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는 1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한국신용평가와 공동으로 ‘2020년 한국 신용전망 컨퍼런스’를 열었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장서윤 기자

[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는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이 2.1%로 전망했다. 미중 무역 분쟁, 한·일 갈등, 홍콩 사태 등 지속되는 대내외 정치적 불확실성과 저성장 국면에 놓인 글로벌 경제, 이로 인한 정부의 제도·정책적인 능력저하가 한국 경제 펀더멘털의 구조적 위협요인이 된다고 봤다.

무디스는 1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한국신용평가와 공동으로 ‘2020년 한국 신용전망 컨퍼런스’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크리스티안 드 구즈만(Christian de Guzman) 무디스 정부신용담당 이사는 “한국의 내년 국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1%로 올해 2.0%보다 소폭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내년에는 올해처럼 수출과 반도체 업황이 크게 악화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한 기저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즈만 이사는 "수출, 특히 반도체 부문에서 수출량이 크게 축소되는 양상을 보이지 않고 있어 바닥을 치고 올라가는 양상을 보일 것"이라면서 "국내의 전반적인 수요도 꽤 안정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정부의 재정·통화정책으로 인해 수요가 일어날 것"이라면서 "현재 정부 지출과 관련해 더 많은 확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고, 통화정책 측면에서도 금리가 인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저효과와 정부지출로 성장률은 소폭 올라가겠지만 이것이 궁극적인 구조개선으로 이어지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정부가 확장 기조를 제안했기 때문에 앞으로 재정확대가 지속되면서 2022년경에는 GDP대비 국가채무가 42%까지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정부 부채가 국가신용등급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구즈만 이사는 "이 정도의 부채율 자체는 국가신용등급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며 "더 중요한 문제는 그 목표를 달성한 다음에 어떻게 이를 줄여나가는가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무디스는 내년 글로벌 경제도 큰 개선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즈만 이사는 "내년 글로벌 경제는 미중 무역 분쟁 때문에라도 급격하게 호전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최근 두 나라간의 합의 가능성이 획기적으로 발전되는 모습이 아니어서 내년에도 글로벌 성장세는 상당기간 둔화된 형태로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특히 수출에 의존하는 국가이고 글로벌 밸류체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무디스에 따르면 정치적 환경의 불확실성과 경기하강 국면으로 인한 성장 둔화로 이미 G20 회원국 중 영국,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을 포함한 6개국이 부정적인 신용등급을 받았고 아시아에서는 홍콩, 베트남, 파키스탄 등이 부정적인 전망을 받았다. G20 회원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은 2.6%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무디스는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지난 2015년 12월 이후 'Aa2(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이는 무디스 신용등급 중 3번째로 높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