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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와 손잡은 CJ...국내 OTT 시장 ‘포화속으로’웨이브 ‘촉각’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국내 콘텐츠 업계의 강자 CN ENM이 글로벌 OTT 최강자 넷플릭스와 동맹을 맺었다. 넷플릭스와 파트너십을 발휘했던 LG유플러스가 케이블 MSO인 CJ헬로 인수에 나서는 상황에서, 플랫폼의 CJ헬로를 떠나보내고 콘텐츠 역량을 키우던 CJ ENM이 JTBC와의 공동 OTT를 준비하면서 넷플릭스의 손을 잡은 형국이다.

국내 OTT 시장의 격변이 예상된다.

   
▲ 넷플릭스와 CJ ENM이 손을 잡았다. 출처=갈무리

넷플릭스 꽃놀이패 잡았다
넷플릭스는 21일 CJ ENM 및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과 함께 향후 수년 간 콘텐츠 제작 및 글로벌 유통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이번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2020년부터 3년간에 걸쳐 전 세계 넷플릭스 회원들이 즐길 수 있는 넷플릭스의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를 제작하며, 넷플릭스는 스튜디오드래곤이 제작하고 CJ ENM이 유통권을 보유한 한국 콘텐츠 일부를 전 세계에 선보이는 권리를 보유하게 된다.

CJ ENM은 스튜디오드래곤 주식 중 최대 4.99%를 넷플릭스에 매도한다. 넷플릭스가 스튜디오드래곤의 3대 주주가 될 전망이다.

CJ ENM 허민회 CEO는 “CJ ENM은 변화하는 시장을 주도하며, 국내 최고의 성과를 해외로 확대하고 있다”며 “그 동안 프리미엄 콘텐츠 강화와 글로벌 유통 확대에 지속적으로 주력해 온 만큼, 이번 넷플릭스와의 파트너십이 한국의 콘텐츠를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소개하며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최진희 스튜디오드래곤 대표는 “오늘 발표는 한국의 스토리와 콘텐츠 제작이 전 세계에서 더 큰 사랑을 받을 것이라는 점과, CJ ENM-스튜디오드래곤의 콘텐츠 역량을 확인한 것이라 생각한다”며 “스튜디오드래곤은 글로벌 메이저 스튜디오로 도약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이라고 말했다. 

테드 사란도스(Ted Sarandos) 넷플릭스 최고콘텐츠책임자(Chief Content Officer)는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에 올라있는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인 CJ ENM-스튜디오 드래곤과 협업할 수 있어 영광”이라며 “이번 파트너십은 한국 콘텐츠에 대한 넷플릭스의 깊은 신뢰와 뚜렷한 의지를 담고 있다. 수준 높은 한국 드라마를 전 세계 넷플릭스 회원들에게 선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드 헤이스팅스(Reed Hastings) 넷플릭스 최고경영자는 “매우 고무되어 있다”며 “이번 파트너십은 다년에 걸친 번영의 협력 관계의 반석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업계는 CJ ENM의 콘텐츠 파워와 넷플릭스의 로컬 전략, 나아가 글로벌 플랫폼 시너지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국내 OTT 시장은 넷플릭스의 질주가 이어지는 가운데, SK텔레콤과 지상파가 손잡고 출범시킨 웨이브가 가동되고 있다. 여기에 CJ ENM은 JTBC와 함께 단독 OTT를 준비하고 있으며, 전통의 강자 왓챠도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JTBC와 공동 OTT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CJ ENM이 넷플릭스의 손을 잡은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번 넷플릭스와의 협력이 JTBC와의 공동 OTT 출범과는 관계가 없다는 것이 CJ ENM의 주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콘텐츠 강자인 CJ ENM이 파격적인 행보에 나섰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CJ ENM은 넷플릭스와 협력으로 다양한 카드를 쥘 전망이다. 막강한 자사 콘텐츠를 글로벌 플랫폼으로 뿌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꽃놀이패를 잡았다.   
 
넷플릭스는 CJ ENM과의 협력으로 국내 콘텐츠 인프라와 더욱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게 됐다. 일단 국내 OTT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기대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앱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 와이즈리테일이 넷플릭스의 국내 유료 이용자를 집계한 결과, 10월 기준 국내 유료 이용자는 200만명이다. 신용카드 및 체크카드를 비롯해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에서 서비스 이용 결제를 한 결제액은 26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2월 40만명 수준의 유료 이용자를 보유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상당한 성장세다. 10월 기준 넷플릭스를 이용자는 월평균 1만3000원을 지불하고 2030 세대가 전체 이용자의 69%를 차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 넷플릭스의 승승장구가 이어지고 있다. 출처=와이즈앱

아시아 시장 공략에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아시아를 휘감은 한류 콘텐츠의 원산인 한국에서, 좋은 콘텐츠를 연이어 생산하고 있는 CJ ENM과 장기적 관점의 파트너십을 맺은 것은 그 자체로 성과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아시아 시장은 넷플릭스에게 '성장의 여백이 큰 시장'이다. 넷플릭스는 미국에서 48%, 유럽에서 45%의 점유율을 가진 반면 아시아에서는 10%의 점유율도 넘지 못하고 있다. 이 대목에서 한류라는 강력한 콘텐츠를 가진 국내 콘텐츠를 제작, 이를 아시아 시장 공략의 전진시장으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오태완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OTT는 과거 두 번의 사이클을 통해 아시아에서의 콘텐츠 인지도와 상품성을 확인했다“면서 ”한국 드라마·콘텐츠에 대한 투자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OTT 업계가 콘텐츠 중심으로 재편되는 장면도, 넷플릭스에게 호재다.

최근 OTT 시장은 사실상 콘텐츠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웨이브는 지상파 콘텐츠를 중심에 두고 CJ ENM과 JTBC의 만남은 특유의 케이블 및 종편 콘텐츠를 뿌리로 하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외국 드라마 중심이고 왓챠는 국내 영화가 든든한 배경이다. 그리고 이용자들은 자기의 취향에 따라 플랫폼을 선택하는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넷플릭스는 외국 드라마 중심의 콘텐츠에서 스튜디오 드래곤과의 협업으로 국내 콘텐츠 일부도 빨아들이고 있었다. 이 지점에서 CJ ENM의 콘텐츠를 안정적으로 수급할 수 있다는 것은, 콘텐츠 취향에 따라 플랫폼의 운명이 정해지는 현 상황에서 가장 유리한 고지에 올랐음을 시사한다.

   
▲ 넷플릭스와 CJ ENM이 손을 잡았다. 출처=갈무리

국내 OTT 판도 ‘묘하게’ 돌아간다
CJ ENM이 JTBC와 협력해 단독 OTT를 준비하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넷플릭스의 손까지 잡자 국내 OTT 시장의 판도가 크게 출렁이고 있다.

웨이브의 행보에 시선이 집중된다.

웨이브의 야망은 상당히 크다. 5G를 바탕으로 킬러 콘텐츠를 찾는 SK텔레콤 입장에서는 미디어 콘텐츠가 해답이라는 결론에 이르렀고, 이를 위해 지상파와 손을 잡았다. 그리고 지상파는 웨이브를 통해 쇠락하는 지상파 콘텐츠 제국의 재건을 노리고 있다. 

실제로 양승동 KBS 사장은 9월 웨이브 출범식 현장에서 “지난 1월 지상파 방송사와 SK텔레콤이 업무협약을 맺었고 8개월만에 웨이브 출범에 나서게 됐다”면서 “지상파가 위기라는 말이 나온다. 웨이브의 출범으로 지상파의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도약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가 만나 탄생한 웨이브의 초기 행보는 넷플릭스와 유사한 구석이 있다. 특히 3000억원을 투자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나선다는 장면은 '하우스 오브 카드'를 통해 홈런을 친 넷플릭스의 초반 궤적과 상당부분 겹치는 분위기다.

다만 지금의 상황이 녹록한 것은 아니다. 옥수수와 푹의 결합에 있어 일부 이용자들은 여전히 불평하고 있으며, ‘강력한 프로모션이 아니면 웨이브를 이용할 이유가 없다’는 극단적인 반응도 감지되고 있다. 야심차게 깃발을 올렸으나 출범 초기 다양한 논란에 휘말리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CJ ENM과 넷플릭스의 동맹이라는 충격파까지 겹치는 분위기다.

   
▲ 웨이브가 출범하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업계에서 조심스럽게 웨이브와 디즈니플러스의 동맹설이 퍼지는 이유다.

디즈니는 12일(현지시간) 자체 OTT 디즈니 플러스를 전격 런칭했으며, 단 하루만에 1000만명의 유료 가입자를 모집했다. 미 CNBC는 "미국 지상파 방송사가 온라인에서 유료 가입자 800만명을 모으는데 5년이 걸렸다"면서 "디즈니 플러스의 예상을 뛰어넘는 흥행에 시선이 집중된다"고 말했다. 디즈니 플러스의 강력한 존재감이다.

만약 웨이브가 이러한 디즈니와 손을 잡고 어떤 방식으로든 국내 시장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일 수 있다면, CJ ENM과 넷플릭스의 동맹에 맞서는 또 다른 그림을 그릴 수 있다. 다만 이와 관련해 정해진 것은 없으며, 아직은 업계에 소문만 무성한 상태다. 

최진홍 기자  |  rgdsz@econovill.com  |  승인 2019.11.22  09:5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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