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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거 매장 위생 논란 여전…임직원 ‘일탈’ 막을 수 없나현장 ‘휴먼 에러’ 근절 불가능…냉정한 소비자 앞 업계의 자정 노력 기대할 만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국내 버거 시장에 ‘위생 불량’ 문제가 끊임없이 불거지고 있다. 한국인의 대표 간식·주식으로 자리매김한 버거가 소비자들에게 건강 상 위해를 끼치지 않도록 하려는 업계·당국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올해 11월 1~15일 보름 간 국내 주요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 5곳의 점포 147개를 대상으로 위생 점검한 결과 19곳에서 위법사례가 나타났다.

점검 대상 업체는 맥도날드, 롯데리아, 버거킹, 맘스터치, KFC 등 5곳이다. 조리장 위생불량, 유통기한 경과원료 사용, 냉동제품 해동 후 재냉동 등 행위를 자행함으로써 식품위생법을 어겼다. 입법 취지가 ‘국민보건의 증진’인 식품위생법을 어긴 점은 소비자 건강에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사안으로 분류돼, 적잖은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1인가구 증가, 경제 수준 향상 등 사회적 변화로 외식 수요가 점점 늘어나며 식품 위생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지만 관련 문제들은 근절되지 않고 있다. 식품 위생에 관한 부정적 이슈가 끊이지 않는 이유로 시장 규모가 확대되는 점이 지목되고 있다.

▲ 출처= 이미지투데이

시장 커질수록 위생 문제도 증가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우리나라 햄버거 패스트푸드 시장 규모는 2012년 1조7089억원에서 6년 뒤인 지난해 53.8% 확대된 2조 6287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과거 햄버거를 즐겨 찾던 소비자들이 시간이 지난 뒤에도 이용함에 따라 고객 저변이 넓어진 것이 시장 성장 요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된다.

식당에서 간편하게 식사하길 원하는 식생활 습관이 소비자들 사이에 확장된 점도 시장 확장에 일조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버거 브랜드 업체들이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 점포를 공격적으로 늘려나갔다.

점포 수가 급증한 현상은 소비자 위해 사례가 나타날 가능성을 높이는 계기도 됐다. 한국소비자원이 2014년 1월 1일~2017년 6월 30일 기간 동안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의 접수 사례를 확인한 결과 햄버거 관련 위해 사례는 총 771건으로 집계됐다. 매년 위해 사례가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버거의 종주국인 미국에서도 버거 패스트푸드 업체들의 위생 관련 문제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햄버거 매장에서 식사한 뒤 식중독에 걸리는 등 소비자 건강 위해 사례가 꾸준히 발생해옴에 따라 매장 청결 상태에 대한 불신감이 시장에 자리잡은 것으로 파악됐다.

현지 매체 엔비씨(NBC)가 2005년 10개 주요 패스트푸드 업체의 매장 1000곳에 대한 위생 불량 사례를 분석한 결과 아비스(Arby’s), 버거킹, KFC 등 버거 업체들이 사례 수 기준 상위 10곳에 올랐다.

이들은 올해 들어서도 소비자들의 위생 분야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지 시장조사기관 마켓포스 인포메이션이 지난 8월 발표한 소비자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반적인 청결성(Overall Cleanliness)’ 항목에서 버거킹(32%), KFC(37%), 아비스(51%) 등 브랜드는 비교적 낮은 지지를 받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식품 위생 관련 부처와 외식업체들은 점포에서 식품 위생 불량 사례가 발생할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각종 방안을 실시해오고 있다.

식약처의 경우 나들이 활동이 늘어나며 외식 수요가 늘어나는 봄·가을철에 햄버거 업체를 대상으로 정기 위생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위반 점포에는 과징금, 영업정지 등 행정명령을 내린다. 이달 1일부터는 위반 사례에 대한 행정제재가 사전 통지된 시점부터 해당 점포가 폐점 신고할 수 없도록 법이 개정되는 등 처벌 수위가 높아지기도 했다.

국내 사업자 가운데 맥도날드는 일반 아르바이트생(시간제 크루)을 대상으로 한 교육 시스템까지 마련하는 등 체계를 통해 직원 위생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매장별 점장을 ‘식품 안전 책임자’로 임명하는 등 위생에 관한 점포 구성원들의 책임감을 고양시키고 있다.

▲ 맥도날드 직원이 매장 조리실 내 세면대에서 손을 씻는 모습. 출처= 한국맥도날드

‘휴먼 에러’ 원천 차단 불가…소비자 맘 얻기 위한 자정 노력 나타날 듯

문제는 사람이 고의나 실수로 일으킬 수 있는 문제(휴먼 에러)를 차단하기가 쉽지 않은 점이다. 가맹본부의 경우 위생 규칙을 담은 매뉴얼을 제작해 예비 창업자들에게 교육을 실시하고 방침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영업정지 등 강력히 조치하기도 한다. 하지만 점주나 직원이 현장에서 준수하지 않아 생길 수 있는 문제를 예방할 순 없는 상황이다. 위생 관리를 사실상 현장 임직원들의 손에 맡기는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지난 10월 열린 국정감사에서도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의 위생 불량 사례가 도마에 올랐지만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솔루션은 제한적인 수준으로 제시됐다. 10월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소비자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3년여 기간 동안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햄버거 관련 피해 사례는 934건에 달했다.

김상희 의원은 “업계에서 적극적으로 식자재를 관리해야 하며 조리법과 보상체계도 필요하다”면서 “식약처도 철저한 안전관리 및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국은 국내 햄버거 업계에서 나타나는 식품위생법 위반 사례의 심각성이 줄어들고 있고 양적으로도 과거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분석한다. 다만 위생불량 사례를 방지할 획기적 방안은 제시하지 못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식품위생법 위반 사례에 관한 수치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지만 과거에 비하면 해당 사례의 심각성은 완화하고 있고 건수도 줄어들고 있다”며 “불시 특별점검을 내년 이후 꾸준히 실시하고 위생관리 매뉴얼을 만들어 제공하며 업체들과 자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소비자들이 과거에 비해 위생 이슈에 더욱 민감하고 브랜드를 평가하는 기준도 높아진 점이 현상 개선의 동인(動因)이 될 것으로 본다. 업체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상황에서 브랜드 평판을 관리하고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위생 문제를 자정하려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란 관측이다.

익명을 요구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SNS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해 위생 불량 이슈가 급속히 확산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며 “버거 업체를 비롯한 외식 사업자들을 바짝 긴장하게 만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맥도날드가 최근 주방공개 행사를 연 점에서 살펴볼 수 있듯, 당국이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과는 별개로 업체들이 현상 타개에 먼저 나서고 있다”며 “예측 불가한 휴먼 에러를 모두 잡기는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사건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할 창의적 방안들이 나타날 여건은 조성되고 있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최동훈 기자  |  cdhz@econovill.com  |  승인 2019.11.23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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