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이쓰 웨이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전체적인 글로벌 경제는 올해 성장 둔화를 겪었지만 내년에는 점차 성장세가 안정화되면서 회복세가 시작될 것이라 예상했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장서윤 기자

[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내년 글로벌 경제는 점차 성장세가 안정화되면서 회복세가 시작될 것이란 전망과 함께, 수출 주도의 경제 구조를 가진 한국 경제가 한국 정부의 재정부양 정책과 미중 무역 긴장 완화의 영향으로 IMF(국제통화기금)가 제시한 경제성장률 전망치(2.2%)보다 0.2%포인트 가량 높은 2.4%까지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투자신탁운용사인 슈로더(Schroders)그룹의 키이쓰 웨이드(Keith Wade)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가진 ‘2020년 글로벌 경제 및 시장전망’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내다봤다.

키이쓰 웨이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전체적인 글로벌 경제는 올해 성장 둔화를 겪었지만 내년에는 점차 성장세가 안정화되면서 회복세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현재 시점에서 내년 글로벌 경제를 전망하기 위해서는 미국 경기 사이클과 미중 무역 분쟁, 기술발달로 인한 패러다임 변화를 체크해야한다”고 말했다.

▲금융위기 이후, 지난 10년간 미국 가계는 부채를 줄여왔으며 이전에 없던 꾸준한 부채 축소가 나타나 미국 가계의 소비 행태에 큰 변화가 나타났다. 출처= 슈로더투자신탁운용

웨이드 이코노미스트는 경기확장 국면이 장기화되고 있는 미국 경제에 대해 “현재 미국 경기 확장기는 2009년 6월 이후 125개월째 지속되고 있는데 이는 미국 역사상 최장기(1991년~2001년) 기록을 이미 갱신한 상태”라면서도 “역사적으로 평균 경기 사이클이 대략 5년이라고 할 때, 현재 사이클은 10년 이상 지속되었기 때문에 조만간 사이클이 끝날 수도 있다는 것을 투자자들은 이미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트위터를 통해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제(the greatest economy in american history)’라고 자랑했다. 그러나 웨이드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미국의 경기 사이클은 이전과는 다르게 경제 성장세의 강도가 약한 사이클 중 하나라고 말했다.

웨이드 이코노미스트는 한 달 전 슈로더가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현재 경기 사이클의 약세는 GDP 구성요인 중에서 70%의 비중을 차지하는 소비자들의 지출이 가장 크게 영향을 미쳤다”면서 “금융위기 이후 가계 소비자들이 부채를 선호하지 않는 지출 패턴으로 변하면서 지난 10년간 이전에 없던 꾸준한 부채 축소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그는 “금융위기 이후, 지난 10년간 미국 가계는 부채를 줄여왔으며 이전에 없던 꾸준한 부채 축소가 나타나 미국 가계의 소비 행태에 큰 변화가 나타났다”면서 “가계 소비자들이 부채를 선호하지 않게 되면서 미국 연준(Fed)이 금리 인하로 경기를 부양하는 것도 그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미국 고용시장과 관련해서는 “미국의 노동시장 참여율은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미국 경제는 신규 구직자를 계속 찾고 있고 실질임금 또한 꾸준하게 상승하며 여전히 견조한 노동시장이 미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역분쟁과 함께 꾸준한 하락세를 보였던 신규 수출 주문이 2년 만에 처음으로 반등하기 시작했다. 출처= 슈로더투자신탁운용

또한 “구리 가격이 하락세를 끝내면서 산업용 금속 가격이 안정화되고 있고, 더 중요하게는 무역분쟁과 함께 꾸준한 하락세를 보였던 신규 수출 주문이 2년 만에 처음으로 반등하기 시작했다“면서 ”이는 장단기 미국 채권 금리 역전과 함께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드리웠던 올해가 지나면 내년 전세계 경제 회복세에 대해 긍정적인 기대를 가져볼 수 있는 좋은 신호들로 해석된다“고 판단했다.

향후 세계 경제를 좌우할 변수로는 '미·중 무역분쟁'과 '기술의 발전'을 꼽았다.

웨이드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가을 대선을 앞두고 있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황을 고려하면 조만간 미·중 무역분쟁이 휴전에 들어가겠지만, 미국 대선 이후 양국 간 무역 긴장이 재점화될 수 있다"면서 "공화당과 민주당은 모두 '과거보다 중국에 강경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입장에 동의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무역관세 문제 이외에도 지적재산권 이전이나 기술 패권을 둘러싼 양국 간 경쟁구도가 여전히 장기적으로 지속될 전망"이라고 판단했다.

▲웨이드 이코노미스트는 많은 일자리가 자동화로 대체될 가능성이 있는 반면, 기술로 인해 새로운 일자리도 많이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출처= 슈로더투자신탁운용

웨이드 이코노미스트는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산업 파괴적 혁신을 주도하면서 전반적인 기술 관련 지출도 경기둔화에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많은 일자리가 자동화로 대체될 가능성이 있는 반면, 기술로 인해 새로운 일자리도 많이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기술의 발전 과정에서 기술주가 증시를 주도하고 있는 한국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