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생활가전 업체들이 안마의자 산업에 도전장을 던졌다. 업계 1위 바디프랜드를 중심으로 휴테크, 코지마 등이 2위를 다투고 있는 형국에서 생활가전 업체는 안마의자 전문 업체들의 아성을 넘기 위해 ‘가성비’ 카드를 꺼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SK매직과 청호나이스는 각각 신제품 3D 돌기볼 지압 안마의자 ‘MMC-155’와 청호 안마의자 ‘MC-500W’를 출시했다. 가격은 일시불 기준 SK매직 제품이 340만원, 청호 안마의자는 249만원이다. 청호 안마의자는 일시불로만 판매한다. 이들 제품은 200만원에서 300만원 수준으로, 현재 시장에 출시된 고가 안마의자가 최대 700만원대에 달하는 걸 감안하면 중간대의 가격이라고 할 수 있다.

▲ SK 매직 프리미엄급 3D 돌기볼 지압 안마의자. 출처=SK매직
▲ ‘청호 안마의자 MC-500W’ 이미지. 출처=청호나이스

실제로 SK매직은 해당 제품에 대해 “합리적인 가격의 프리미엄급 3D 돌기볼 지압 안마의자”라고 평하며 가성비를 갖춘 제품임을 강조했다. 청호나이스의 경우 지난해 출시한 MC 시리즈(800, 900)이 긍정적인 반응을 얻으며 올해에도 신제품을 내놓은 모양새다.

생활가전 업체의 이유 있는 안마의자 시장 공략

생활가전·렌탈 업체가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는 건 자연스럽다. 이미 밥솥을 주력으로 하던 쿠쿠와 쿠첸, 정수기 판매를 주력으로 하는 웅진코웨이, SK매직, 청호나이스 등 업체들은 신규 성장 가전인 공기청정기, 전기레인지 등 시장에 진출하며 외형을 넓힌 바 있다. 이는 국내 시장에서 하나의 가전 제품으로는 성장의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안마의자 시장의 성장세 또한 가전 업체들에겐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업계에 따르면 안마의자 시장은 지난 2008년 300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8000억원으로 10년 사이 약 27배 대폭 증가했다. 특히 2010년 바디프랜드가 렌탈 판매를 도입하며 시장 규모는 급속하게 커졌다. 올해엔 시장 규모가 더욱 커진 9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 국내 안마의자 시장 규모. 출처=업계

이처럼 안마의자 시장은 꾸준히 성장했다. 생활가전 업체들 안마의자 시장 진출도 완전히 새로운 건 아니다. 가령 청호나이스와 SK매직은 각각 2011년과 2013년에 안마의자 시장에 일찌감치 진출했다. 올해 상반기엔 웅진코웨이가 ‘한방온혈 안마의자’를 내놓은 지 출시 두 달여 만에 매출액 50억원을 돌파하며 가능성을 보여준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부터 생활가전 업체들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반응이 좋으면 신제품 생산을 이어가고, 반응이 좋지 않으면 단종을 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바디프랜드 “프리미엄 전략 고수할 것”

업계 1위 바디프랜드는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하며 안마의자계의 ‘명품’ 브랜드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바디프랜드는 400~500만원대 제품으로 시장 입지를 다지고 있는 가운데 700만원대 초고가 제품 라인업까지 갖추고 있다. 대표적인 중간 가격 제품에는 ‘벤타스’와 ‘팬텀’이 있고 최고가 모델에는 ‘파라오Ⅱ' 등이 있다. 바디프랜드는 올해 2월과 4월 벤타스와 파라오Ⅱ 신제품을 출시했다.

특히 바디프랜드가 차별화를 도모하는 지점은 공격적인 연구개발(R&D) 조직에 대한 투자다. R&D 인력이 150여명에 달하는 한편 업계내 유일하게 전문 의사를 영입해 메디컬 R&D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총 8명의 전문의를 확보했으며, 그간 전문의를 통해 진행한 연구 개발을 통해 성장판 자극, 브레인 마사지 등 색다른 기능을 안마의자에 탑재하며 눈길을 끌었다. 

바디프랜드의 프리미엄 전략은 마케팅 활동에서도 드러난다. 1년 전부터 이탈리아 슈퍼카 제조 업체 람보르기니와 협업을 이어오는가 하면 지난달엔 스웨덴 슈퍼카 브랜드 코닉세그와 협업해 코닉세그 안마의자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럭셔리’ 전략은 바디프랜드 박상현 대표가 줄곧 강조했던 방향성이기도 하다. 박 대표는 “보기에 고급스러워야 이용자들이 안마의자를 갖고 싶어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면서 “선망받는 브랜드가 되는 게 회사의 방향성”이라고 말했다. 

▲ 지난 7월 카페 드 바디프랜드 청담에 전시된 람보르기니와 바디프랜드 안마기.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 지난 7월 카페 드 바디프랜드 청담에 전시된 바디프랜드 안마기.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이 같은 기조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프로스트앤 설리번에 따르면 바디프랜드는 2017년 기준으로 시장점유율 8.1%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 뒤로 일본 기업인 파나소닉(7.7%)과 이나다훼미리(7.2%)가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앞서 미국과 중국 중심으로 시장을 공략하던 바디프랜드는 올해 여름 프랑스 시장으로도 영역을 넓혔다.

국내 안마의자 시장 2강 휴테크와 코지마의 행보도 주목된다. 양사는 중간 가격 라인업을 주력으로 판매하는 한편 500~600만원대 제품으로 고가 라인업을 확보하고 있다. 코지마는 지난해 2017년 대비 매출액이 84.6% 급증한 888억원, 영업이익은 50% 증가한 93억원을 기록했다. 휴테크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은 16.9% 증가한 471억원, 영업이익은 176% 급증한 69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안마의자 전문 업체들이 점점 치열해지는 시장 경쟁에도 흔들리지 않는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