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게임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 위원회(이하 공대위) 산하 게임스파르타가 보건복지부가 약 5년에 걸쳐 추진한 ‘게임 디톡스 사업’이 국민의 혈세를 과도하게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공대위는 이들의 연구 논문 과정 또한 문제가 있었다는 주장이다.

▲ 2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게임 디톡스 사업에 대한 정책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게임스파르타와 이동섭 의원실은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책 토론회를 열고 게임 디톡스 사업에 대한 결과보고서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정태 동양대학교 교수, 전석환 한국게임개발자협회 실장, 강태구 중앙대학교 게임전략 연구실 연구원, 위정현 공대위 위원장 등이 참여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동섭 바른미래당 의원도 행사에 들러 발언했다.

위정현 공대위 위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일부 기관에서 5년에 걸쳐 수백억원의 막대한 예산을 퍼부어 게임에 대한 공격을 하고 있다”면서 “게임스파르타는 맨주먹으로 계란으로 바위치기를 하는 의지로 오늘 자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인터넷·게임중독 정신건강기술개발사업에 대한 결과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사업은 ‘게임 디톡스 사업’으로도 불리며, 지난 2015년 보건복지부가 참여해 1차년도 10억원, 2차년도 40억원 등 5년간 총 17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사업으로 알려졌다. 그 이상의 예산이 투입됐다는 의혹도 나온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대진 교수가 주축이 되어 시작됐다.

해당 사업의 추진 초기, 게임 업계는 이 사업에 대해 게임을 질병화하는 움직임의 일환이 아니냐는 우려를 표했다.

게임스파르타 길드장인 김정태 동양대학교 교수는 이날 행사를 통해 지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진행한 약 33억원 규모의 연구논문에 대해 지적했다. 이들 논문이 결론을 미리 정해놓고 연구를 진행하는 오류를 범했고, 논문 한 편당 많게는 2억원에 달하는 ‘황제논문’을 작성하며 혈세를 소비했다는 것이 골자다.

우선 김정태 교수는 “연구에 임상시험이 활용됐는데, 이는 게임을 질병이라고 상정하고 관계집단을 구성했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올바른 순서로 연구를 진행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연구의 과도한 비용 산정도 꼬집었다. 김 교수는 “통상적으로 인문·사회 과학쪽에서 논문 한 편은 200만원에서 300만원 정도가 소요된다”면서 “그런데 게임 디톡스 사업의 일환으로 연구된 논문들은 혈세를 이용해 한 편당 1억원에서 2억원 이상이 들어간 ‘황제 논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게임스파르타 측이 이날 토론회의 제목을 ‘세금도 털리고 어이도 털리는 게임 디톡스 사업’이라고 다소 강하게 지은 이유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이 같은 연구 결과는 누구를 위한 연구인지, 중독 예비치료를 위한 연구였는지, 예산 집행이 적절했는지 묻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전석환 한국게임개발자협회 실장은 또 다른 4년치 연구결과보고서를 지적했다. 연구의 주제와 어긋나는 결과를 도출했다는 게 골자다. 

전석환 실장은 “보고서의 목적이 게임 중독을 이야기하는 듯하지만 읽어보면 인터넷 중독 이야기를 써놨다”고 지적했다.

또한 해당 보고서는 게임 중독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5조4000억원으로 제시했지만, 이는 모두 인터넷 중독 자료를 근간으로 결과를 냈다고 꼬집었다. 예를 들어, 국내 PC방 이용료를 인터넷 중독으로 인한 사회적 손실비용으로 산정(4300억원)했고, 인터넷중독에 따른 학습기회손실비용(4000억원)을 산정했고, 20세에서 39세 연령의 인터넷중독에 따른 근로시간 손실비용에서 3조4000억원을 손실 비용으로 산정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이동섭 바른미래당 의원도 참석했다. 이 의원은 국회의원 중 게임 관련 법안을 가장 많이 통과시킨 의원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연구보고서는 연구를 통해 결론을 도출하고 작성해야하는데, 결론을 내려놓고 짜맞추는 식으로 보고서를 썼다”면서 “형편 없는 연구결과”라고 혹평했다. 이동섭 의원은 “게임 산업에 대한 정부 관계 기관의 이해가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질병코드 추진을 하고 있는 사실을 보며 화가 난다”면서 “문화체육관광부, 공대위 등과 함께 힘을 모아 게임산업이 4차 산업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위정현 위원장은 “디톡스 사업을 발주한 과기부, 문체부는 디톡스 사업에 대한 기획, 선정, 전체 사업 과정, 예산집행에 대한 조사를 실시, 결과를 공개하기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