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이미지투데이

[이코노믹리뷰=권유승 기자] 실적한파를 대비하기 위한 보험사들의 몸부림이 격렬해지고 있다. 저금리‧고령화 등으로 인해 성장 동력을 잃고 있는 보험업계가 비용절감, 구조조정 등 본격적인 긴축정책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1위 삼성생명마저 사상 처음으로 내년 순이익 목표치를 낮게 잡으면서 분위기는 더욱 나빠지고 있다.

◇ 내년 실적 목표치 줄줄이 하향되나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내년 실적 목표치를 하향 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업계에 호재가 없는 상황이다. 아직 구체적인 목표치는 나오지 않았으나, 좋은 환경은 아니라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내년 당기순이익 목표치를 올해 대비 약 30% 낮추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1위 업체가 사상 처음으로 순익 목표를 낮추자 보험업계의 본격적인 한파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올해와 같은 성적만 받아도 선방이다. 대부분의 보험사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 저금리‧고령화에 실적 악화일로

저금리‧고령화 기조에 보험업계는 실적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우선 저금리에는 보험사들의 자산운용이익률이 감소해 수익성에 악영향을 끼친다. 보험사는 정해진 예정이율을 기준으로 보험료를 받아 이를 장기적으로 운영해 이자율차익을 낸다.

금리 역마진 리스크도 있다. 보험사의 자산운용수익률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나 과거에 약속한 예정이율은 고금리이므로 이차역마진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라 포화된 보험시장 속 고객 유치도 어려운 실정이다. 생명보험사들의 실적을 견인하던 종신보험의 판매동력은 떨어지고 있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대비에 저축성보험 판매도 줄었다. 실손의료보험과 자동차보험의 치솟는 손해율(거둬들인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도 문제다.

실제로 보험업계 실적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삼성생명 올 3분기 순익은 2202억원으로 전년 동기 2807억원 대비 21.6% 감소했다. 한화생명의 올 3분기 순익은 6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6% 급감했다. 

삼성화재의 올 3분기 순익은 159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371억원 보다 32.6% 감소했다. 현대해상의 순익도 7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3% 떨어졌다. 한화손해보험의 올 3분기 순익은 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8%나 급감했다.

◇ 허리띠 졸라매기

이에 보험업계는 비용절감 전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생명은 임원 경비, 행사비 예산 등 비영업 부문의 비용을 감축키로 했다. 현대해상 역시 테스크포스를 꾸리고 조직개편을 검토하고 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생명보험사 24곳의 지난 8월 전속설계사 수는 9만2767명으로 연초 9만4509명 대비 1742명 줄었다. 같은 기간 임직원수는 2만5337명으로 연초 2만5444명 대비 107명 감소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언더라이팅 강화 등의 방안으로는 순익 방어에 별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현재 실적을 방어하기 위해선 구조조정 등의 비용절감 만이 주요 대책으로 여겨진다. 홍보‧마케팅 예산을 줄이는 등 모든 보험사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