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신진영 기자] '준 서울' '준 강남'이라 불릴 만큼 서울 접근성이 좋고 인프라가 구축된 수도권 지역이 들썩이고 있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발표에 서울에는 더 이상 신규 공급이 없다는 우려로 수요자들은 청약 대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3기 신도시 인근 지역 주택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준 강남'이라 불리는 하남 미사강변도시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29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경기도 하남시 매매 변동률은 10월 4주 0.22% 상승에서 11월 한달은 0.46%→0.32%→0.49%→0.45%로 급상승했다. 

하남시청 도시개발과에 따르면, 경기도 하남시에 위치한 미사강변도시 입주는 2014년부터 시작해 현재 거의 다 완료됐다. C1 블록인 '미사역 파라곤'만 아직 입주가 되지 않았다. 미사강변도시에 현재 총 3만7535세대가 입주한 상태다. 

▲ 미사강변신도시에 위치한 한 아파트 단지. 사진 = 이코노믹리뷰 신진영 기자

교산신도시 청약대기수요가 전세를, 교통호재는 매매를 끌어 올려  

기자는 5호선 상일동역에서 내려 5번 출구를 나와 버스를 타고, 미사강변도시 대장주 중 하나인 '미사강변센트럴자이' 아파트를 찾았다. 근처 한 공인중개업소는 "최근 미사강변도시가 들썩인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원래 살고 있던 집을 팔고 나와 이곳을 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미사강변 센트럴자이'는 지하철 5호선 상일동역에서 가깝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또한 미사강변도시 내 예정된 교통호재로 이 단지 매매가는 오름세를 탔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센트럴자이 35평(91㎡)은 9억3000만~9억5000만원 선에 거래되고, 37평(96㎡)은 10억에서 10억5000만원 선에서 거래된다"고 말했다. 그는 "호가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예정된 교통호재 덕분이다. 미사강변도시에는 총 3개의 지하철이 들어올 예정이다. 2020년 4월 20일 개통인 5호선 '미사역' (상일역~강일역~미사역~풍산역), 지난 10월 발표한 9호선 연장선(한영외고~고덕역~강일역~미사역), 3호선 연장선(오금역~감일지구~5호선 덕풍역 환승)이다. 지하철 뿐만 아니라 고속도로 이용도 편리하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미사강변도시의 매매수요는 교통호재가 끌어올렸다"고 보고 있다.  

전세 수요는 2022년 상반기 분양 예정인 3기신도시 '교산 신도시' 청약 대기수요다. 다른 공인중개업소 대표에 따르면 '미사강변 센트럴자이' 전세가는 91㎡은 5억~5억3000만원, 96㎡이 5억5000만~5억7000만원 선에 거래가 된다. 그는 "최근 전세가가 오른 이유는 6만세대가 들어오는 교산신도시 청약대기수요다"며 "하남시 지역 우선에 1년 이상 거주를 해야하기 때문에 수도권에서 온다"며 "부천이나 분당, 노원구 등 미사강변으로 오고 있다"고 말했다.  

청약대기수요 때문에 미사강변도시 전세 물건은 단지 마다 1~2개 정도 남아 있는 정도다. 학교 인근에 있는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교산신도시 때문에 손님들이 온 건 여름 지나고나서였다"며 “호반써밋플레이스 입주할 즈음이다”고 말했다. '미사강변호반써밋플레이스'는 올해 6월부터 입주장이 열려 8월 중순으로 입주를 마쳤다.  

▲ 9호선 연장 호재를 받는 구역. 사진 = 이코노믹리뷰 신진영 기자

분상제 예고 이후 8~9월에 수요자들이 몰려

미사강변도시의 집값이 특정 시점에 확 오른 것은 아니다. B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지난해 11월에 96㎡이 9억8500만원이 신고가였다"며 "고덕 주공 재건축 단지가 1만2000세대가 입주한다는 말이 나오면서 이 근처 전세·매매가는 1억원씩 빠졌던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3~4월까지가 최저점이었다가 서서히 올라가 7월에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언급 이후로 한 두명 오다가 8~9월에 많이 왔다"고 설명했다. 

지난 9월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는 지하철 9호선 하남연장 선행구간 기본구상계획안이 나올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던 10월 31일 대광위는 김포~하남 광역급행철도(GTX-D)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B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지하철 9호선 하남연장선 기본구상계획안 얘기가 돌 때부터 '들썩'이다가 GTX 발표로 이 지역 시세가 급등했다"고 말했다. 

B 공인중개업소 대표에 따르면, 지하철 9호선 연장 호재를 받는 단지는 9단지 루나리움, 8단지 서희스타힐스, 2단지 LH베라체, 7단지 센트리버 등이다. 8단지 서희스타힐스 근처에 있는 한 공인중개업소에서는 "현재 호가는 오르고 있으나 매수는 없는 상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서희스타힐스는 84㎡ 매매가가 8억원에 나오지만, 실거래는 7억1000만원 선에서 이뤄진다.

▲ 미사강변도시 한 아파트 단지. 사진 = 이코노믹리뷰 신진영 기자

이처럼 실거래가와 호가가 9000만원이 차이가 나는 이유에 대해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9호선 연장 확정이 아니고 추진인데, 여기(미사강변도시) 분들은 확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호가는 계속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C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교산신도시 청약 대기수요 때문에 들어온 전세수요가 다 빠져나갈 때, 전세나 매매가 금액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희스타힐스는 59㎡ 전세가는 최고 3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84㎡ 전세는 4억2000만~4억5000만원 선이다. 그는 "지난해보다 전세가가 1억5000만원 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미사강변 전 지역이 전세 매물이 나오는 시점이 아니라 전세 시세가 오르는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미사강변도시에 위치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이 지역으로 들어오는 전세 수요는 교산신도시 청약 대기수요라고 말한다. 

가장 최근에 분양한 단지는 '미사강변호반써밋플레이스'다. 인근 공인중개업자에 따르면, 101㎡ 기준으로 최초 분양가가 6억7000만원이었는데 웃돈이 3억~4억원이 붙었다. 그는 "10억원 이하 매물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미사강변신도시 내 5호선 '미사역' (가칭) 공사 현장. 사진 = 이코노믹리뷰 신진영 기자

"투자자들은 11월 초부터 없어지기 시작했다"

미사강변지구에 위치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투자자들은 11월 초부터 없어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 공인중개업소에서는 "어느 적정한 수준이라는게 있는데 두달 전보다 매매가가 1억원이 오른다거나 미사강변도시가 너무 많이 오르니까, 투자자들은 이 지역에 그 돈 주고 투자를 하기는 아직 힘들다는 생각이다"고 설명했다. 

기자가 취재 초반 만났던 공인중개업소 관계자의 말처럼, 올해 8~9월에 투자자들이 확 몰려와 미사강변지구 시세를 끌어올렸고 11월 초부터 높은 시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말이다. A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3월이나 4월에 미사강변지구 집을 사셨던 분들은 현재 1억에서 1억5000만원 사이 시세차익은 본 상황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