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는 내년 국내 금융기관의 신용 전망에 대해 안정적으로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 사진= 이코노믹리뷰 장서윤 기자

[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19일 한국신용평가와 공동주최한 ‘2020년 한국 신용전망 컨퍼런스’에서 내년도 국내 금융기관의 신용 전망에 대해 안정적으로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디스에 따르면 한국은 은행권 신용등급을 매기는 6개 지표 모두가 안정적이었다. 6개 항목은 영업환경, 자산건전성, 자본 적정성, 유동성, 수익성, 정부 지원이다.

 자료를 보면 한국은 은행권 신용등급을 매기는 6개 지표 모두가 안정적인 것을 볼 수 있다. ▲ 출처=무디스

소피아 리(Sophia Lee) 무디스 금융기관 담당이사는 “우리나라 은행업 신용등급은 아시아에서 홍콩과 호주 다음으로 높다”면서 “국가신용등급과 은행에 대한 정부지원가능성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리 이사는 “한국의 은행은 자본적정성이 매우 우수하다”면서 “자산건전성도 지난해 한국 은행권의 개선세가 뚜렷하게 보였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리 이사는 "취약한 산업에 대한 대출비중이 꾸준히 줄었고 경기 둔화에도 대출이 대부분 담보성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며 "비담보대출의 경우에도 차주의 신용등급이 높다"고 말했다.

리 이사는 올해 두 차례의 기준금리를 1.25%까지 인하한 것이 경기 둔화에도 은행들이 자본건전성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했다. 홍콩 다음으로 한국의 자본적정성이 높았다.

소피아 리 이사는 우리나라 은행들의 수익성과 유동성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리 이사는 “한국 은행업의 경우 수익성이 구조적으로 낮다”면서 “비용 구조가 높고 비이자 수익 자체가 다른 나라에 비해 낮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한국의 경우 지난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음에도 홍콩, 중국, 호주보다도 수익성이 낮다"면서 "일본처럼 마이너스 금리가 지속되는 환경이 아님에도 아시아권에서 중간 정도의 수익성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 한국의 유동성은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서 취약한 편이다.  출처=무디스

한국은 유동성 측면에서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 이사는 "한국의 취약한 유동성 비율은 내년에도 비슷한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의 경우 시장에서 문제성 여신에 대한 수요가 낮아 은행 자산의 대부분이 국채로 이뤄져 있어 유동성이 높다는 것이 리 이사의 설명이다. 홍콩은 국제금융도시로서 잉여 수신이 많았고, 중국과 인도는 유동성 규제가 높았다.

양현조 한국신용평가 본부장은 “보험, 증권, 카드 등 비은행 금융기관들은 은행보다 변수가 많아 지켜봐야한다”면서 “각 금융권별로 대응수단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험업의 경우 오는 2022년 국제회계기준(IFRS)17을 도입할 예정인데 저성장 저수익이 지속되고 있다. 양 본부장은 "저금리가 지속하면서 수익성은 악화하고 있다“면서 ”개별업체들의 대응 수단은 부족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보험업의 경우 수익성확보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증권업은 올해 초대형 투자은행(IB) 육성정책으로 규모가 확대되고 수익구조도 다변화하고 있다. 반면 우발채무 확대, 해외대체투자 리스크 등을 지속한 점은 부정적 요인이라고 양 본부장은 판단했다.

신용카드업계는 올해 가맹점수수료를 인하했으나 결제실적이 꾸준히 증가하며 부정적 효과를 상쇄했다. 올해 영업이익도 작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양 본부장은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