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를 마치고 가벼운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분주한 금요일 저녁, 브루클린의 한 지하철역에서는 중년 여성이 3명의 경찰에 둘러싸인 채 두 손에는 수갑이 채워졌다.

울상을 짓고 있는 이 여성을 앞서 한 경찰이 해당 여성이 갖고 있던 추로스 판매수레를 지하철역 밖으로 끌어내는 모습이 지하철 승객들의 휴대전화에 고스란히 담겨 인터넷으로 퍼져나갔다.

작은 키의 이 여성이 체포된 사유는 허가없이 지하철에서 음식(추로스)을 판매했다는 것으로 해당 여성의 카트는 압수됐다.

비디오가 인터넷에 공개되자 뉴욕시민들은 경찰의 과도한 대처에 대해 분노했다.

하루가 멀다하고 이곳 저곳에서 총기난사 사고 소식이 들려오고 마약성 진통제 중독으로 불법으로 약을 유통하거나 마약을 판매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생계유지를 위해 지하철역에서 추로스를 팔았다고 수갑까지 채워가는 것은 과도하다는 것이 이들이 분노하는 이유였다.

이 여성은 과거에도 지하철역에서 츄러스를 팔다가 법원에 소환돼 벌금을 문 전력이 여러차례 있다.

뉴욕시와 뉴욕주는 최근 지하철역과 기차역 등의 안전강화와 질서유지를 위해 경찰 배치를 대폭 늘리고 있는데 이로인해 노점상들이 과거 단순히 벌금만 받고 말았던 것에 비해 현장에서 체포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뉴욕시장 빌 드 블라지오와 뉴욕주지사 앤드루 쿠오모는 모두 경찰의 대처를 지지하면서 이 여성의 과거 행적을 지적했다.

반면 경찰의 과잉대응에 반대하는 시민단체와 뉴욕시민들은 생계유지를 위해 물건을 파는 노점상일뿐 안전에 위협을 가하거나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닌데 굳이 모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수갑을 채워 체포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시위를 벌였다.

이번 사건뿐만 아니라 지하철에서 물건을 팔던 노점상들이 체포되는 사례가 잦아지면서 그동안의 불만이 분출된 것이다.

이 여성이 체포된 며칠 후에는 맨해튼 할렘 지역에서는 사탕을 팔던 청년이 체포됐고 브루클린에서도 추로스를 팔던 다른 여성이 같은 날에 체포됐다.

불법 음식 판매로 체포되는 이들이 정상적으로 영업을 하기 위해서는 노점상 본인이 이동식 노점상 허가증을 50달러에 받아야하고 이동식 노점 트럭이나 수레는 개별로 200달러에 받아야 한다.

큰 금액이 아니지만 문제는 이들 허가증의 숫자가 제한되서 실제로는 이 금액을 내고 허가증을 받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지난 1983년 뉴욕시 전체에서 허가되는 노점상 허가증의 숫자를 2900개로 지정한 가운데 30년이 넘도록 이 숫자가 그대로 유지된 때문이다.

허가증의 숫자가 제한된 이유로 실제로는 허가증이 택시면허와 유사하게 거래되고 있다고 한다.

적게는 수십 배에서 많게는 수백 배의 가격을 내고 허가증을 빌리게 되는데 노점상 허가증의 임대나 양도는 불법이기 때문에 빌리고 빌려주는 양측이 모두 불법을 저지르는 것이다.

이 때문에 노점상 허가증의 거래는 비밀리에 암시장에서 거래되며 계약서도 없이 현금으로만 거래되서 허가증을 빌리는 측은 사기를 당해도 속수무책이 된다.

현재 뉴욕시에서 노점상으로 생계를 꾸려나가는 사람은 약 2만명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현재 허용된 허가증의 7배에 달하는 수치다.

뉴욕시 의회는 향후 수년간 노점상 허가증의 숫자를 점진적으로 늘리는 것을 고려 중이며 상원 의원 제시카 라모스는 노점상의 허가증 숫자 제한을 없애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는 캘리포니아에서 도입한 노점상을 모두 합법화하는 법안과 유사하다.

이에 반대하는 측은 노점상을 합법화하거나 허가를 늘리면 음식점과 같은 상점들이 타격을 입으며 인도가 혼잡해지는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또 길거리에서 허가 없이 판매되는 음식의 안전성 불신 요소 등도 판매 반대 이유로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