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공모주 청약에 443억달러(약 52조원)가 모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람코 개인투자자 공모주 신청에 443억달러가 몰렸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사우디 정부가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조달하려던 금액인 256억달러의 1.7배에 해당하는 규모로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아람코의 IPO는 2014년 알리바바그룹이 뉴욕 증시에 상장할 때 기록한 250억달러를 훌쩍 넘어 역대 최고 IPO 흥행 기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람코 IPO 주간사에 따르면 28일 사우디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공모주 신청을 마감한 결과 사우디 국민 3400만여 명 가운데 490만여 명이 참가했고, 신청 금액은 총 126억달러(약 15조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사우디 정부는 이번에 공개되는 아람코 주식의 1.5% 중 0.5%를 개인투자자들에게 배분하고 나머지는 일정 자격을 낮춘 기관투자자들에게 매각한다는 계획이다.

아람코는 오는 4일까지 기관투자자들의 공모주를 신청을 받은 뒤 다음날 공모가를 공식 발표한다. 지금까지 기관투자자 신청 액수는 317억달러 수준이다. 다만 이들 가운데 국외 기관투자자들의 비중은 10.5%(약 33억달러)로 다소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WSJ은 아람코 IPO에 사우디의 핵심 동맹인 아랍에미리트(UAE)가 최소 15억달러를, 쿠웨이트가 약 10억달러를 각각 투자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사우디와 중동 지역을 주로 다루는 주식형펀드를 운용하는 역내 투자자들이 최대 6억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관측했다. 다만 WSJ은 "사우디 국내 투자자들과 역내 기관투자자들이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하는 반면, 글로벌 금융기관들의 반응은 미온적이다"고 진단했다.

앞서 아람코는 국제 증권거래소 상장을 포기하기로 결정하면서 주가 전망에 대한 글로벌 투자기관들의 회의적인 시각이 점차 커졌다. 이에 사우디 왕실은 아람코의 기업 가치를 당초 2조달러 이상으로 잡았으나 외국인 투자자들의 냉담한 반응으로 이를 1조6000억~1조7000억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아람코는 오는 11일께 국내 증시(타다울)에서 아람코 주식 거래를 시작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