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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 가맹점’, 한국 프랜차이즈 선순환 길 연다장기 운영 가맹점은 브랜드 홍보·충성도 확보에 유리…인센티브 적극 고려해야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가맹점을 장수 운영하는 전략이 프랜차이즈 사업의 긍정적인 측면을 부각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간 프랜차이즈 산업은 소상공인에게 성공적인 창업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국가 경제에 이바지해온 반면, 본부 ‘갑질’, 가맹점 고객 불만 등 논란도 일으켜왔다. 때문에 가맹점이 오랜 기간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완하거나 업계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한국피자헛이 올해 11월 13일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서 본부·가맹점 상생협력 협약식을 맺는 모습. 이날 도출한 상생협약안에는 10년 이상 운영된 점포의 계약 갱신을 지향하는 조항이 담겼다. 출처= 한국피자헛

가맹점, 사업 개시 3년여 만에 폐점·업종전환 등 리스크 부딪혀

가맹점 운영 기간은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작년 전국 가맹본부 800곳을 조사한 결과 점주와의 가맹계약 기간은 3.4년으로 집계됐다.

2014년 같은 조사에서 나타난 3년 8개월(3.7년)보다 소폭 단축됐다. 창업자들이 가맹본부와 계약을 맺은 지 3년 여 만에 문을 닫거나 간판을 바꿔 다는 등 경우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사업을 꾸준히 영위하지 못하고 3년 만에 폐점해 수입 절벽에 처하는 것은 소상공인에게 큰 위험 요소다. 업종을 전환해 사업을 이어가더라도 수반되는 비용은 메꿔야 할 부담으로 작용하는 실정이다.

가맹점이 오랜 기간 사업을 유지하지 못하는 이유 가운데 본사의 계약 갱신 거절이 꼽힌다. 현행 가맹거래법상 가맹 계약 기간은 10년 이내까지 계약 갱신이 사실상 보장되고 있다. 가맹거래법 제13조 2항에 ‘가맹가맹점사업자의 계약갱신요구권은 최초 가맹계약기간을 포함한 전체 가맹계약기간이 10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만 행사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계약 해지 사유를 까다롭게 둠으로써 본부가 계약을 무분별하게 해지하는 사례를 방지하려는 취지가 담겼다.

이 조항은 양날의 검이 되고 있다. 가맹계약 기간이 10년을 초과한 경우에는 가맹점주의 계약 갱신 요구권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가맹본부가 계약 기간 10년을 넘긴 가맹점의 사업 지속 여부를 쥐락펴락할 수 있는 상황에서 가맹점의 장기 사업 의지를 꺾는 부정적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일부 가맹본부가 법의 맹점을 악용해 가맹점에 부당한 사항을 요구했다는 의혹도 일었다. 2015년 죽 브랜드 본죽을 운영하는 본아이에프를 둘러싼 의혹이 주요 사례로 거론된다. 당시 언론 보도에 따르면 본아이에프는 10년 이상 매장을 운영한 일부 점주들에게 본죽&비빔밥 카페로 전환하도록 강요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리모델링 비용을 수반하는 매장 전환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본죽 가맹 계약을 갱신해주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놨다는 점주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가맹업계 관계자는 “제도적 미비점을 비롯해 일부 가맹본부가 10년 이상 운영된 가맹점에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하는 사례가 발생함에 따라 가맹점주들 사이에 사업 안정성에 대한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이디야커피가 올해 4월 9일 가맹점주 자녀 캠퍼스 희망기금 전달식을 진행하는 모습. 출처= 이디야커피 공식홈페이지 캡처

이디야·편의점 업계, 장기 점포 지원책으로 경쟁력 강화

사업장이 오랜 기간 운영될수록 경영주가 외부로부터 수완을 인정받고 영업 실적도 높일 수 있는 점은 현장에서 입증되고 있다.

장기 운영 점포에 포상을 내리는 등 가맹점 지원책을 운영하는 이디야커피의 폐점률은 2016~2018년 3년 간 1.6~1.9%의 낮은 수준을 보였다. 가맹본부가 가맹점의 장기 운영을 독려하는 점이 동기부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세븐일레븐은 사업 기간 15년을 시작으로 5년이 지날 때마다 상금, 항공권 등 포상을 지급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편의점 업계에 보편화된 장기 운영 점포 장려책은 작년 말 기준 4만개에 육박하는 점포 수 기록 달성과 산업 성장세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정책 ‘백년가게’를 통해서도 장기 점포에 대한 지원책이 성과를 보였다. 백년가게는 업력 30년 이상된 도소매업·음식업 가게 가운데 경영주의 혁신 의지와 차별화한 제품·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에 부여되는 타이틀이다. 오랜 기간 사업을 영위한 가게에 대한 정부 지원책은 성과를 창출했다. 소상공인진흥공단이 작년 5월 백년가게 사업장 81곳을 조사한 결과 34곳(42.5%)의 매출액과 방문객 수가 늘어났다.

업계 “가맹본부가 앞장서 장기 점포 확산해 나가야”

당국은 장기 운영 점포의 사업 안정화가 산업 발전에 도움 되는 것으로 보고 프랜차이즈 업계에 관련 방침을 제시하는 등 장기 운영 점포 수의 확대를 독려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5월 ‘장기점포의 안정적 계약갱신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가맹본부는 10년 이상 점포를 운영한 실정법 위반, 영업방침 위배 등 법정 갱신거절 사유를 발생시키지 않을 경우 계약 갱신을 원칙적으로 허용하도록 했다. 가이드라인이 의무 사항은 아니지만 장기 운영 점포의 확대가 필요한 점을 시장에 환기시킨 상황이다. 지난 10월에는 가맹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기도 했다. 개정안에는 가맹본부가 직영점 개설을 목적으로 가맹점의 계약 갱신 요구를 거절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조항이 담겼다.

당국 관심과는 달리 일부 가맹본부들이 장기 사업을 독려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더 많은 가맹본부들이 공정위 가이드라인을 따르거나 기존 사례를 참고해 자체 지원책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를 냈다. 가맹본부가 계약 갱신을 위해 점포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공정성을 확보함으로써, 경쟁력 있는 점포의 장기 운영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란 의견도 제기된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가맹점이 계약을 장기간 이어갈 수 있도록 가맹본부에서 투명한 점포 평가 체계를 구축하는 등 경영방식을 혁신할 필요가 있다”며 “장기 점포를 늘리기 위한 각종 방면에서의 노력은 산업 체질을 개선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프랜차이즈 산업의 선진화를 유도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동훈 기자  |  cdhz@econovill.com  |  승인 2019.12.04  08: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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