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우주성 기자]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가 되기 무섭게 고양시의 부동산 시장이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 특히 그 동안 부동산 상승세에서 다소 떨어져 있던 일산도 매기가 확연하다. 교통 호재와 함께 조정대상지역까지 해제되면서 교통 호재 영향이 있는 지역은 분양에 들어간 신축이나 구축 아파트의 매매가격, 재개발 지역의 주택 가격 등 주택 유형을 가리지 않고 활발한 거래가 이뤄지는 중이다. 특히 향후 대곡소사선이 지나거나 지날 것으로 예상되는 대곡역과 백마역, 일산역 등에서는 갭투자 등 적극적인 투자심리도 목격되고 있다.

▲ 고양 덕은지구 내 공사현장. 사진=이코노믹리뷰 우주성 기자

지난 11월 6일 국토교통부는 주거정책심의위원회에서 부산광역시, 남양주, 고양시를 조정대상해제지역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고양시에서는 삼송, 킨텍스1단계, 원흥·지축·향동, 덕은지구와 한류월드 등의 공공택지사업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됐다.

조정대상지역이라는 족쇄가 풀리고 고양시에 대한 부동산 투자의 벽이 한층 낮아지면서 기존 조정대상지역에서 불가능했던 분양 6개월 이후 분양권 전매도 가능해졌고 대출 조건도 완화됐다. 청약도 세대주 여부나 무주택 여부 관계없이 가능해지게 됐다.

▲ 고양 덕은지구 내 공사현장. 사진=이코노믹리뷰 우주성 기자

이에 따라 고양시의 아파트 가격도 최근 다시 반등세로 돌아섰다. 한국감정원이 지난 21일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에 의하면 고양시는 18일 기준 아파트 가격이 전주에 비해 0.07% 상승했다. 특히 창릉 신도시 등의 여파가 컸던 일산의 경우, 일산동구는 0.09% 상승, 일산서구도 0.08% 상승했다. 덕양구 역시 전주에 비해 아파트 가격이 0.06% 상승했다. 한국감정원은 “조정대상지역 해제 영향 등으로 매수문의가 증가”한 것을 주 가격 상승 이유로 꼽았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실제 고양시의 아파트 가격은 지난 6일 조정대상지역 해제 발표한 지 5일만에 0.02% 상승을 시작으로 2주 연속 상승하고 있다.

창릉 신도시 악재 딛고 가격 반등세 이어가는 일산서구

▲ 고양시 삼송역 일대 전경. 사진=이코노믹리뷰 우주성 기자

일산역을 접한 일산 서구 지역도 조정지역 해제로 인한 훈풍이 거세게 불기 시작하고 있다. 특히 신축 분양에 들어간 단지의 경우 분양 프리미엄이 6개월전에 비해 1억원 이상 상승했다.

일산역 인근의 한 중개업자는 “일산 일대는 신축 공급이 거의 없기 때문에 신축이 귀하다. 올해 5월에 분양한 ‘e-편한세상 일산 어반스카이’는 일산역 인근에서는 제일 신축이라 조정 해제지역으로 인한 가격 영향을 가장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6개월이 지나 분양권 전매제한도 풀린 상황에서 마침 조정지역 해제로 인해 평균 프리미엄은 6000만원에서 7000만원까지 상승했다. 매물을 대기하고 있는 사람도 많아서 물건이 나오면 바로 없어지는 편”이라고 이야기했다.

해당 업자가 말하는 일산 어반스카이의 평균 평당 분양가는 1600만원에서 1700만원선. 올해 초 29평의 분양가는 4억5000만원에서 4억8000만원 사이였지만 현재 분양 프리미엄만 6000만원이 붙었다. 원 분양가가 5억5000만원인 34평의 경우 더 높은 프리미엄이 붙어 현재 같은 평수의 가격은 6억5000만원이 넘는다. 6개월만에 프리미엄만 1억원이 붙은 상태다.

현지 중개업자들은 일산역 인근의 신축아파트만 조정해제의 혜택을 받은 것은 아니라고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 어반 스카이 단지 바로 건너편의 신도시 후곡마을의 경우도 전반적으로 가격 상승을 이어가고 있었다. 해당 지역의 한 중개업자는 “후곡마을도 조금씩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중소형 평수 등은 조정지역 해제 발표 이후 4000만원 정도씩 빠르게 상승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3호선 라인이나 일산역과 인접한 단지일수록 상승폭이 더 높은 편”이라고 이야기했다.

“갭투자 수요로 소형 평수는 모두 사라져”

▲ 고양시 덕양구 일대 전경. 사진=이코노믹리뷰 우주성 기자

한편 일산 현지 중개업자들은 이런 가격 상승 요인이 단지 실수요 증가만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한 인근 부동산 업자는 대곡소사선이 대곡역에서 더 연장돼 일산역까지 확정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대곡역에서 마곡지구 김포공항으로 바로 넘어갈 수 있게 되는 교통호재가 일산역까지 이어지면서 관련 역세권을 중심으로 투자 심리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것이다. 거기다가 조정지역해제 소식과 전세 매매 가격 차이가 크지 않은 점을 노리는 갭투자 수요까지 늘고 있다고 현지 부동산 관계자는 전했다. 한 중개업자는 “갭투자 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확실하다. 일산역과 백마역은 같은 패턴으로 투자가 이뤄지고 가격이 상승한다. 대곡역보다 백마역 두 정거장 근처라 아마 그런 투자 영향은 백마역이 더 빠른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일산동구의 백마역 인근 다른 중개업자는 “현재 소형 평수가 싹 다 나가고 있다”고 현지 부동산 현황을 전했다. 해당 업자는 “창릉신도시로 백마역 인근의 부동산들은 모두 4000만원 가량 폭락했다가 현재는 종전 수준으로 다시 상승해 가격 회복이 된 상태다”라면서 “요즘 갭투자를 하려는 그런 사람들이 많이 문의를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업자는 또 갭투자의 특성상 매매격과 전세가격의 차이가 1억원 미만이면서 소액으로 투자하기가 용이한 작은 평수들에 대한 문의와 거래가 많다고 했다. 그는 “쌍용 한성 5단지가 22평이나 27평같은 소형 평수가 많아 현재 투자자 수요로 매물이 사라진 상태다. 해제 지역 이후 갑자기 많이 빠져 나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업자에 따르면 쌍용 한성 5단지 경우도 요즘 다시 4000만원 가량 상승하면서 가격을 회복한 상태다. 그는 해당 지역의 31평 전세 가격은 3억으로 매매가는 그보다 많은 1억원~1억2000만원 선이라고 전했다.

교통호재로 구축 갭투자, 신축 입주권, 재개발 지구 주택 가격 모두 활발

▲ 고양시 대곡역 인근 전경. 사진=이코노믹리뷰 우주성 기자

서부소사선과 연결된 대곡역 역시 서울과 더욱 인접한데다가 대규모 정비사업이 많아 고양시에서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지역 중 하나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인 GTX의 A노선과 대곡소사선이 대곡역으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대곡 자체도 개발 중인 상황이라고 현지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해당 업계 관계자는 “구축 아파트의 경우 가격이 오르고 거래가 현재 빈번하다. 현재 이 지역도 갭투자 수요가 이미 시작됐다. 재개발 투자는 가격이 너무 많이 드니까 1억원 이하로 접근할 수 있는 갭투자 수요가 다시 늘어나기 시작했다. 아파트 전체적으로 호가가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지역의 35평 단일평형인 현대1차 아파트의 경우 매매가격은 4억1000만원에서 4억3000만원 정도다. 그는 “지금은 4억5000만원에 호가를 부르는 물건도 있다. 1개월 전만 해도 4억선에서 거래가 됐는데 호가랑 비교하자면 상승세가 어느 정도는 있는 셈”이라며 “구축 아파트가 꾸준히 상승하면서 갭투자 수요가 몰리는 것”이라고 답했다.

▲ 고양시 대곡역 인근 전경. 사진=이코노믹리뷰 우주성 기자

이번 22일 분양에 들어간 대곡 두산위브의 경우도 조합원 입주권의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해당 지역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조합원 입주권은 거래는 되는데 물량이 얼마 없다. 가격 프리미엄은 예전에는 1억4000만원이었는데 요즘은 2억원 정도 거래가 된다. 예를 들어 감정가격이 1억원 언저리인 물건은 입주권이 3억원이고 감정가격이 2억원이면 입주권은 4억원 가까운 선에서 거래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곡 두산 위브가 들어서는 능곡1구역 이외에도 아직 사업시행인가 이전 단계인 능곡2구역과 5구역, 6구역의 주택 가격도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다. 능곡역 인근의 한 중개업자는 “해당 구역들의 경우, 조합원 자격이 주어진 주택 프리미엄은 수천만원 씩 상승했다”면서 “2억원 정도 하던 주택의 경우도 현재는 2억7000만원에서 2억8000만원까지 올랐다. 앞으로도 계속 오를 여지가 많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