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 항공주의 상승이 기대된다. 출처=Imagetoday

[이코노믹리뷰=정다희 기자] 올해 운송업종의 주가 수익률은 대체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일본불매운동에 따른 일본여행보이콧 등 여러 악재가 겹친 항공기업들의 주가는 줄줄이 마이너스 행진을 보였다. 대한항공의 연초대비 수익률은 -23.3%, 제주항공은 -28.76%, 티웨이항공은 -30.35%다. 한진의 경우 40%가 넘게 빠졌다. 그나마 지주사인 한진칼 정도만 11%가량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미중무역분쟁 등 영향으로 물동량 증가율이 낮았던 데다가 일본이슈 등 운임 하락요인이 겹치면서 실적이 부진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다만 위기는 곧 기회다. 실적 하락폭이 높았던 만큼 내년 상승세가 기대된다는 전망이다.

▲ 운송업종의 연초대비 수익률. 출처=와이즈에프앤,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내년 운송업 상고하저?…하락폭 컸던 항공주 상승폭도 클 것

22일 신영증권은 내년 운송업 주가가 전반적으로 상고하저 형태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중에서도 하락폭이 가장 컸던 항공주들은 거시 요인들이 개선됐을 때 가장 큰 상승폭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했다.

일본불매운동에 따른 노선변경으로 저가항공사들의 여객 수요 감소도 마무리 추세에 들어선 것이란 전망이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의 통계에 따르면, 10월 중순부터 당기간 여객통계를 주간 단위로 보면 저가항공사들의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일본 노선을 줄이는 대신 동남아로 단거리 국제서의 취항지를 변경하거나 수익성이 좋은 제주노선의 취항도 늘리는 추세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항공사들의 3분기 실적을 보면 여름 성수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운임이 낮아졌다"면서 "수요하락의 영향도 있지만 (일본불매운동 이후)노선 변경이 본격화되기 전 밀어내기식으로 항공권 할인판매를 한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엄 연구원은 이어 "신규 변경 노선에 대해서는 초기 할인판매 기간으로 즉시 운임이 상승하진 않겠지만 겨울방학 성수기에 정산궤도로 올라서면 운임이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전망했다.

▲ 티웨이항공의 분기별 영업실적 추이와 전망. 출처=티웨이항공, 신한금융투자

기저효과 기대할만한 티웨이항공, 원거리 경쟁력 독보적인 대한항공 ‘주목’

지난 7월 일본의 수출규제에 한국이 적극적인 불매운동으로 맞서면서 하반기 항공업계는 일본노선 여객이 대폭 감소하는 등 직격탄을 맞았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3분기에 매출액 2026억원, 영업손실 102억원으로 적자를 봤다.

티웨이항공의 주 수익노선은 일본노선으로 일본관광 감소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았다. 다만 동남아 노선에서의 수익성 개선이 일본 노선의 타격을 방어했다는 설명이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일본 노선은 우려했던대로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했지만 동남아 노선 매출액이 29%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실적 부진이 내년에는 기저효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기재 확대를 통한 외형 성장과 고정비 절감, 일본 노선을 대체하는 노선에서의 수요 증가가 바탕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대한항공의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 출처=대한항공,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전망치

대한항공의 경우 올해 일본불매운동의 영향은 다소 적게 받아 긍정적이나 부채비율의 감축여부가 내년 주가를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장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장거리 노선 수요와 고급 여객 수요 증가로 인해 국내 저가항공사 대비 대한항공의 여객 부문은 양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화물 물동량이 감소한데다 환율 상승에 따른 연료비 등의 달러 결제 비용 상승 등이 올해 실적 악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해당 요인들은 이미 주가에 반영됐으며 2020년에는 환율 부담이 완화되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른 항공 화물 물동량 개선으로 영업이익 증가를 예상했다.

대한항공의 리스크 요인인 과도한 부채에 대해서 장 연구원은 "올해 연간 차입금 감축 기조가 진행 중이지만 환율이 올라 해당 효과가 상쇄됐다"면서 "토지 매각을 통해 차입금 감축이 현실화되고 주당순자산(BPS, 순자산/발행주식수) 상승에 대한 가시성이 확보되면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할인 요인도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