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대영 기자] 재계 8위인 GS그룹이 성과주의와 세대교체를 키워드로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특히 지난해 허세홍 GS칼텍스 대표가 사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올해 허윤홍 GS건설 부사장이 사장 승진 대상자에 오르며 '4세 경영'이 가속화되고 있다.

3일 GS그룹은 ▲부회장 승진 2명 ▲대표이사 신규선임 1명 ▲사장 승진 5명 ▲부사장 승진 2명 ▲전무 승진 10명 ▲전무 외부영입 2명 ▲상무 신규선임 21명 ▲전배 2명 등 총 45명에 대한 2020년도 임원인사를 내정했다고 밝혔다.

철저한 성과주의 원칙과 경영능력이 검증된 리더들을 과감히 전진 배치해 미래 환경변화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시시각각 변하는 디지털 환경 변화에 유연하고 민첩한 조직 구조를 갖추기 위함이라는 게 GS그룹의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GS그룹의 인사에 대해 세대교체를 주요 키워드로 보고 있다.

兄 허창수 회장 퇴진...弟 허태수 회장 체제 재편

▲ 허태수 GS그룹 신임 회장. 출처=GS

이번 GS그룹 인사를 통해 허창수 회장이 퇴진한다. GS그룹은 허창수 회장이 사장단 회의에서 지난 15년간 그룹 회장으로서 소임을 다했다며 공식적으로 사임을 표명함에 따라, 허창수 회장의 동생인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이 새로운 그룹 회장으로 추대됐다고 전했다.

허창수 회장은 내년부터 GS건설 회장으로서 건설 경영에만 전년한다는 방침이다. GS 이사회 의장직까지 내려놓은 허창수 회장은 신임 허태수 회장이 독자적이고 소신있는 경영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배려했다. 형에서 동생으로 승계된 이번 인사는 주주들간에 경영 능력을 검증받고 역량을 두루 갖춘 인물이 차기 회장직을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허태수 신임 회장은 지난 2007년 GS홈쇼핑 대표이사에 부임한 이후 내수산업에 머물던 홈쇼핑의 해외 진출과 모바일쇼핑 사업 확장 등을 잇따라 성공시키며 '성과주의'에 부합한 능력을 인정받았다. 실제 허태수 신임 회장은 2006년 연간 취급액 1조8946억원, 당기순이익 512억원에 불과한 실적을 지난 2018년 취급액 4조2480억원, 당기순이익 1206억원으로 끌어올린 장본인이다.

특히 모바일 커머스 시장에 대한 남다른 통찰력으로 선제적인 투자를 단행해 지난 2014년 7300억원 모바일쇼핑 취급액이 2018년 2조원을 넘어서는 등 TV홈쇼핑에 의존하던 사업 구조를 모바일로 성공적인 전환을 마련했다.

이러한 허태수 신임 회장의 경영 능력은 경영에 첫 발을 내딛을 때부터 간직해 오던 경영 철학과도 무관치 않다. 허태수 신임 회장은 변화에 대응하는 경영 철학으로 대기업 혼자만의 힘이 아니라 외부 파트너와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적극적으로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이러한 신념에 힘입어 최근에는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협력을 통한 혁신과 성장동력 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 GS홈쇼핑 차원에서 스타트업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협력 모델을 만든 데 이어, 지난 달에는 GS그룹이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실리콘밸리에 벤처투자법인 설립을 발표하는데 막후 역할을 하기도 했다.

허윤홍 GS건설 사장 승진...세대교체 가속화

▲ 허윤홍 GS건설 사장. 출처=GS

GS그룹은 성과주의에 기반한 형제간 경영 승계와 더불어 세대교체도 가속화를 이루고 있다. 지난해 허세홍 GS칼텍스 대표가 사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올해 허윤홍 GS건설 부사장이 사장 승진에 내정됐다.

허세홍 GS칼텍스 사장과 허윤홍 GS건설 사장은 GS그룹의 세대교체에서 주요한 키포인트다.

허세홍 대표이사가 올해 취임한 GS칼텍스는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해 3분기 영업이익 322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49.3% 감소한 수치로, 허세홍 대표이사의 체면을 구겼다. 이에 따라 허윤홍 GS건설 사장은 신사업에서 성과를 낼 경우 GS그룹에서 보다 탄탄한 입지를 다질 것으로 보인다.

허창수 회장의 장남인 허윤홍 사장은 세인트루이스大 국제경영학 학사, 워싱턴大 MBA 졸업 후 GS칼텍스를 거쳐 2005년 GS건설에 입사했다. 이후 재무팀장, 경영혁신담당, 플랜트공사담당, 사업지원실장을 역임하며 경영전반에 걸친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현재 허윤홍 사장은 신사업추진실장으로 보임해 GS건설의 미래 사업 방향을 제시함과 동시에 어려운 대내외 건설사업 환경속에서도 지속적인 경영효율화와 선제적 위기관리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향후 GS건설 신사업부문 대표로서 보다 큰 역량과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GS건설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실적을 거둬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한 바 있다. 올해 경기부진으로 다소 주춤하는 모양새를 나타내고 있지만 신사업 발굴을 통해 지속 성장동력을 찾는다는 방침이다. 이 분야에서 허윤홍 사장이 주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허윤홍 사장은 건설업 외에도 다양한 영역에서 신사업을 만들기 위해 몰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