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업계 최대용량 24Gb(기가비트) LPDDR4X D램. 출처=삼성전자

[이코노믹리뷰=황대영 기자]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 및 수요 둔화로 최악의 한 해를 맞은 반도체 코리아가 반등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글로벌 5G(5세대이동통신) 시장 성장으로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서서히 수요 회복이 일어나고 있다. 때문에 국내 메모리 반도체 주요 메이커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내년도 실적 개선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2019년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IC 인사이츠에 따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반도체 3대 메이커는 올해 실적이 전년 대비 29~38%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D램과 낸드플래시 양 쪽 모두 공급 과잉으로 가격 하락과 수요 회복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또 하반기 데이터센터로 일부 수요를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도 시장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이코노믹리뷰>가 만난 전자업계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데이터센터 수요가 클 것이라고 전망치가 우세했지만, 하향 모멘텀을 끌어올릴 정도로 큰 물량은 아니었다"라고 시인했다.

하지만 2020년부터 5G 주도로 수요 회복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흐르고 있다. 최근 전자 업계에 따르면 메모리 모듈 제조업체와 백엔드 서비스 제공 업체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 공급 업체는 내년부터 공급을 늘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상향 모멘텀의 중심에는 5G가 주도하고 있으며, 스마트폰과 통신기기, 서버 등 메모리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3분기 글로벌 D램 매출액 전분기 대비 4.1%↑…내년 삼성·SK '상저하고'

▲ SK하이닉스가 개발한 3세대 10나노급 DDR4 D램. 출처=SK하이닉스

18일(현지시간)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글로벌 D램 시장 매출은 154억4700만달러로 전분기 148억4400만달러 대비 4.1%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지속된 매출 감소가 3분기만에 반등했다.

디램익스체인지는 D램 공급 업체들이 3분기에 판매량이 빠르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디램익스체인지는 "하반기 수요가 비교적 건강한 수준으로 회복됐다"라며 "일부 공급 업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을 피하기 위해 제품 출하량을 앞당겼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4분기부터 서버와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D램 제조 업체들의 출하량 증가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다만 수요 회복의 긍정적인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D램 제조 업체는 시장의 ASP(평균판매단가)가 20% 감소해 영업이익률이 크게 감소했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 회복이 점차 가시화되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메이커의 내년 실적 역시 상향 조정되고 있다. 19일 에프엔가이드 집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전망치)가 올해 27조2238억원보다 38.9% 증가한 37조8182억원, SK하이닉스는 2조8866억원에서 136% 증가한 6조8339억원으로 추정됐다.

또 내년도 실적이 '상저하고(상반기에 낮고 하반기에 높음)'를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서버용 D램 수요 급증으로 가동률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고, 가격도 하락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실적 개선이 뚜렷해질 전망"이라며 "내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영업이익 패턴이 상저하고를 나타낼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