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신진영 기자] 지역 개발 호재는 부동산 시장을 열기로 들썩이게 만들고는 한다. 지난달 22일 서울주택도시공사(SH)는 마곡 마이스(MICE) 복합개발 우선 협상대상자로 롯데건설컨소시엄을 선정했다. 토지매각 입찰 최저가가 약 1조원으로 3조5000억 원 규모의 총 사업비가 추산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업계에 따르면, 마곡 마이스 복합개발단지는 2021년 착공에 들어가 2024년 하반기에 준공 예정이다. 

한 상가 분양 관계자에 따르면, 강서구 마곡지구 일대는 주택 시장과 상가 시장이 반대로 가고 있는 상황이다. 기자가 찾아갔을 때, 9호선 마곡나루역 일대는 상가가 제법 차 있었지만, 주택가로 들어오면 임대를 내놓은 공인중개업소와 비어 있는 상가가 많이 보였다. 그러나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아파트 거래 문의는 꾸준히 들어오고 있어도 이전만큼 활발하지는 않다"고 전했다.   

▲ 마곡나루역에서 내리자 맞은편으로 '마곡엠밸리 7단지'가 보인다. 사진 = 이코노믹리뷰 신진영 기자

공인중개업소,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발표 이후로 거래 시장이 조금 주춤하다" 

지하철 9호선 마곡나루역 1번 출구를 나오면 맞은 편에 '마곡 엠벨리 7단지' 아파트가 보인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에 따르면, '마곡 엠벨리 7단지'는 지하철과 가장 가까운 단지로 대장주에 속한다. 그는 "30평대(84㎡)가 13억~13억5000만원 선이다"며 "13억5000만원으로도 거래가 됐지만 그렇게 흔하지 않다"고 말했다.  

마곡지구 아파트가 실거래가가 10억원을 돌파한 건 지난해 2월부터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2월 '마곡힐스테이트' 84.89㎡가 10억5000만원에 거래된 것을 시작으로 10억원대 아파트가 나왔다. '마곡엠벨리' 4단지와 6단지, 7단지가 같은 평수에 9억5000만원 이내로 거래됐다. 5월에는 6단지와 8단지가 9억9000만원에서 10억원, 9월에는 3단지가 10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올해 10월에는 7단지가 84.55㎡ 매매가 12억6500만원에 거래됐다. 한달 간 5000만~1억원 가까이 오른 것이다. 마곡 엠벨리 곳곳에 위치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 대부분 언론 보도로 부동산 시장이 더욱 위축될까 걱정하는 눈초리였다. A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가격대를 말씀드리기가 조심스럽다"며 "마곡 엠벨리 아파트는 비슷한 실거래가를 형성하지만 공항대로 중심으로 10단지에서 15단지가 조금 저렴하다"고 전했다. 

▲ 마곡 엠벨리 10단지가 보인다. 사진 = 이코노믹리뷰 신진영 기자

마곡 엠벨리 15단지가 84㎡ 매매로 11억5000만~12억원 선에 나와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마곡 엠벨리 15단지는 84㎡ 매매가 9억7000만원에서 거래가 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마곡 힐스테이트는 같은 평수로 11억~11억5000만원 선에서 거래가 된다. 강남 4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처럼 급등세는 보이지 않더라도 마곡지구도 오름세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곡 마이스 복합개발단지' 호재에 대해 물어봤다.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개발 우선협상자 발표 난 뒤로 오히려 매물을 거둬들이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발표 이후로 서울 내 신규 아파트 공급 부족이 될 거라는 우려와 전망에 매도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였는데 마찬가지로 마곡 마이스 복합개발단지 발표 이후 시세 오름 기대는 커져 물건을 내놓지 않거나 거둬들이고 있다. 

거래문의는 꾸준한 듯 보였다. 매수자들의 문의는 많지만 매도자가 없는 '매도자 우위 시장'을 형성하고 있었다. 이날 기자가 찾아갔을 때도,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취재 도중 전·월세 상담을 했다. 그는 "공항철도 마곡역, 9호선 마곡나루역, 5호선 마곡역 등 '트리플 역세권'이라는 장점으로 수요자들은 꾸준히 문의를 해 온다"고 전했다. 이어 "R&D 센터 직장인들은 해외 출장이 많은데 이곳은 김포공항 이용이 편리하다"고 말했다. 

▲ 마곡지구 전경. 사진 = 이코노믹리뷰 신진영 기자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에 따르면, 강서구 마곡동은 지난해 8월 가격이 급등했다. 9·13대책 이후 시세는 주춤하고 잠시 떨어졌지만 다시 올라갔다. B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정부에서 규제는 계속 내놓고 있지만 서울 아파트 공급은 한정돼 있다"며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서울 시내 아파트 값은 계속 오르고 있는 것 같다"며 의견을 말했다. 이어 "지방에는 부동산 거래가 안되는데 지방 수요까지 서울로 흘러오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덧붙였다. 

전세도 마찬가지다. B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셋값도 최근 한달 반 기점으로 5000만~1억원 가까이 올랐다"며 "넉넉잡아 두 달 사이에 오른 시세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매매가가 꾸준히 올라가면서 전셋값까지 끌어올린 상황이다. 전세를 원하는 수요자들의 문의는 계속 오지만, 나와 있는 전세 매물이 없거나 부족하다. 

'마곡 엠벨리' 7단지 전셋값은 84㎡에 6억5000만원 선이다. 지하철역과 먼 15단지는 5억원 후반대에서 6억원 미만으로 거래가 된다. 

이곳을 찾는 수요자 층은 대개 40대 후반에서 그 이상이라고 말한다. A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젊은 사람들이 10억원대 아파트를 사기는 힘들다"고 씁쓸함을 전했다. 이어 "내년에도 서울은 물론이고 이곳도 오를 것 같다"며 "이 상태에서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마곡나루역에서 주택가로 들어오면 비어 있는 상가가 많이 보인다. 사진 = 이코노믹리뷰 신진영 기자

상가 분양 관계자, "내 가게를 내고 싶어도 대출 규제로 선뜻 용기를 못낸다" 

9호선 마곡나루역 근처에는 큰 상가 건물이 줄지어 있다. 이곳에는 유동인구도 제법 있어 보이고 상가도 차 있었다. 다만 점포 정리로 '50% 할인' 하는 옷가게나 '임대'를 써붙인 상가가 보였다. 역에서 아파트 단지 쪽으로 걸어오자 상가 공실은 많아졌다. 현재 이곳은 주택 거래는 꾸준하다고 하지만 상가 거래는 1년 전부터 '뚝' 끊긴 상황이다. 

역과 거리가 있는 상가에 위치한 분양 사무소에 들렸다. 상가 분양 관계자는 "상가를 보러 오는 분들의 발길이 없다"며 "전화나 가끔 오셔서 의향이나 가격대 형성 정도 물어보는 분들만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문의하러 오는 사람들 중 실제 실분양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정부에서 대출 규제를 '너무 조였다'는 게 아쉽다고 말한다. 상가 분양을 전문적으로 한다는 그는 "2년 전까지만 해도 마곡지구 상가 1층은 10억원이 넘어갔다"며 "이 금액 중 최소 60~70%는 대출을 받고 나머지 금액으로 투자를 해야 하는데 한동안 50%도 대출이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는 3억원만 있어도 되는게 이제는 5억원을 투자해야 하니까 선뜻 도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 상가 분양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경기가 너무 안 좋으니 상가 공실이 많은 거라 생각한다"며 "주택 거래와 상가 거래는 반대로 가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마곡지구는 교통이 먼저 완성됐고, 다음에 주택이 들어왔다"며 "아파트는 기존 32평이 최초 분양가 4억~4억5000만원이었는데, 현재 12억~13억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