신재생 에너지 관련 기술 및 인프라를 확보하게 됐고, STX에너지는 GS E&R로 사명을 변경하고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외에도 ▲신평택발전 지분 35% 인수(2013년) ▲청라에너지 지분 30% 인수(2013년) ▲인천종합에너지 지분 50% 인수(2015년) 및 20% 지분 추가인수(2018년) 등 인수하는 등 활발한 인수·합병을 지속해 나갔다.

◆ 내수 시장 한계 ‘글로벌 경영’ 극복

GS그룹의 해외 사장단 회의는 GS ‘글로벌 경영’ 성공의 바탕이 된다. 전문 경영자를 통한 정확한 데이터 확보,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이뤄지기에 가능한 일이다.

허 회장은 2011년 9월 열린 GS그룹 사장단 회의를 중국 산둥성 칭다오에서 개최한다. 그룹 출범 이후 첫 해외 개최, 이 후 그의 ‘글로벌 경영’ 의지는 더욱 강해졌고, 위기 상황에서 기회를 찾는 ‘게임체인저’로써의 면모도 더욱 강화됐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2017년 GS에너지와 GS글로벌의 인도네시아 ‘BSSR석탄광’ 지분 인수가 이뤄졌고, GS리테일의 ‘GS THE FRESH’, ‘GS25’는 각각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다.

GS홈쇼핑은 2011년 업계 최초로 태국에 진출했다. 현재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해외 6개국에서 국내 중소기업의 우수 상품 수출과 해외 진출을 적극 돕는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2018년 GS그룹 전체 매출 중 수출 비중은 약 53%(약 36.8조원)으로 확대됐고, 미주, 유럽, 동남아 등 전세계에서 56개 해외법인과 37개 지사를 운영할 정도로 그룹의 역량이 확장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