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종득 화백은 “전각은 선의 기운에 따라 공간이 움직입니다. 때문에 작은 점하나가 전체의 흐름을 바꿔놓을 수도 있기 때문에 철저한 공간미감을 키워야한다”라고 말했다. <사진:권동철>

윤종득 작가는 설악산에서 오랫동안 머물면서 공룡능선을 보며 깨우친 것이 있다고 했다. 솟아올라 삐쭉삐쭉한 바위의 험준함과 깊이 패여 흐르는 계곡을 보며 전각의 이치를 깨달았다고 했다.

 

“계곡은 음각의 이치고 바위는 양각의 선과 일맥상통합니다. 선의 기세가 공간을 장악하면 공간은 저절로 조화되고 시원해지며 선이 약하고 조잡해지면 공간은 어떠한 경우라도 비어보이고 허전해보이며 가벼워 보입니다.

大小强弱(대소강약)과 小小密密(소소밀밀) 변화들을 인위적으로 조합한다고 해서 조화가 되고 자연스러워지는 것은 아니지요. 從心所欲 不踰矩(종심소욕 불유구)를 향해 전각외의 이치를 철저히 연구해서 인외구인(印外求印) 해야 합니다.”

   
 

전각의 묘미라고 하는 것은 좁은 공간 처리에 있다. 작은 공간이다 보니 어떻게 배치해야하고 공간을 어떻게 활용해야할지 참으로 많은 생각이 요구된다. 또한 전각은 힘으로만 새기는 것인가 궁금했다.

 

이와 함께 화가 윤종득(ARTIST YOON JONG DEUK,산하 윤종득,山下 尹鍾得,YOON JONG DEUK)은 “때로는 작가의 감정이나 생각을 떠나 물리적인 이치에 따라야 합니다. 공간대비와 선의 미묘한 변화들 속 통일감으로 자연스런 느낌이 생기는 것입니다. 오랜 세월동안 고전(古典)을 바탕으로 자기만의 표현방법으로 철저히 고뇌한 흔적이 배여 있어야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각작업에서 힘의 배분은 칼끝의 집중력입니다. 칼과 돌을 서로 대화시켜야 합니다. 어려운 이야기입니다만 돌이 양보해야 할 때와 칼이 비켜줘야 할 부분을 잘 이해하고 작가는 중개자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