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은행권이 역대 최저 기준금리 유지로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한 가운데 판매비와 관리비 마저 높아져 연말 실적발표를 앞두고 비상등이 켜졌다.

올해 시중은행들은 비용절감 차원에서 지점 통폐합을 실시했지만 인건비가 높아져 판관비가 1년새 평균 7.3% 늘어났다. 이와 함께 연말 실적 발표에 앞서 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이후 위탁영업까지 위축될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지주의 내년 경영전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금융지주들은 비이자수익 강화를 경영전략 목표로 내걸었지만 최근 대규모 DLF사태 여파로 무리한 비이자수익 영업은 지양하고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예전처럼 비이자수익 창출 영업에 강하게 드라이브 걸기 어려운 상황에서 핵심 계열사인 은행의 인건비도 일제히 오르면서 금융지주가 일반관리비를 통제할 방법이 마땅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출처=각 금융지주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3분기 4대 금융지주의 일반관리비는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했다.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신한금융지주로 일반관리비가 전년 동기 대비 10%(2378억원) 증가했다.

비용 규모로 볼 때 가장 일반관리비가 많은 곳은 KB금융그룹으로 올 3분기까지 4조4567억원의 비용이 발생했다. 여기서 인건비는 2조7968억원으로 관리비의 62.8% 수준이다.

KB금융그룹은 지난해 3분기까지 인건비 비중이 금융지주에서 가장 높았지만 올해는 신한금융그룹의 인건비가 대폭 확대되면서 신한금융의 인건비 비중이 KB금융을 앞질렀다.

올 3분기 신한금융지주의 인건비는 2조301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2조705억원 대비 11% 늘어나 비중이 63.4%까지 상승했다. 신한금융의 인건비가 늘어난 원인은 신한은행의 지점 확대 때문이다.

신한은행을 제외한 시중은행들은 올 초부터 3분기까지 영업점을 10곳이상 축소했지만 신한은행은 5곳 늘었다.  최근 신한은행은 최상위 자산관리 프리빌리지(Privilege)센터로 분류되는 ‘신한PWM한남동센터’를 신한금융투자와 개점해 지점수가 확대됐다.

타 은행들이 지점 통폐합으로 허리띠를 졸라맬 때 신한은행은 고액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한 WM영업에 집중하면서 영업점이 확대되는 추세다. 이와 함께 SOHO 성공센터를 개소하면서 관리해야할 지점이 추가로 늘어나고 있다. 올해 9월 신한은행은 강남구, 중구, 금천구에서 자영업자 컨설팅센터인 SOHO성공지원센터 운영을 시작했고 추후 지방 주요 거점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반면 올 3분기 국민은행의 영업점수는 전년 대비 14곳 줄었고,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17곳, 10곳 줄었다. 직원수도 신한은행을 제외하고 모두 감소했다. 올해 3분기말까지 신한은행의 직원수는 1만2729명으로 전년 동기 1만2833명 대비 103명 늘었다.

이와 달리 같은 기간 국민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은 직원수가 각각 336명, 135명, 373명 감소했다. 현재 국민은행 직원수는 1만6700명으로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많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직원수는 각각 1만3646명, 1만2879명 수준이다. 직원수 감소에도 인건비는 늘어나면서 은행권은 이달부터 일제히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말 희망퇴직 규모에 따라 일시적비용이 급격히 늘어나면 실적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최근 순이자마진이 계속 하락하는데다 내년 1분기 한국은행이 추가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에 무게가 쏠려 은행들은 비용절감에 주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올해 3분기까지 모든 은행들은 전년 대비 인건비가 일제히 오르면서 판관비도 크게 확대됐다.

대체로 복리후생비, 퇴직급여 등은 줄었지만 성과급을 포함한 순 종업원급여가 증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달부터 은행권이 희망퇴직 신청에 들어가 진행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라면서 “통상 매년 은행은 희망퇴직으로 적정 인원수를 관리하기 때문에 일시적비용 부담을 감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희망퇴직에 따른 비용 지출에 따라 연말 실적도 크게 달라진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