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개임별 맟춤형 투자관리 서비스 '랩어카운트' 상품 각광. 출처=이미지투데이

[이코노믹리뷰=장은진 기자] 내년 증시 변동성 요인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점쳐지면서 증권사가 개인별 맞춤형 투자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랩어카운트(Wrap Account)'상품이 뜨고 있다.

랩어카운트는 감싼다는 뜻의 영어 단어 ‘랩(wrap)’과 계좌를 의미하는 ‘어카운트(account)’가 결합된 말이다. 증권사가 투자자의 예탁 자산을 투자자의 성향에 맞게 관리해주고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금융상품이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랩어카운트 시장의 자산 규모는 올해만 8조원 이상 불어나며 8월말 기준 120조원을 넘어섰다. 9월 말의 경우 고객 수는 증가했으나 미·중무역합의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점쳐지면서 자금이 빠졌다.

하지만 긍정적이라 전망했던 미·중무역합의가 아직까지도 난항을 겪고 있는 점과 저금리 시대 유동자금 투자처가 마땅치 않은 점 등이 '랩어카운트'를 매력적인 투자처로 만들어 주고 있다.

또 증권사들이 투자자들의 입맛에 맞게 '랩어카운트' 상품 개편한 점도 한몫했다.

과거 특정종목 집중 투자경향과 달리 최근 랩어카운트 상품은 확실한 분산투자로 리스크를 관리해 신뢰를 주고 있다.

랩어카운트는 지난 2010년 초 투자자문업계를 중심으로 국내 도입됐으나 특정종목 편중으로 인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인기가 하락했다. 이에 증권사들은 랩어카운트 상품을 국내 투자상품 뿐만 아니라 해외주식 및 채권,  ETF(주가연동형펀드),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등 다양하게 구성해 리스크를 최소화 시키는 방식으로 변화를 꾀했다.

변화된 운용 방식은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더욱 부각되는 추세다. 랩어카운트 최소 가입금액이 사모펀드보다 적어 문턱이 낮다는 점도 수요 증가와 맞물렸다. 현재 증권사들은 여러 가지 랩어카운트 상품을 선보이며 '고객 모시기' 경쟁을 펼치고 있다.

▲ 메리츠종금증권의 '메리츠펀드마스터Wrap'(좌) 와 하나금융투자의 '하나 OnlyOne 리서치랩'. 출처=각사취합

AI부터 리서치센터·리츠까지 '다양'

증권사들은 고객 유치를 위해 AI(인공지능)기능이 도입된 상품부터 리서치센터 연계 상품,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형 상품 등 다양한 랩어카운트를 선보였다.

NH투자증권은 포트폴리오에 AI기능을 도입해 주목받고 있다.

NH투자증권의 'NH로보 EMP랩'은 AI가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지수에 영향을 미칠 요인들을 수집, 분석한 뒤 지수 변동을 예측한다. 이를 토대로 NH투자증권은 랩어카운트 내의 주식과 채권, 대체투자(AI) 자산군 비중을 조정한다.

하나금융투자와 메리츠종금증권은 리서치센터와 협력해 '랩어카운트' 상품을 차별화했다.

하나금융투자가 지난 8월 출시한 '하나 OnlyOne 리서치랩'은 리서치센터가 산업구조와 시장환경, 정책적 요소 등을 고려해 추천한 종목을 토대로 자산을 운용했다.  그 결과 출시 7영업일만에 누적 매각액 100억원을 돌파하는 등 남다른 성과를 거뒀다.

메리츠종금증권도 지난 4월 출시된 '메리츠펀드마스터Wrap'이 10월 말 기준 수익률 2.75%을 기록한 바 있다. 같은기간 코스피 수익률이 -7.1%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할 때 상당히 수익률은 거둔셈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의 랩어카운트 상품은 리서치센터에서 글로벌 경기와 시장전망에 따라 유망한 자산 및 국가를 선정하면 곧바로 자산 배분전략이 제시된다. 우수한 운용성과를 내는 펀드를 선정해 투자에 들어갈 뿐만 아니라 투자 이후에도 모니터링을 진행해 최적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자산가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키움증권과 신한금융투자, KB증권은 리츠에 투자하는 랩어카운트를 선보여 호응을 얻었다.

키움증권은 지난10월 상장 리츠에 투자하는 랩어카운트를 선보였다. 이 상품은 주식형이지만 고수익 창출을 위해 상장 리츠와 SPAC(기업인수목적회사)를 자산 포트폴리오에 편입해 운용한다.

앞서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8월 해외 리츠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인기를 모았다. KB증권도 지난 9월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리츠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투자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업계 관계자는 "변동성이 심했을 때 수익률이 좋은 부분에서 랩어카운트 상품들은 주목할만하다"면서 "특히 내년 미국 대통령 선거 등 증시 변동성 요인이 다수 존재하는 만큼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