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양인정 기자] 자영업자가 몰려있는 서비스업의 운전자금 대출잔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빚으로 연명하는 자영업자가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서비스업 중 자영업자가 많은 도·소매, 숙박 및 음식점업 대출 증가율은 통계 편제(2008년)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3분기(7~9월) 예금취급기관의 산업별 대출금'에 따르면 9월말 서비스업의 운전자금 대출잔액은 전분기보다 11조2000억원 늘어난 403조3000억원이다. 전년동기대비 증가율은 10%로 전분기와 같았다. 서비스업 운전자금 증가액과 증가율은 지난 2분기에 이어 통계편제 이후 최대치 수준이다. 

운전자금은 인건비, 이자, 재료비 등 보통 1년  간 점포 운영에 필요한 돈이다. 전산업은 물론 서비스업 대출 증가폭이 전분기보다 축소됐음에도 서비스업 운전자금 대출은 여전히 증가세를 이어갔다.

산업별 전체 대출 잔액은 전분기말 대비 20조5000억원 증가한 1183조7000억원이었다. 대출 증가폭은 전분기(22조2000억원)와 전년동기(24조3000억원)보다 둔화됐다. 전년동기대비 증가율도 6.9%로 2분기(7.4%)보다 축소됐다. 전산업 대출 증가액 20조5000억원 중 서비스업 운전자금이 54.6%를 차지했다. 

서비스업 대출 잔액은 전분기말 대비 16조1000억원 늘어 719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대출 증가폭은 전분기(16조2000억원)와 전년동기(18조원)보다 줄었다. 전년동기대비 증가율도 9.0%로 2분기(9.6%)보다 낮다. 서비스업의 시설자금은 4조9000억원 늘어난 315조9000억원이었다. 시설자금은 생산에 필요한 건물 신증축 등에 쓰인 돈이다.

서비스업 운전자금 증가세는 자영업자가 많은 도소매, 숙박 및 음식점업이 이끌었다. 도소매, 숙박 및 음식점업의 대출 잔액은 220조원으로 6조4000억원 늘었다. 전년동기대비 증가율은 12.1%였는데, 이 역시 통계편제 이후 최대치다. 그중 도소매업의 대출 증가율은 12.9%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해 경영난의 심각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업권별로 보면 예금은행 대출금(919조1000억원)은 8조원 늘었다. 증가폭은 전분기(12조2000억원)보다 둔화했다. 증가율도 4.3%로 전분기(5.3%)보다 낮았다. 반면 수출입은행, 상호저축은행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264조6000억원)은 12조5000억원 늘어 사상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증가율 역시 17.3%로 통계 편제 후 가장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