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코노믹리뷰 박지현 기자]


지난달 31일, 금정역 부근 LS전선(대표 구자열)을 방문했다. 이 회사가 지난달 26일 개발을 완료하고,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는 공명 무선 전송 시스템 실증 모델을 시연해보기 위해서였다. LS타워 1층에 마련된 체험 코너에는 LED TV를 구동하는 자기공명 방식 무선 충전 시스템 외, 이 회사가 상용화한 전자기 유도 방식의 스마트 기기 전용 무선충전기 ‘차버(Chaver)’도 함께 놓여 있었다.

무선충전 방식은 휴대용 기기를 충전패드 위에 올려놓기만 해도 충전되는 전자기 유도 방식과 몇 미터 떨어진 충전거리에서 자유롭게 충전이 가능한 자기공명 방식으로 나뉜다. 현재 전자기 유도 방식 제품이 다수를 차지하는 가운데, 자기공명 방식의 특허출원도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해 12월에는 방송통신위원회와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주요 가전사 및 한림포스텍 등 무선충전 관련 기업 및 전문가들이 참여해 ‘한국무선전력전송 포럼’을 출범시키기도 했다.

아이폰·갤럭시S 전용제품 6만원대
LS전선은 지난 2005년부터 무선충전 관련 연구개발을 진행해왔다. 지난 2007년 당시 첫 모델을 내놓았지만, 당시 휴대전화의 슬림화 경쟁에 밀려 크게 주목 받지 못했다. 이 회사 김영선 수석연구원(중앙연구소 통신솔루션연구그룹)에 따르면, 매우 큰 성장잠재력에도 불구, 아직 완제품 업체들이 무선충전 기술의 채용에 대해 “모두 눈치만 보는 상태”다.

이 회사가 내세우는 무선충전 경쟁력은 LS전선의 전력전송 노하우의 결합, 안테나 최소화를 통한 제품 소형화 등이다. 충전 시, 근거리통신기술인 NFC와의 주파수 간섭도 최소화했다. 체험 코너에 놓인 ‘차버’는 지난 7월 아이폰4 지원 상용 제품 첫 출시에 이어 아이폰4/4S 겸용 및 갤럭시S2용을 지난 12월 내놓았다. 전작 9만 9000원 대비 6만원으로 판매가도 내렸다. 차기 갤럭시S3나 아이폰5용도 준비 중이다. 시연에 쓰인 아이패드용 상용화는 아직 미정이다.

차버는 충전용 패드와 휴대폰 커버로 구성됐다. 휴대폰에 커버를 씌우고 패드 위에 올려 놓으면 자동 충전이 시작된다. 유선 충전기와 동등한 성능으로 약 2시간 반이면 완전충전이 가능하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LS전선 김영선 수석연구원이 LS타워 1층에 마련된 체험센터에서 LED스탠드와 TV를 이용한 자기공명 무선전력 전송 시스템과 아이폰4S·아이패드를 통한 자기장 유도 방식 무선충전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지현 기자]

적용 충전방식은 전자기 유도를 통해 전류를 흐르게 해, 충전용 패드 1차 코일에서 발생된 자기장이 충전지 2차 코일에 유도돼 전류를 공급하는 구조다. LS전선을 비롯, 한림포스텍, 큐앤티 및 해외 에너자이저, 듀라셀 등의 제품 대다수가 이를 채용하고 있다.

이 방식은 충전용 패드와 별도 커버가 필요하고, 패드와 단말이 수cm 내에 놓여야 한다. 별도 커버와 관련, 김 연구원은 “오는 3월께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를 통해 단말 내장형 첫 제품이 출시될 예정”이라며 “커버 대신 단말 뒷면 케이스에 모듈이 내장되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배터리 커버 착탈이 불가능한 아이폰 경우, 애플과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이에 비해 자기공명 방식은 패드 등이 불필요하고, 더 멀리 전력을 보낼 수 있어 보다 폭넓은 쓰임새가 기대된다. 멀티충전 및 중계전송 또한 자기공진 방식의 장점이다. 김 연구원은 “소형 스마트 기기의 무선충전도 자기공명으로 가야 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지난해 1월, 자기공명형 무선전력전송 시스템 기술을 개발했다며, 2013년 본격적인 상용화를 전망한 바 있다. ‘자기공명’이란 송신 코일에 일정한 자기장을 유도, 수신 코일과 공진시키는 구조다. 두 개의 소리굽쇠가 서로 공명해 소리를 내듯, 두 개의 구리 코일을 같은 자장에서 공명토록 파장을 맞춰 전력을 전송하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송신부와 수신부에 전송 주파수에서 공진을 일으키는 공진기가 하나씩 포함되고, 이 두 공진기의 공진 주파수가 정확히 일치해야 높은 효율의 전송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LS전선은 체험 코너에서 TV와 LED 스탠드를 통해 ‘선 없이 동작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시연에 이용된 TV와 스탠드 각각 뒷면과 하단에 대상공진기가 부착(내장)돼 있고, 벽면과 바닥에 전원공진기가 설치돼 있어 일정 거리 내 제품을 두면 전원이 켜졌다. “TV 같은 소비전력이 큰 제품의 직접 시연 사례는 많지 않다”는 것이 김 연구원의 자랑이다.

이론상으로 전송거리가 수cm에 불과한 자기장 유도방식 대비 자기공명은 최대 2m까지 이용이 가능하다. 전송거리 확대와 관련, 전자파 우려는 여전하다. 무선충전 기술을 근거리에 묶어둘 수밖에 없는 태생적인 한계이기도 하다. 전송거리가 멀면 그만큼 전자파 우려도 커지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현재 이에 대해서는 기준을 잡아가는 단계”라며 “본격 상용화 시점에서는 근거리에 국한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무선충전 표준화 단체인 WPC(Wireless Power Consortium)의 자기장통신융합포럼에는 ETRI, LS전선,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삼성전기, KT, LG유플러스, 인텔, 퀄컴 등이 활동하고 있다.
박영주 기자 yjpak1@