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 COMPANY > 경제 인사이드
[경제 인사이드] 실물경기 개선의 고리 : 무역분쟁에서 유동성으로
   

2018년 1월 이후 1년 10개월 만에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다시 자산을 늘리기 시작했다. 유럽중앙은행은 11월1일부터 월200억유로의 자산매입을 재개했고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도 11월에 600억달러어치 단기국채를 매입한 뒤 추후 월마다 자산매입 여부와 규모를 결정할 계획이다. Fed의 변화는 극적이다. 2018년부터 자산을 줄이기 시작해 작년에 3,730억달러를 줄였고, 올해 들어 올해 들어 7월 말까지 추가로 2,970억달러를 줄였다. ECB는 올해 들어 자산 매입을 중단한 상태였다. 일본은행만 자산매입을 이어가 올해 1~7월에 1,670억 달러를 늘렸다.

2019년 1~7월 세 중앙은행의 자산증감 합계는 -1,180억달러였다. 글로벌 유동성은 Fed의 주도로 감소했고, 그 영향으로 달러지수는 이 기간 96.1에서 97.8까지 올랐다. 지금 달러지수는 2018년 들어 시작된 상승 추세 범위의 하단에 위치해 있는데, 글로벌 유동성이 증가하면서 달러지수가 상승 추세선을 하향 이탈할 것이라 판단된다.

글로벌 유동성의 증가가 펀더멘털 개선으로 이어지는 신호가 미약하게나마 포착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9월 중순 ECB와 Fed가 자산을 늘리기로 하면서 9월 말부터 위안/달러환율이 7.2위안에서 반락했다. 그러자 인민은행은 11월6일 기준금리와 연동되는 유동성지원창구(MLF) 1년물 금리를 3.25%로 0.05% 인하했다. 금리를 내릴 수 있었던 배경에는 자본유출 압력이 약해졌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시중금리 하락은 시차를 두고 중국 경기의 반등을 지지할 것으로 본다. 위안화 강세로 반전하며 중국 소비에 대한 신뢰를 더해 줄 것이다. 위안화의 절상은 두 가지 경로로 국내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실물경기 개선과 중국계 자금의 국내 주식시장의 유입 가능성이다.

그렇다면, 글로벌 유동성의 변화가 보수적 포트폴리오를 적극적으로 바꿔야 할 만큼 중요할까. 그에 대한 답은 하락의 이유가 무역분쟁이라고 생각한다면 보수적 스탠스를 유지해야 한다. 무역분쟁의 진행 방향은 여전히 불확실한 데다 정치의 영역에 속하기 때문에 예측이 맞을 확률이 높지 않다. 반대로 Fed의 긴축적 통화정책이 하락의 이유라고 생각하는 투자자라면 Fed를 위시한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스탠스 변화는 이미 시작된 것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스탠스를 바꿔야 한다. 미·중 무역분쟁은 시장의 변동성을 키운 요인이었고, Fed의 긴축적 통화정책은 레벨을 결정하는 요인이었다고 판단한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제롬 파월 미 연방 준비 이사회(FRB) 의장. 뉴시스

무역분쟁이 1단계 합의에 이를 것이라는 기대가 일부 되돌려지고 있지만 금융시장의 움직임은 의외로 견조하다. 적어도 무역분쟁이 최악의 국면은 지나간 것이 아닌가 하는 조심스러운 낙관론이 작용하기 때문인 듯하다. 중국은 소극적 통화부양과 홍콩, 티벳에 대한 강화된 통제를 볼 때 지구전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이제 공은 미국으로 넘겨졌다.

미국과 유럽 위험자산 시장은 무역분쟁 재료에 상관없이 상승의 흐름이다. 연준과 ECB 돈풀기의 힘이 은연 중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금융위기 이후 최근 2년간 잠시 힘을 잃었던 유동성이 재등장해서 우리의 상식을 바꾸라고 강요하고 있다. 아직 미국 외 지역의 펀더멘털은 부진이 이어지고 미국도 점차 성장모멘텀을 잃어가는 상황이어서 밸류에이션을 보면 이들 자산이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 돈풀기에 여념이 없는 미국과 유럽의 자산은 더더욱 그렇다.

금융시장의 내년 전망을 정리해 보면 우선 무역갈등 완화와 그리고 부양책 강화를 주요 전제로 설정하고 있다. 금융시장에는 이미 기대감이 선반영되고 있지만, 금융시장 센티먼트에 비해 내년 실물 경기는 강하지 않을 수 있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중 갈등이 봉합되더라도 완전한 갈등 해소는 어렵고, 주요국 통화 및 재정정책 여력도 제한적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선진국의 성장률 하락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감세정책의 직간접적 효과가 소멸되면서 내수부문의 약화가 이어질 수 있다. 일본의 경우, 공공 인프라 등 올림픽 특수는 긍정적이나 소비세 인상의 부작용이 하반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유럽은 독일의 재정확대가 정치적으로 제한되는 가운에 브렉시트 현실화 리스크를 감안해야 한다.

신흥국에서는 무역갈등 완화와 기저효과로 투자 수요가 일부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의 경우 경착륙은 피하겠지만, 신용 및 외환 리스크 경계로 부양책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김주신 한국금융교육원 이사  |  expert@econovill.com  |  승인 2019.12.02  07:30:06
김주신 한국금융교육원 이사의 다른기사 보기

[태그]

#이코노믹리뷰, #김주신 한국금융교육원 이사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SPONSORED
여백
여백
전문가 칼럼
동영상
PREV NEXT
여백
포토뉴스
여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