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O는 제약·바이오 업체들의 의뢰를 받아 임상시험을 대신 수행하는 기관을 말한다.. 출처=삼성바이오에피스

[이코노믹리뷰=최지웅 기자] 영화나 연극에서 주연보다 비중이 낮은 배역을 우리는 조연이라 부른다. 조연은 주연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지만 연기력이나 비중 면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다. 오히려 조연의 역할이 뛰어나 작품이 살아나는 경우도 있다. 다년간 제약바이오 업계에 양질의 임상시험 데이터를 공급해온 임상시험수탁기관(CRO)가 이러한 조연에 해당된다.

CRO는 제약·바이오 업체들의 의뢰를 받아 임상시험을 대신 수행하는 기관을 말한다. 임상시험 설계를 비롯해 컨설팅, 모니터링, 데이터 관리, 허가 등 다양한 업무를 지원한다. 이제 막 신약 개발에 뛰어든 바이오벤처는 물론 중·대형 제약사까지 원활한 임상연구를 위해 CRO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최근 CRO 수요가 늘어나면서 노터스, LSK글로벌파마서비스 등 토종 CRO의 성장도 두드러진다. 이들 기업은 해외 CRO 못지않은 임상 수행 능력으로 국내 신약 개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CRO 상장사 눈길

비임상 CRO 전문업체 노터스는 지난 27일 코스닥 입성에 성공했다. 상장 첫날 주가가 20% 이상 오르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노터스는 신약개발 비임상 CRO 및 동물 바이오 전문기업이다. 수의사 출신인 정인성 대표와 김도형 대표가 각자 대표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현재 비임상 CRO뿐만 아니라  LAB 컨설팅, 동물 바이오 등으로 사업 역량을 확대하고 유한양행·한미약품·대웅제약 등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이중 핵심 사업인 비임상 CRO는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과 더불어 동반 성장하고 있다. 노터스의 비임상 CRO 부문 매출은 2016년 96억원, 2017년 121억원, 2018년 143억원으로 매년 20%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 노터스 비임상 CRO 부문 실적. 출처=IBK투자증권

비임상 CRO 실험건수는 2018년 기준으로 459건이다. 이중 유효성 평가 실험건수는 282건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노터스는 주로 제약사와 바이오벤처, 대학병원, 연구소, 동물병원 등 다양한 기관에 비임상 CRO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IBK투자증권이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노터스는 동물실험을 기반으로 동물용 의약품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흥분진정제, 항암제, 배변교정제, 신장염 치료제 등을 개발 중이다. 동물용 신약개발은 인체 의약품에 비해 투자금액이 낮고 성공확률은 높다는 점에서 강점이다. 또 동물용 의약품은 인체 의약품보다 허가 절차도 간소하다.

노터스는 앞으로 늘어날 비임상 CRO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인천 송도에 연면적 1768평 규모의 신규 연구소를 구축하고 있다. 연구소에는 다양한 동물실험이 가능한 실험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20년 가까이 임상연구

LSK글로벌파마서비스(이하 LSK글로벌PS)는 비상장사이지만 임상연구에 잔뼈가 굵은 업체다. 국내 CRO 모임인 사단법인 한국임상CRO협회 회장을 맡았던 이영작 대표가 2000년 설립했다.

이 회사는 현재 암, 신경계, 심혈관계를 포함한 다양한 치료 영역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LSK글로벌PS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으로 1106건 이상의 임상시험을 수행했다. 이 중 글로벌 임상도 129건을 넘어섰다.

LSK글로벌PS가 보유한 임상시험 개발 및 운영에 대한 품질은 다수의 글로벌 CRO 및 규제기관의 실태조사를 통해 검증됐다. 이 회사는 2017년 3월 임상시험 서비스 관련 전 범위와 임상연구 전문인력 양성 훈련 프로그램 개발·운영 분야에서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ISO(국제표준화기구) 9001:2015’ 품질경영시스템 인증을 획득했다. 또 올해 6월 국제 비영리단체 ‘SCDM(Society for Clinical Data Management)’로부터 글로벌 수준의 임상시험 데이터 관리전문기업 인증을 받았다.

▲ 국내 신약 개발 단계 및 관련 규정. 출처=LSK글로벌PS

LSK글로벌PS는 국내 CRO 업체 중 가장 많은 데이터 관리자와 통계분석가를 보유하고 있다. 임상시험 운영뿐만 아니라 데이터 관리와 통계분석 약물감시까지 한 번에 효율적으로 제공하기 위함이다.

LSK글로벌PS는 LSK 교육센터를 별도 설립해 임상시험 전문 교육을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2016년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시험 교육실시기관으로 지정 받았다.

LSK글로벌PS 관계자는 "글로벌 임상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한 인프라 구축과 품질향상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며 "다양한 임상시험 경험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제약산업의 세계시장 진출 기여’ 라는 비전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