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올해 아시아 리츠(REITs) 시장도 싱가포르, 일본, 홍콩 등을 중심으로 대부분이 강세를 보였다. 내년 아시아 리츠 시장은 싱가포르가 중심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2010년 초부터 지난달 26일까지 스트레이츠 타임스 지수(STI, 싱가포르 주요 주가지수)가 10.9% 상승하는 동안 싱가포르 리츠 인덱스(iEdge S-REIT Index)는 43.9%의 성과를 보였고 다른 시장 대비 높은 배당수익률(평균 6.2%)을 보여주고 있다.

증권업계는 “내년에는 해외 자본·기업 유치, 순수 해외 리츠 상장 유치 등 싱가포르 정부의 적극적인 성장 주도가 가시화될 것”이라면서 “산업(Industrial), 상가(리테일·Retail), 숙박시설(Hospitality), 사무실(오피스·Office)리츠가 유망할 것”으로 기대했다.

한국투자증권이 최근 발표한 ‘싱가포르 리츠 기업 탐방’ 보고서에 따르면 싱가포르 정부 입장에서는 국내 자산만으로는 시장의 성장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해외 자산의 싱가포르 상장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출처=한국투자증권

김영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싱가포르 정부는 주식시장 내 해외 자본과 기업 유치에 적극적”이라면서 “싱가포르 상장 리츠는 싱가포르 거래소 시가총액의 10%를 넘게 차지하고 있는데 향후 20%까지 비중을 늘리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싱가포르는 순수 해외 리츠의 상장도 유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싱가포르 거래소에 상장된 743개 기업의 시가총액은 6610억 싱가포르달러(약 571조원)다.

김 연구원은 “이 중 43%가 순수 싱가포르 기업이 아닌 중국, 동남아시아, 유럽과 미국, 한국, 일본 등의 해외 기업으로 구성돼 있다”면서 “상대적으로 해외 기업의 상장 비중이 높은 런던 거래소(28%)와 비교했을 때도 싱가포르의 해외 기업 상장 비중은 전 세계적으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싱가포르에 상장된 리츠 기업들은 1100억 싱가포르달러(약 95조원) 규모로 시장 전체에서 12%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그중 80% 이상이 해외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업 입장에서 해외 부동산을 바탕으로 싱가포르 리츠 시장에 상장하는 것은 세제 혜택 상의 장점이 있기 때문에 싱가포르 시장에 상장한다. 마찬가지로 싱가포르 리츠 투자는 세금 측면에서 투자자에게도 유리하다.

김 연구원은 “싱가포르는 내국인이나 외국인 상관없이 개인투자자에게 배당 소득세를 부과하지 않는다”면서 “해외 기관투자자들에게만 10%의 배당 소득세를 부과하는데, 이 세율도 과거 20%에서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대출 한도는 총자산의 45%까지로 제한을 두고 있고 다른 국가의 리츠와 마찬가지로 과세 대상 수익의 90% 이상을 배당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싱가포르는 국가 주도로 성장해 왔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싱가포르 토지의 대부분을 국가가 소유하고 5년마다 재정비되는 정부의 마스터플랜(Master Plan)을 기반으로 토지 이용계획을 수립해 불확실성을 감소시켜왔다.

김 연구원은 “싱가포르는 매립지를 만들며 토지를 계속 넓혀가고 있다”면서 “마리나 베이 지역의 매립지도 현재는 개발되지 않은 공터이지만 오피스 등 여러 부동산의 수요와 공급, 가격 변동에 따라 정부가 토지 공급을 조절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 출처=한국투자증권

싱가포르에서는 정부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국영 투자회사 테마섹홀딩스(Taemasek Holdings)가 싱가포르텔레콤(Singtel·싱텔), 싱가포르항공, 싱가포르MRT(Mass Rapid T ransit), 싱가포르항구, 싱가포르전력 등 주요 산업의 많은 기업들을 경영하고 있다고 김 연구원은 설명하면서 테마섹이 싱가포르 주요 대형 리츠 기업의 지분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테마섹이 현지 대표적인 부동산 기업 케펠(Keppel), 캐피털랜드(CapitaLand), 메이플트리(Mapletree) 등의 지분을 갖고 있기 때문에 리츠 기업들이 정부 주도의 사업에 적극적으로 따를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는다는 것이다.

싱가포르의 산업용 부동산 개발도 정부 주도로 이뤄졌다. 주롱 타운 공사와 같은 프로젝트를 통해 싱가포르에서 발달하고 있는 다양한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공장 등의 시설을 지었고, 각 기업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첨단 인프라 시설을 구축했다. 그 외에도 싱가포르 로지스틱파크(Airport Logistics Park of Singapore), 싱가포르 창이 비즈니스 파크(International and Changi Business Park) 등의 산업 단지를 건설했다.

내년 싱가포르 리츠는 산업, 리테일, 숙박시설, 오피스 리츠가 유망할 것으로 기대된다. 먼저 산업 리츠에 대해 김 연구원은 “미국 등 다른 나라와 다르게 정부 주도의 산업단지가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면서 “싱가포르 경기가 내년 반등하면서 정부 주도로 지어진 산업용 부지에 대한 기업들의 임대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또한 “많은 글로벌 벤처기업들이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면서 오피스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데 공급이 부족해 임대료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올해 싱가포르 정부는 노후화된 오피스를 호텔이나 주택으로 다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관광객이 홍콩 대체 관광지로 싱가포르를 택하며 반사이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 연구원은 내수와 관광객 유입은 리테일과 숙박시설 리츠에 모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오피스 리츠는 주요 리츠 기업들이 도심 중심에 위치해 있고 가격이 오르고 있어, 밸류에이션 매력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미중 무역 분쟁의 영향에서 벗어나 싱가포르 내에서 해외기업들의 확장이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김연구원은 싱가포르 주요 리츠ETF 상품으로 'SREITS SP', 'AXJREIT SP', '316300 KS'를 추천했다.

먼저, 라이언글로벌인베스터(Lion Global Investors)의 Lion-Phillip S-REIT ETF는 싱가포르 리츠에 투자하는 ETF이다. 싱가포르 상장 ETF 중 싱가포르 지역의 리츠에만 투자하는 유일한 ETF로, 26개 싱가포르 리츠로 구성된 Morningstar Singapore REIT Yield Focus 지수를 추종한다. 상위 10개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74.6%이며 중형주 비중이 60.2%다. 보수율은 0.5%, 12개월 배당수익률은 4.2%다.

▲ 출처=한국투자증권

니코자산운용(Nikko Asset)의 NikkoAM-StraitsTrading Asia ex Japan REIT ETF는 일본 제외 아시아 지역 리츠에 투자하는 ETF로, 싱가포르 투자 비중이 75.8%로 가장 높다. 싱가포르 외에 홍콩, 말레이시아, 태국에 각각 18.4%, 3.8%, 1.4%의 비중으로 투자한다. 상위 10개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68.1%며 중형주 비중이 58.4%다. 보수율은 0.60%, 12개월 배당수익률은 3.9%다. 동종 ETF PAREIT SP가 있다.

▲ 출처=한국투자증권

한국투자신탁운용의 KINDEX 싱가포르 리츠 부동산 상장지수투자신탁은 싱가포르 리츠에 투자하는 ETF이다. 싱가포르 리츠에 투자하는 유일한 국내 ETF로 2019년초에 신규상장 됐다. 싱가포르 상장 Lion-Phillip S-REIT ETF와 같이 Morningstar Singapore REIT Yield Focus 지수를 추종한다. 상위 10개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73.0%며 중형주 비중이 56.1%다.

▲ 출처=한국투자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