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이코노믹리뷰DB

[이코노믹리뷰=권유승 기자] 푸본현대생명이 방카슈랑스와 퇴직연금을 기반으로 급격한 매출 상승을 기록하며 실적강세를 보이고 있다. 업황 악화 속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는 타 생명보험사들과는 남다른 행보다. 영업력 증대와 자본확충을 통해 재무건전성도 개선되고 있어 향후 새로운 회계규제에 따른 리스크도 적을 것으로 분석된다.

◇ 실적 ‘껑충’

2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푸본현대생명의 올 1~9월 수입보험료(일반계정+특별계정)는 2조7243억4600만원으로 전년 동기 1조1080억5700만원 대비 146% 증가했다.

신계약금액에서도 두각을 보였다. 푸본현대생명의 올 1~9월 신계약금액(일반계정+특별계정)은 2조1907억3800만원으로 전년 동기 2조274억7400만원 대비 8%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생보사 24곳의 신계약금액은 223조5989억원으로 전년 동기 228조3852억원 대비 2% 감소했다.

푸본현대생명의 급격한 실적은 지난 3월부터 재개한 방카슈랑스(은행에서 보험판매)가 주효했다. 푸본현대생명이 올 9월 누적 기준 방카슈랑스(일반계정) 초회보험료는 7190억1500만원으로 판매를 재개한 지난 3월 241억6300만원 대비 2876%나 증가했다. 금액으로만 봐도 이는 전체 생보사 2위 규모다.

특별계정 부문에서는 퇴직연금이 실적을 견인했다. 푸본현대생명의 올 1~9월 퇴직연금 수입보험료는 1조4259억49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502억900만원 대비 159% 증가했다. 퇴직연금 자산규모 역시 7조550억5700만원으로 전체 생보사 중 두 번째로 많다.

▲ 출처=생명보험협회

◇ IFRS17‧퇴직연금 리스크 우려도

통상 방카슈랑스는 고액 일시납 계약이 많은 저축성보험 비중이 높아 수익성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 퇴직연금 역시 해약률과 기존 보유계약이 감소할 가능성이 낮아 보험사의 안정적인 수익을 견인하는 상품으로 꼽힌다.

다만, 일각에서는 저축성보험 비중 확대에 따른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2022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시 보험부채는 원가 평가에서 시가 평가로 변경되기 때문에, 보험사들은 고금리 확정이자로 판매된 저축성 보험 상품이 많을수록 부채 부담이 크게 증가한다.

퇴직연금 리스크도 있다. 금융당국은 원리금보장형 퇴직연금의 신용·시장위험을 RBC 비율에 반영토록 지난해 6월 규정했다. 현재 70%인 리스크 적용 비율은 내년 6월 100%로 늘어난다. 전체 자산에서 퇴직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푸본현대생명의 경우 그 타격이 더욱 클 것이란 분석이다.

◇ RBC비율 개선 ‘박차’

이에 푸본현대생명은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해 선제적인 자본확충 등으로 지급여력(RBC)비율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RBC비율이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바로 지급할 수 있는 자산 상태를 나타낸 것으로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판단할 수 있는 지표다. 푸본현대생명의 지난 6월 RBC비율은 221%다. 금융당국의 권고치는 150% 이상이며, 100% 미만으로 내려갈 경우 시정 조치 대상이 된다. 

푸본현대생명은 내년 1분기까지 최대 200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해, 퇴직연금 리스크 확대에도 RBC비율을 250% 이상 유지한 다는 계획이다. 푸본현대생명은 지난 10월 1000억원, 지난 9월 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해 꾸준히 RBC비율을 개선하고 있는 중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저조한 수익성‧재무건전성에 시달리던 현대라이프가 푸본현대생명으로 바뀌며 자본확충과 영업력 확대로 체질개선에 완전히 성공한 모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